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하루부터 진해에서 군항제가 시작됐다고 한다.
예전에는 4월5일쯤 벚꽃이 절정이라서 대통령이 참석하는
해군사관학교 졸업식도 그날쯤으로 잡았다.
진해에 어째서 벚꽃이 많았을까?
왜정시대때부터 진해는 군사적인 요충지로
군인가족들과 일본사람들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통제부 안에는 오래된 고목들이 조금 남아있기도 하고
해군관사쪽과 양어장 주변에도 고목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해군사관학교 입구와 마진터널과 안민고갯길 주변에는
모두 새로 심은 나무들이다.
벚꽃이 일본국화라고 금기시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다가 원산지가 우리나라 한라산이라고 밝혀지면서
아파트 단지와 도로변 그리고 공원 같은데도 많이 심게 됐다.
이제는 진해까지 가지 않더라도 벚꽃 구경은 할 수 있게 됐다.
부산에만 해도 남천동 삼익아파트, 대신동 삼익아파트
달맞이 고갯길,온천천 등 곳곳에 벚꽃이 화사하게 피고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도 큰길 도로가와 샛길에도 벚꽃터널을 이루고 있다
올록볼록 꽃망울이 올라온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꽃잎이 하나둘 바람에 휘날리기 시작한다.
인생도 남가일몽이라 했듯이 덧없이 흘러가고 있다.
당시(唐詩) 가운데서 가지(賈至)가 쓴 춘사(春思)라는 시를 한번 보자.
풀잎은 푸릇푸릇 버들잎은 노랗구나
복숭아꽃 제멋대로 필대로 피어있고
오얏꽃 향기 피면서 봄을 널리 알리네
동풍아 너는 어이 꽃피게 하면서도
우리들 시름을 날려주지 못하는가
봄날은 편벽도 하지 한만 자아내누나.
축늘어진 버들가지 멋있게 보이는데
술집 아낙네는 단장하고 술데우네
도미주 새 술독에서 금빛내고 익었네
해는 저물었고 피리소리 아름다와
지나는 나그네는 저절로 찾아드네
경박한 장안건달들 아니취하고 어이하리.
(원문생략)
<을유문고 당시선 하, 양상경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