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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의 교명개편문제로 글을 올렸던 효가대의 학생으로 남기위해 투쟁하고 있는 김 소 영 입니다.
이글은 저의 학교의 한 교수님의 성명서 입니다.
꼭 읽어 주십시요!
<효성대학교 독립선언>에 나섭시다
올 것이 왔습니다. <효가대>재단은 기어이 '효성'을 빼고 교명을 <대구가톨릭대학교>로 바꾸었습니다. 1995년 <효성여자대학교>와 <대구가톨릭대학교>의 통합 때부터 꿈에서도 그리던 이름 <대구가톨릭대학교>를 차지했습니다. 5월 9일 교육부의 교명변경 승인도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48년 전통의 '효성'이 사라지려는 순간입니다.
모든 책임은 이문희 이사장에게 있습니다.
이렇게 6만 <효성인>을 모독해도 됩니까?
지난 10여 년 동안, 효대재단은 '효성'을 없애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95년 통합 때는 교명을 <대구가톨릭대학교>로 정했다가 학생들의 거센 반발로 일단 후퇴했습니다. 재단은 '효성'을 숨기기 위해, 학교 이름을 'Catholic University of Taegu-Hyosung'이라는 괴상한 이름으로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Taegu-Hyosung'이라는 신도시라도 생긴 것입니까?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 부속병원에는 아예 '효성' 이름이 없습니다.
정말 끈질깁니다. 돌이켜보면 재단은 최한선 씨를 '교명변경작전'의 '돌격대장'으로 특별 초빙한 듯 합니다. 효대와 아무 연고도 없는 호남 출신 평신도를 앞장세워 '손 안대고 코풀기'를 시도한 것입니다. 호남 출신을 영입하면 <지역감정 원조의 아들>이라는 정치적 부담도 덜 수 있으니, 최한선 특별 초빙은 '꿩 먹고 알 먹는' 횡재였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머리를 짜도 교명변경의 명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학교발전의 비전 제시나 재정지원을 약속할 형편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효성'을 말썽 없이 삼키고 싶은 마음뿐이니 그럴듯한 명분이 나오겠습니까? 그래서 총장과 어용교수들은 초등학생도 비웃을 유치한 이유를 들고나와 무작정 '효성' 없애기에 나섰습니다.
학교 이름이 너무 길어서 좋지 않다. 효성은 워낙 '나쁜 이미지'가 강해서 학교 발전에 지장이 있다. 가나다순으로 뒤쪽이라서 학교 홍보에 손해를 본다. 이런 말들을 종합하면 기상천외의 새로운 학설이 나옵니다. 대학의 수준은 교명의 길이(글자 수)와 순서가 결정한다!
아무리 재단의 '돌격부대'로 나섰더라도 명색이 교수가 이런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다니 낯뜨거울 뿐입니다. 이런 말에는 논리성도 진지함도 교육적 안목도 없습니다. 정말 딱한 사람들입니다. 글자 수가 문제라면, '효성'이 아니라 '대구가톨릭' 다섯 글자를 빼야 마땅합니다. <효성대학교>는 <대구가톨릭대학교>보다 세 글자나 적습니다. 그렇게 짧고 앞에 오는 이름을 갖고 싶다면 '가대학교'가 안성맞춤입니다. 소원대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짧고 가장 빠를 것이 확실한 '환상적 교명'이 아닙니까?
'효성' 때문에 학교 순서가 늦어진다는 말이 맞습니까? 재단과 돌격부대는 앞뒤조차 못 가리는 모양입니다.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는 '대'자로 시작하지 '효'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더 한심한 것은 이들의 기막힌 대학인식입니다.
학교 이름이 늦게 나오고 총장이 뒷자리에 앉으면 학교 발전에 지장이 있습니까? 대학이 극장 매표소입니까? 재단과 돌격부대 대원들은 가나다순서와 대학의 질적 수준의 차이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효성 이미지 때문에 학교 발전이 안 된다"는 억지를 듣노라면 문득 '막가파'를 연상하게 됩니다. 재단이 무슨 염치, 무슨 자격으로 이런 말을 합니까? 48년 동안 재정 기여는커녕 신학대학의 재정조차 <효가대>에 떠넘기지 않았습니까? 얼굴에 철판을 깔지 않고는 이런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어용교수들은 충성 과시와 출세에 눈이 멀었나 봅니다. 6만 효성인의 얼굴에 구정물을 퍼붓는 언어폭력을 나오는 대로 내뱉어도 됩니까?
