[남전 법구경 풀이,시조단상]324 - 풀이
발정기가 된 코끼리는 관자놀이에서 많은 분비물을 내며 평소에 온순하던 모습과는 달리 참으로 제어하고 조복받기 어려운 상태로 변한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주고 조련사가 그를 굴복시키려 해도 제어할 수 없는데 코끼리는 재물의 수호자라 불리기에 함부로 죽이지도 못한다.
코끼리를 묶어두고 음식을 주지만 한 입도 먹지 않고 오로지 숲을 그리며 어미를 생각하니 조련사도 코끼리를 잡아오게 한 왕도 방법이 없게 된다.
세존께서 이러한 코끼리의 비유를 들며 짐승도 이렇게 어미를 생각하는데 사람이 되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는 법문을 해주시자
늙은 바라문과 그의 자녀들이 모두 불법에 귀의하며 초과를 얻게 된다.
동물원에서 매일매일 좋은 먹이를 먹여주고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지만 과연 동물은 진정으로 행복할까?
코끼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코끼리가 부모를 그리워하여 식음을 전폐한 모습을 통해 세존께서 바라문의 자녀들을 교화하신 이야기는 인도에 있을 법한 이야기로 코끼리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실감이 떨어지는 비유이기는 하다.
우리나라의 옛날 고려장이나 순장의 제도는 분명한 악습이고 악법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지역적으로 어떤 시기에 그러한 관례가 유행하고 용인까지 되었던 것을 보면 나라마다 시기마다 방법과 인연은 달라도 효자와
불효자에 대한 관념은 같다.
재산을 모두 물려주고 늙어 갈데 없는 부모를 나 몰라라 하는 현대의 환경과 사고방식을 보면 분명히 짐승만도 못하다.
도시화, 아파트화, 핵가족화가 만들어내는 문화는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현대의 고려장이라 하는 실버타운이나 요양병원으로
보내는 일이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치매나 일반인이 돌보기 어려운 중증 환자, 병적인 현상의 노인들이야 충분한 의료시설과 전문인이 보살필 수 있는 시설에 계시게 하는 것은
합리적인 결정이고 발상이다.
그렇지만 단지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사소한 문제나 증상만 나오면 부모를 마치 동물 취급하여 현대판 고려장으로 보내는 그러한 작태를
보면 그것이 참으로 인간의 탈을 쓰고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에 대한 자녀의 모습일 수 있을까 생각한다면 그것은 분명하게 인간의 행위라고
보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심사숙고 해서 결정하고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사료된다.
-----2566. 11. 24. 법주도서관 심적 대견 합장
자림 시조 단상 324
앵벌이로 훈련된 코끼리 발정기되
억지로 묶으나 먹거리 마저 놔두고
오로지 어미 그리며 숲으로 가려 한다네
-----자림 대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