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4회 춘란배 결승전을 서울에서 치렀지요. 그때 기억을 떠올려 보자면

바둑TV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생방송으로 보여줬는데, 제1국을 시작하기 전에 목진석 현재8단이 중국에서 집을 어떻게 세는지 보여줬습니다. 바둑이 끝났다는 것을 확인한 뒤, 서로 잡은 돌을 상대한테 돌려주고 나서 흑이나 백 가운데 한쪽 집만 세면 된다는 건 다 아실 겁니다. 흑집을 센다고 가정하죠. 우선 검은돌로 둘러싼 빈 자리(순장바둑과 일본식에서 집이라고 하는 곳)를, 검은돌을 옮기거나 첨가하거나 덜어내거나 하는 식(물론 흰돌로 둘러싼 공간을 침범하지 않게 해서)으로 10집씩 만듭니다. 10집마다 검은돌 한 개씩을 검은돌 돌통뚜껑에 올립니다. 그러니까 바둑판에 10집씩 7개가 나온다면 70집(子)을 확인했다는 뜻에서 돌통뚜껑에 돌 7개를 놓습니다. 집을 셀 때 돌을 더 놓거나 덜어낼 수도 있기 때문에 10의 배수로 나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일부러 그렇게 맞추니까요). 그 다음에는 바둑판에 올라가 있는 돌 갯수를 세서, 먼저 센 집수와 더하면 됩니다. 지금 중국은 덤이 3¾子니까, 19로 바둑판에서는 흑집이 184¼子를 넘으면 흑이 이기고, 못 넘으면 백이 이기지요. =============================================================================== 잉씨룰에서 서로 180개씩 돌수를 맞추는 것도, 바둑이 끝났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 쌍방이 바둑판 위에 돌을 채우는 것도, 어디까지나 집수와 집차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잉씨룰에서 백이 5점을 앞선다고 하면, 백진영에 검은돌 2개와 빈 자리 1개가 들어가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흑이 5점을 앞선다고 하면 반대로 흑진영에 덤으로 넣어 놓은 흰돌 4개 말고도 흰돌 2개와 빈 자리 1개가 더 들어가는 모습으로 나오죠(그러니 실제로는, 덤이 8점인 현재 잉씨룰에서 검은돌 184개, 흰돌 176개를 이용해서 집을 세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돌수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중국에서 하는 방법대로 집을 셀 수도 있을 겁니다. 세부규칙은 중국식과 잉씨룰이 다르다고 하지만, 계가법만으로는 그 원리가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