만약 '효성'이 그렇게 '나쁜 이름'이라면 '98년도 최우수대학'에 선정될 때 '효성'을 빼고 '대구가톨릭'으로 심사를 받았습니까? '효성'도 최우수대학이 될 수 있습니다. '효성' 때문에 학교가 발전할 수 없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이렇게 마구 밟아도 됩니까?
<효성여자대학교>(효성여대)에서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효가대)로,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에서 <대구가톨릭대학교>(대가대)로 바뀌는 것이 단지 이름의 변화일까요? 이름이 뭐기에 이렇게 목숨걸고 덤빌까요?
이름이 단지 껍데기나 장식품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우리 학교를 <광주불교주식회사>라고 이름 붙여도 될까요? 아마 '미쳤다'고 할 것입니다. 이름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름은 존재의 본질, 추구하는 이념과 목적을 압축해서 표현할 뿐 아니라, 그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는 그릇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름은 정체성과 역사성의 상징입니다.
재단이 왜 한사코 '효성'을 빼려는지 답이 저절로 나옵니다. '대구가톨릭'을 고집하는 진짜 목적도 드러납니다. '효성'의 정체성과 역사를 말살하고 <대구가톨릭 부속대학>으로 변조하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효대는 <독립대학>에서 <재단 식민지>를 거쳐 <교구의 부속기관>으로 전락합니다. 식민지시대 남아 있던 껍데기 '효성'까지 사라집니다. 이것은 '효성'의 사망이요, <독립대학>의 해체입니다.
이처럼 중대한 교명변경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멋대로 교명을 정해도 되는 것일까요? 비록 종교재단이라 하더라도, <식민지 효대>가 아닌 <독립대학>에서 재단이 교명을 멋대로 바꾼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지겠습니까?
털끝 만한 상식이라도 있는 대학재단이라면 그런 일은 꿈도 꾸지 않을 것입니다. 교수, 학생, 동창이 무서워서 엄두도 못 낼 것입니다. 그러나 이문희 이사장은 이런 일을 거리낌 없이 해치웠습니다. 뭘 믿고 그러는지 알 수 없습니다. 혹시 <효성 식민지> 백성들은 "아무리 밟아도 꼼짝 못한다"고 단정하고 이런 무모한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닐까요?
정말 바꿔야 할 것은 이문희 재단이사장입니다.
이렇게 아무 명분도 실리도 없는 교명변경의 주모자는 누구일까요? 학생이나 동창회는 아닙니다. 동창과 학생의 분노와 투쟁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교수들도 아닙니다. 돌격부대를 빼면 교명변경에 앞장서는 교수는 없습니다. 총장과 어용교수들이 주도하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총장과 어용교수들은 그런 권한도 힘도 없습니다. 이들은 돌격부대일 뿐입니다. 총장은 재단의 뜻을 받들어 교명변경작전을 진두지휘하는 돌격대장에 불과합니다. 이것을 착각하면 절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돌격대장'은 돌격대장으로 취급해야지, 교명변경의 총책임자로 잘 못 알면 일을 그르칩니다.
교명변경의 모든 책임은 이문희 재단이사장에게 있습니다.
나는 이번 사태의 총책임을 지고 있는 이문희 이사장에게 진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무모한 교명변경 강행으로 불행한 사태를 맞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고통과 상처만 안겨준다면 누군가 이를 막아야 합니다.
이문희 재단이사장의 학교운영에서 교육철학이나 민주주의 원칙은 접어두더라도 '건전한 상식'이나 '종교적 양식'조차 없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이번 교명변경사건에서도 도저히 상식과 양식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학교의 정체성과 관련된 교명을 이렇게 날치기로 해치우다니 보통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건전한 상식'이나 '종교적 양식'은 고사하고 '통속적 상식'조차 없었습니다. 교수, 학생, 동창생의 의견을 들어보고 설득하는 시늉이라도 하는 것이 '통속적 상식' 아닙니까? 슈퍼마켓에도 이 정도의 상식은 있습니다.
