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연중 제23주일
제1독서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고, 말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35,4-7ㄴ
4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말하여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너희의 하느님을! 복수가 들이닥친다, 하느님의 보복이!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5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6 그때에 다리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광야에서는 물이 터져 나오고, 사막에서는 냇물이 흐르리라.
7 뜨겁게 타오르던 땅은 늪이 되고, 바싹 마른 땅은 샘터가 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골라 약속하신 나라의 상속자가 되게 하지 않으셨습니까?>
▥ 야고보서의 말씀입니다. 2,1-5
1 나의 형제 여러분, 영광스러우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2 가령 여러분의 모임에 금가락지를 끼고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 들어오고, 또 누추한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이 들어온다고 합시다. 3 여러분이 화려한 옷을 걸친 사람을 쳐다보고서는 “선생님은 여기 좋은 자리에 앉으십시오.” 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당신은 저기 서 있으시오.” 하거나 “내 발판 밑에 앉으시오.” 한다면, 4 여러분은 서로 차별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 악한 생각을 가진 심판자가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5 나의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들으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을 골라 믿음의 부자가 되게 하시고,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나라의 상속자가 되게 하지 않으셨습니까?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는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신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31-37
그때에 31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32 그러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33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34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35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36 예수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들에게 분부하셨다. 그러나 그렇게 분부하실수록 그들은 더욱더 널리 알렸다.
37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놀라서 말하였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바로 보고, 듣고 말하게 하시는.”
예수님께서 이방인 지역을 여행하시고 바로 갈릴래야 호수로 돌아 오십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한 사람을 예수님께 데리고 옵니다.
평소에는 말씀으로 병자를 치유해 주셨는데
오늘은 독특하게 아픈 사람의 귀에 손가락을 넣으시더니 이어서 침을 발라 그의 혀에 대면서
하늘을 우러러 한 숨만 쉬었는데, ‘열려라’는 뜻인 ‘에페타’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그 시간에 그 병자의 병이 말끔히 끝난 것입니다.
‘눈 뜬 장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눈이 있어도 제대로 못 보는 사람을 일컫는 것입니다.
제게도 큰 교훈의 일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군종에 있을 때 함께 있었던 몇몇 장교들이 제가 유학을 하던 도시를 들렸는데
연락이 닿아 그들이 묶는 호텔 가까이에 있는 한 식당에서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교우들 사이에 한국 공동체에서 별로 평이 안 좋은 한 가족이 그 자리에 있었던 것입니다.
손님 중에 그 가족과 평소에 잘 아는 사이인지 식사 시간 내내 서로 오순도순 이야기도 주고 받는 것입니다.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가족과는 평소의 선입감 때문에 그런지 거의 말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손님들과도 헤어져 숙소로 오려고 하니까 그 부부가 이야기를 더 나눌 수 있느냐? 고 청하는 것이었습니다.
달리 핑에 댈 것도 없고 해서 그 자리에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들이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같은 한국 사람인데도 자기들은 그곳 나라로 귀화했다는 이유로
항상 따돌림 받으며 성당에서까지 그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는 것입니다.
그 부부는 서러워 서로 부부가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것입니다.
마침 함께 왔던 손님들도 중에 한 교우가 부부가 어려우니 많이 위로해주면 좋겠다는
청도 있어서 힘들기는 해도 이야기를 들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에 대한 선입감이
쉽게 가시지는 않았습니다.
그 부부는 그 후에도 가끔씩 기숙사로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가족의 남편의 남동생이 의사였는데 그곳에서 좀 떨어진 도시에서
폭력조직으로부터 피살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 동생이 침도 놓고 잘 고치니까 그 주위의 의사들로부터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나 봅니다.
결국 그들은 폭력조직과 연결해서 위협을 하다가 결국 아들이 보는 앞에서 아빠를 피살했던 것입니다.
그 형제가 자기 남동생은 천주교 신자가 아닌데, 연로하신 부모님들에게
너무 충격이 커서 성당에서 미사라도 해 주면 큰 위로가 되겠다는 청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가족과 부모들과 함께 그곳 마을의 한 성당에서 장례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폭력조직원들이 성당 곳곳에서 삼엄한 경계를 펴는 것이었습니다 .
그 미사를 계기로 그 부부와는 벽이 없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가족에 대한 나쁜 평판만
듣고 함부로 생각하고 말했던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눈이 있어도 혀가 있어도 그들의 모습을 있는 대로 못 보는 자신이 소경이었고 올바로
말하지 못하는 자신은 벙어리였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웃을 있는 대로의 모습을 보도록 가르치십니다.
초대 교회 공동체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을 오늘 독서에서 사도 야고보는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외적인 모습대로 판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돈이 있고 부자인 것 같은 사람, 초라해서
가난하게 보이는 사람들을 판단하지 않고 누구나 소중한 사람으로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판단하고 대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주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사람을 지나치지 않으시고 손가락을 귀에 넣고 침을
그의 혀에 발라주시는 주십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그를 치유해주시지요.
그리고 하늘을 향하여 ‘열려라’하는 뜻인 ‘에페타’하고 말씀하십니다.
그 병자는 주님의 말씀 한 마디로 바로 보고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치유됩니다.
우리도 주님께서 치유해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도 이제는 주님을 따라 이웃의 아픔에
함께 하며 올바로 보고 듣고 말하며 하느님 나라를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불구의 몸의 사람들이 치유되는 날이 있으리라는 예고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그때에 다리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광야에서는 물이 터져 나오고
사막에서는 냇물이 흐르리라.“(이사 35,5-6)
주님께서 소경과 말 못하고 귀머거리인 병자를 치유해 주신 것은 한 개인에게 구원이고
또한 우리에게는 눈 뜬 소경, 벙어리를 치유하셔서 제대로 보게 해 주십니다.
출처: 구름 흘러가는 원문보기 글쓴이: 말씀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