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Big Data). 엄청나게 많은 자료를 하나로 모아, 유의미한 의미를 찾는 작업입니다.
요즘은 빅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면 돈의 흐름은 물론이고, 선거때 누가 당선될지 여론조사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빅데이터가 말하는 ‘통계의 진실’을 누가 제대로 분석하고 이해하는지가 중요한 세상입니다. 하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선 ‘빅데이터’는 잘 와닿지 않는 테크놀로지 용어일 뿐입니다.
SK텔레콤이 2600만 이용자의 통화 정보를 바탕으로 추출한 ‘빅데이터’를 분석해봤습니다. 빅데이터가 말해주는 ‘재미있는 진실’ 3가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①30대~40대는 금요일 저녁에 서울 방이동에서 술 한잔 합니다
금요일 약속 장소로 서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다들 아실테지요. 서울 강남역 일대입니다. 서울의 금요일 저녁 8시~새벽 2시까지 통화량을 분석하면, 가장 많은 이용자들이 전화를 걸고받는 장소가 바로 강남역 일대입니다. 20대·30대·40대를 막론하고 모두 1위 통화 지역은 강남역 일대입니다.
궁금한 건, 2위입니다. 20대는 신촌역 일대가 2위입니다. 역시 대학생 1번지인 신촌인 셈입니다. 하지만 30대와 40대에선 방이동 먹자 골목이 각각 3위와 2위로 올라옵니다. 30대·40대는 멀리있는 친구와 약속을 잡을땐 강남으로 가지만, 편한 자리는 방이동으로 모인다는 뜻입니다. 30대·40대를 대상으로 한 ‘먹거리 가게’를 생각하신다면, 방이동 먹자골목이 투자 대비 효율이 쏠쏠한 셈입니다.
우리나라 20대~40대가 ‘불금’을 위해 몰리는 상가의 랭킹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20대:강남역 일대(역삼동)-신촌역 일대(창천동)-학동역 가로수길 일대(논현동)-반포동
30대:강남역 일대(역삼동)-학동역 일대(논현동)-방이동 먹자 골목(방이동)-신도림
40대:강남역 일대(역삼동)-방이동 먹자 골목(방이동)-상계역 일대(상계동)-화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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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40대 연령별로 금요일 저녁에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을 표시한 지도.
②홈쇼핑에서 20대를 타깃으로 한 물건을 팔지 마세요다들 홈쇼핑은 40대~50대 주부들이 충동구매를 많이 하는 유통 채널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일까요? 이용자들이 휴대폰으로 홈쇼핑 구매를 위해 통화하는 양을 분석했습니다.
먼저 여자(78%)가 남자(22%)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의 남자 중에 홈쇼핑 구매를 했다는 지인은 본 적이 없는데도, 남자 비율이 22%나 되는게 오히려 흥미롭습니다.
연령별로는 40대(36%)와 50대(31%)를 합치면 67%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30대는 20%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가장 왕성한 소비 주체로 꼽히는 20대는 겨우 7%에 불과합니다. 판매자 입장에서 홈쇼핑은 백화점 못지 않게 수수료를 많이 내야하는 유통 통로입니다. 20대를 타깃으로 한 물건을 파는 판매자라면, 홈쇼핑은 추천할 만한 곳이 못되는 셈이지요.
그렇다면 홈쇼핑 피크는 언제일까요? 오전 8시~12시입니다. 이 시간대에 40대·50대의 여성 통화량이 급증합니다. 자녀가 등교한 뒤, 리모콘을 들고 TV를 막 켠 40대·50대 주부들이 홈쇼핑의 가장 중요한 고객군입니다.
③해외 여행의 큰 손은 30대해외에서의 로밍폰 통화량을 분석했습니다. 해외여행 국가를 막론하고 가장 큰 손은 30대였습니다. 30대는 미국(30%)·일본(30%)·태국(39%)·필리핀(39%)·홍콩(34%)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1위였습니다. 해외 여행이나 출장을 가장 많이 가는 연령대는 단연 30대입니다.
하지만 유독 중국만큼은 40대(31%)가 30대(25%)보다 많았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중국을 선호하는 걸까요? 50대에서도 같은 현상이 보였습니다. 50대는 태국(14%)·필리핀(11%)·홍콩(13%)에선 낮은 로밍폰 통화량을 보였지만, 중국 만큼은 29%로, 30대보다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