이사장은 상식과 양식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최근의 일만 보더라도 이문희 이사장의 결정은 '깜짝 놀라고 펄쩍 뛸 일'로 가득합니다. 최한선 씨의 총장 임명은 '빅쇼'의 서막이었습니다. 97년 12월, 이문희 이사장은 임기가 두 달 남짓 남은 김경환 총장을 갑작스레 해임하고 전남대학교 총장을 지낸 최한선을 총장으로 임명했습니다. 효대사람들의 상식을 한방에 부숴 버렸습니다.
김경환 총장은 인품과 경륜을 갖춘 품위 있는 총장이었습니다. 갑자기 내쫓아야할 특별한 잘못이나 실책도 없었습니다. 설사 큰 잘못을 저지른 말단 사무직원이라 하더라도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정년 두 달을 남겨둔 직원을 무자비하게 해임한다면 너무나 비인간적인 처사가 아닙니까? 더구나 김경환 몬시뇰은 교회 발전에 공로가 큰 대구교구의 원로 신부였습니다? 임기 만료를 두 달 앞두고 갑자기 해임 당한 김경환 총장이 받았을 충격과 아픔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작년 미국의 한 병원에서 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종교와 인간, 권력과 사람대접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문희 재단이사장은 왜 하필 전남대학교에서도 평지풍파를 일으켰고, 최소한의 학자적 양식조차 의심받는 최한선 씨를 총장으로 임명했을까요? 깜짝쇼인지, 발상의 전환인지, 이문희 이사장에게 묻고 싶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기 무섭게, 호남 출신 평신도인 최한선을 총장으로 모신 데에는 말못할 사연이 있습니까? 대통령 당선자가 요구했습니까? 교육부가 지시했습니까? 영 호남 화합운동에 나선 것입니까? 나는 지역문제를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적 차원을 벗어난 정치 총장 임명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입니다. 정치적 결정은 결국 교육을 망치고 종교도 더럽힙니다.
최한선 총장 취임 이후 현실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칙도 기준도 없이 무모하게 교수를 해임하고 경고장을 남발한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학교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지고 엉터리 징계는 전부 뒤집혔습니다. 이런 일은 대명천지에서는 도저히 저지를 수 없는, 깡패들이나 일삼는 '창고 안의 폭력'입니다.
재단이 효대 발전에 무엇을 기여했습니까? 돈을 내놨습니까? 제대로 된 발전계획을 마련했습니까? 교수와 학생들의 교육과 복지를 지원했습니까?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오직 권력과 '효성' 삼키기에만 혈안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날강도가 어디에 있습니까?
이런 일을 하더라도 좀 당당하게 해야 합니다. 이문희 이사장은 왜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구중궁궐 속에서 '얼굴 없는 절대권력'을 휘두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식민지 백성에게 얼굴을 보여주면 안 됩니까? 공개적으로 교명문제를 내놓으면 무슨 변고라도 생기는 것입니까? 나는 다시 이문희 이사장에게 묻고 싶습니다.
귀하는 자신을 천황으로 착각하시는 모양입니다. 지금은 마녀사냥을 일삼던 중세암흑시대가 아닙니다. 한 사람이 절대권력을 휘두르던 전제왕권시대도 아닙니다. 천황이 군림하던 제국주의시대도 아닙니다. 세계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종교왕국도 천황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사장님이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다면, 귀하는 행복할지 모르지만 효대 사람들은 고통받고 한국천주교는 멍듭니다. 교황도 천주교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사장님은 왜 아직도 13세기 암흑에서 깨어나지 못하십니까?
이문희 이사장은 하루 빨리 13세기 암흑에서 21세기 햇볕으로 나와야 합니다. 교명문제를 공개 토론해야 합시다. 그래야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나는 이문희 이사장에게 분명히 경고해 두고 싶습니다.
이문희 이사장님, 만약 계속해서 '돌격대장'과 어용교수들을 앞장세워 '얼굴 없는 지배'와 뭉개기로 버틴다면 그 책임은 당연히 귀하가 모두 져야 합니다. 그 때 바꿔야 할 것은 교명이 아니라 바로 이문희 재단이사장이 될 것입니다.
<종교대학>은 몰락의 지름길입니다.
