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8일 목요일
[홍]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헤로데는 권력을 유지하려고 자신의 정적들을 살해하는 잔인한 임금이었다. 그는 예수님의 탄생 무렵 왕권에 위협을 느껴 베들레헴과 그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이때 억울하게 죽은 아기들의 희생을 교회는 오래전부터 순교로 보고 기억하여 오다가 중세 이후에는 더욱 성대한 축일로 지내고 있다. 아기 예수님을 대신하여 죄 없이 희생되었기 때문이다.
제1독서<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해 줍니다.>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1,5―2,2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5 듣고
이제 여러분에게 전하는 말씀은 이것입니다.
곧 하느님은 빛이시며 그분께는 어둠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6 만일 우리가 하느님과 친교를 나눈다고 말하면서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진리를 실천하지 않는 것입니다.
7 그러나 그분께서 빛 속에 계신 것처럼 우리도 빛 속에서 살아가면,
우리는 서로 친교를 나누게 되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해 줍니다.
8 만일 우리가 죄 없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우리 안에 진리가 없는 것입니다.
9 우리가 우리 죄를 고백하면,
그분은 성실하시고 의로우신 분이시므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해 주십니다.
10 만일 우리가 죄를 짓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분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것이고
우리 안에 그분의 말씀이 없는 것입니다.
2,1 나의 자녀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 이 글을 쓰는 까닭은
여러분이 죄를 짓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 죄를 짓더라도 하느님 앞에서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곧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2 그분은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십니다.
우리 죄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24(123),2-3.4-5.7ㄷㄹ-8(◎ 7ㄱㄴ)
◎ 사냥꾼의 그물에서 우리는 새처럼 벗어났네.
○ 사람들이 우리에게 맞서 일어났을 때,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셨던들, 우리를 거슬러 저들의 분노가 타올랐을 때, 우리를 산 채로 삼켜 버렸으리라. ◎
○ 물살이 우리를 덮치고, 급류가 우리를 휩쓸었으리라. 거품을 뿜어내는 물살이 우리를 휩쓸었으리라. ◎
○ 그물은 찢어지고, 우리는 벗어났네. 우리 구원은 주님 이름에 있네.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이시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찬미하나이다, 주 하느님. 주님이신 하느님을 찬양하나이다. 눈부신 순교자들의 무리가 주님을 기리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헤로데는 베들레헴에 사는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3-18
13 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
14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15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16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크게 화를 내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보내어, 박사들에게서 정확히 알아낸 시간을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17 그리하여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18 “라마에서 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 소리.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복음묵상
(마태2,13-18)
<헤로데는 베들레헴에 사는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오늘 복음에서는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려고 하니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피신하라고 전하였고, 성가정은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이집트에 있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헤로데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정적들을 죽여버리는 잔인한 임금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의 탄생 무렵, 왕권에 위협을 느끼면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여 버렸던 것입니다. 이때 억울하게 죽은 아기들의 희생을 교회는 오래 전부터 순교로 기념해왔고, 중세 이후에는 더욱 성대한 축일로 지내왔던 것입니다.
사실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도 헤로데가 죄 없는 아기들을 죽였던 사건과도 같은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곧 인간의 끝없는 욕심으로 인해서 희생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티브이 드라마 속의 어느 부유한 가정의 아이가 자신의 부모의 욕망에 따라 아주 자본주의적인 사고방식 속에서 물질만능의 이기적인 인간으로 양육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그것 역시도 현대사회 속에서 우리 인간의 욕망에 의한 아이들의 인격 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그릇된 판단으로 인해 낙태로 죽어가는 태아들, 어른들의 부주의와 안전 불감증에 의한 사고들 속에 죽어가는 아이들, 그리고 전쟁과 테러로 인해 죽어가는 아이들 역시도 어쩌면 이 시대 속에서 죽어가는 죄 없는 아기들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오늘 죄 없는 아기들의 순교 축일을 지내며, 그동안 우리의 잘못으로 인해 죄 없이 희생된 아이들의 영혼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가 더욱더 인간 생명의 존엄함을 추구하면서 모든 이들의 참된 구원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헤로데는 베들레헴에 사는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