1995년 효성은 <독립대학>에서 <재단 식민지>로 전락했습니다.
'효성'은 1952년에 개교한 이래 36년 동안 전석재 총장 혼자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이 때까지 '효성'은 정체성과 자율성이 확고한 <독립대학>이었습니다. <효성여대>는 <재단 식민지>나 <교구 부속기관>이 아니었습니다.
'효성'이 어엿한 <독립대학>이었을 때, <효성여대>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강이남 최고 명문 여자대학'이었습니다. '효성'은 모든 효성인의 자부심이요 자랑이었습니다. <재단 식민지>가 되기 전까지는...
<효성여대>의 정체성은 명확했습니다. <효성여대>는 주식회사나 성당이 아니라, 분명히 대학이었습니다. 명실상부한 '명문 여자대학'이었습니다. <효성여대>는 이윤목적이나 종교교리가 아니라, 교육 목적과 원칙에 따라 운영되었던 것입니다.
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은 확고했지만, <효성여대>의 자율성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교육 주체인 교수와 학생의 자율성이 아니라 전석재 총장 한 사람의 자율성이었습니다. <효성여대>가 <독립대학>인 것은 틀림없었지만, <총장독재 독립대학>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총장독재를 타파하고 교수 학생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진정한 <독립대학>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 시기 <효성여대>의 역사적 과제는 <민주 독립대학> 건설이었습니다.
효대에서도 85년부터 민주화의 횃불이 올랐습니다. 다른 어떤 대학보다 치열한 민주화운동이 일어났습니다. 3년 간의 피나는 투쟁으로 우리는 전석재 일인독재를 무너뜨렸습니다. 민주주의 신념과 결연한 의지를 가진 몇몇 교수들과 대학민주화를 열망하는 학생들이 손에 손을 잡고 이룩한 자랑스러운 성과였습니다.
교수와 학생은 독재를 물리치고 힘찬 <민주 독립대학> 건설운동에 나섰습니다. 새 역사를 열겠다는 굳은 각오로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총장독재보다 더 무서운 절대권력에 막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재단은 <민주 독립대학>을 거부하고 <가톨릭화 사업>을 밀어 부쳤습니다. 신부들을 대대적으로 파견하고 총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했습니다.
<민주 독립대학>을 추진하는 효성사람들과 <가톨릭화 사업>을 강행하려는 재단이 맞부딪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효성'의 장래와 대학의 본질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그만큼 재단의 <가톨릭화 사업>은 강렬했고, 뜻 있는 교수와 학생들의 <민주 독립대학> 건설 의지도 확고했습니다. '효성'의 운명이 걸린 한판 싸움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민주 독립대학> 세력과 <가톨릭화 사업> 세력의 대결과 투쟁은 10년(1985∼1995) 간 계속되었습니다. 마지막 승부는 1995년 <효성여대>와 <대가대>의 통합 문제였습니다. <민주 독립대학>을 위한 피땀어린 투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통합을 막지 못했습니다. 결국 재단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제 '효성'이 재단의 식민지가 되는 것은 다만 시간문제였습니다.
통합의 본질은 남녀공학이 아니라 <대가대>의 <효성여대> 삼키기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효성여대> 식민지화의 길이었습니다. 현실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올바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는 몽땅 자기에게 돌아오는 법입니다. 대부분 교수들은 남녀공학이 되면 학교가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환상에 젖어 있었습니다. 통합이 '효성' 식민지화의 길임을 눈치채지도 못했습니다. 이것이 '효성'의 진짜 비극입니다.
기대는 곧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학교의 위상은 갈수록 내리막길을 달리고, <민주 독립대학> 건설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났습니다. 이제 '효성'은 껍데기만 남고 대학은 <재단의 식민지>로 전락했습니다. 그 이름은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효가대)입니다. 아! 슬픈 식민지의 백성이여...
<효가대>는 천황주권이 다스리는 식민지입니다. 이문희 이사장은 천황의 지위를 누립니다. 일본 천황의 조선 총독 파견과 이문희 이사장의 <효가대> 총장 파견이 무엇이 다릅니까? 이름만 총장이지 그 본질은 총독입니다. 교목실장과 사무처장 자리는 반드시 재단이 신임하는 신부들이 맡습니다. 경리과장 자리까지 수녀에게 맡깁니다. 학 처장을 비롯한 중요 보직은 사실상 재단에서 임명합니다. 이 정도라면 <효가대>는 완벽한 <재단의 식민지>가 아닙니까? 재단은 학교의 대표성, 이념, 재정과 예산집행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식민지의 모든 권력을 100%차지했던 제국은 인류 역사에 없습니다.
반면에 교육의 두 주체인 교수와 학생은 아무 권리도 없습니다. 교수회의는 껍데기뿐인 자문기구이고 그나마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소집할 길도 없습니다. 학생회는 말뿐인 자치기구입니다. 교수추천을 받아야 학생회장 후보 자격이 있다면 이런 학생회는 자치조직이 아니라 어용단체일 뿐입니다. 재단과 학교본부는 교수와 학생의 입을 막고 손발을 묶어놓고 '지시에 순종할 자유'만 허용했습니다.
<효가대>는 <천황-총독-관료-신민>의 명령구조를 가진 식민지입니다. 이문희 천황은 유일 주권자요, 최한선 총독은 천황을 대리하는 통치자요, 보직교수들은 천황의 명령을 집행하는 부하들이요, 교수 학생 직원은 천황의 명령에 순종해야 하는 식민지 백성입니다.
나는 '효성'이 <독립대학>에서 <재단 식민지>로 전락한 근본 원인은 재단의 독선과 교수들의 타협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교수들은 재단의 절대권력을 받드는 범위 안에서 '교수자치'만을 추구했습니다. 진정한 대학자치와 교육의 독립성을 가지기 위한 <민주 독립대학> 건설을 포기하거나 외면했습니다. 막강한 재단과 싸워서 얻을 것이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러나 재단의 절대권력을 인정하는 한, 교육의 자주성도 민주주의도 설자리가 없습니다. 원칙을 포기한 적당한 '타협'은 '식민지의 길'이요 '노예화의 길'일 뿐입니다.
<효가대>의 추락은 <대학의 교회화> 때문입니다
지난 10여 년 사이 '효성'이 다른 학교에 비해 뒤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보통대학들이 새로운 명문으로 발돋움할 동안, '효성'은 '한강이남 최고 명문 여자대학'에서 평범한 보통대학으로 밀려났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로 보고, 정확한 진단과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더 이상 밀려나서는 안 됩니다.
우선 진단부터 해 봅시다. 과연 재단과 본부에서 말하듯이 '효성'의 여대 이미지와 뭔가 나쁜 이미지 때문에 뒤떨어진 것일까요? 어처구니없는 왜곡입니다. 이름 때문에 학교의 수준이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발상 자체가 저질 코미디입니다.
'효성'이 내리막을 달리기 시작한 것은 전석재 총장이 물러나고 재단이 학교를 맡으면서부터입니다. <효성여대> 시절, '효성'은 확실한 명문이었습니다. 따라서 명문 '효성'을 보통대학 '효성'으로 만든 책임은 재단에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시대착오적인 <가톨릭화 사업>이 효대를 망쳤습니다.
다른 대학들이 힘차게 민주화를 추진할 때, <효가대> 재단은 절대권력을 움켜쥐고 제국주의 시대로 달려갔습니다. 결국 <효가대>는 재단의 식민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못 말리는 '역사 되돌리기'야말로 '효성'이 뒤쳐진 진짜 원인입니다.
재단은 권력을 움켜쥐고 교수와 학생의 권리를 짓밟았습니다. 재정 확충이나 발전계획에는 관심도 의지도 없었습니다. <효가대>는 절대권력에 가위눌리고, <가톨릭화 사업>에 숨막혔습니다. 재단은 교수들의 어떠한 공개토론도 거부하고 교수회의조차 회피했습니다. 87년 이후 힘들게 마련한 '열린 공간'은 어느새 닫혀버렸습니다.
절대권력 앞에서 무력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교수들은 자기 방에서 나오기를 꺼렸습니다. 학생들은 수업만 끝나면 숨막힐 듯한 학교를 탈출했습니다. 모든 구성원이 학교 사랑은커녕 정나미가 떨어졌습니다. 절대권력이 군림하는 <파쇼 대학>, '열린 공간'이 없는 <닫힌 대학>, 의사표현과 토론이 부정되는 <암흑 대학>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효가대>는 죽어 갔습니다.
재단은 <대학 죽이기>를 강행했습니다. 그 절정은 효성여자대학교와 대구가톨릭대학의 통합이었습니다. 당시 대구가톨릭대학교는 학생이 500명도 안 되는 초미니 학교였습니다. 반면에 효성여자대학교는 학생이 8,000명이나 되는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종합대학이었습니다. 재단은 감당할 수 없는 <대가대>의 적자를 <효성여대>에 떠넘기기 위해 통합을 추진했습니다. 결국 재단은 돈 한푼 안들이고 <효성여대>를 통째로 삼켜버렸습니다. 통합 이후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습니까? 한마디로 <대학의 교회화>였습니다.
통합 이후, 효대인이 얻은 것은 교회요 빼앗긴 것은 대학입니다. 신부들이 학교를 점령했습니다. 학교를 들어서면 웅장한 교회와 마리아 상이 "이곳은 대학이 아니라 교회다"라고 설교합니다. 높은 언덕 위에 우뚝 선 초호화판 신학대학 건물은 볼품 없는 대학건물들을 자애롭게 굽어보고 있습니다. 교내의 종교조직은 신성불가침의 성역이 된지 오랩니다. 교실마다 걸린 십자가는 교수와 학생들을 감시하는 듯합니다. 교수들은 전전긍긍하며 교구와 신부들의 눈치나 살피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자기 신념이나 종교에 관계없이 4학점씩 무조건 가톨릭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효가대>는 <거대 교회>로 개조되어버렸습니다.
재단은 <가톨릭화 사업>을 통해 <효가대>를 <교구 부속기관>으로 만들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교명변경은 다만 통과의례이며, <대구가톨릭대학교>(대가대)는 <가톨릭 대구교구 부속기관>의 공식 명칭일 뿐입니다. 이제 '효성'이 <재단 식민지>에서 <교구 부속기관>으로 변조되려는 순간입니다.
<효가대>의 실상은 <재단의 식민지>이었지만 <교구의 사유물이나 부속기관>은 아니었습니다. '효성'이라는 이름이 남아 있으면 껍데기나마 <독립대학>입니다. 이것이 문제입니다. '효성'이 살아 있으면 언제 어디서 독립운동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그래서 재단은 결사적으로 '효성'을 빼고 명실상부한 <교구 부속기관> <대가대>로 변조하겠다는 것입니다.
<독립대학> '효성'은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이것이 '효성'이 다른 대학에게 뒤떨어진 진짜 이유입니다. 정보화와 개방화의 21세기에, 13세기에나 있음직한 시대착오적인 종교관과 교육관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한 효대의 추락은 멈추지 않을 것이 확실합니다.
<독립대학> '효성'을 되살려야 합니다. 우선 우리는 <교구 부속기관> 추진을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그래야 대학도 살리고 가톨릭도 살립니다. 대학을 '교회'로 변조하는 것은 대학 죽이기일 뿐 아니라 종교 파괴입니다. 종교인이 '이웃 사랑'의 실천과 '인류 구원'이라는 본래의 존재 목적은 외면하고, 권력욕과 소유욕에 사로잡혀 있다면, 이것은 종교가 아니라 탐욕일 뿐입니다.
이런 권력욕과 소유욕을 거부하고 '효성'을 <독립대학>으로 회복해야 합니다. 이것이 효성인의 과제요, 진정한 <명문 효성대학교> 건설의 첫걸음입니다.
<대가대>는 대구교구 직영 <종교대학>의 이름입니다
<대가대>로 바뀌면 세 가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 확실합니다.
첫째, <대가대>는 <종교대학>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교명을 보고 누가 <일반대학>이나 <독립대학>으로 생각하겠습니까? 대구교구에서 직접 운영하는 <가톨릭신학대학>이나 <부속대학교>로 여기는 것이 보통사람의 자연스러운 인식입니다. 그래서 <대가대>는 대구교구의 <종교인 양성기관>으로 연상될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이렇게 되면 교수와 재학생과 졸업생은 어떻게 될까요?
<대가대>는 <종교대학>으로 인식되고, 교수와 학생은 물론, 동창생까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인식될 것입니다. <효가대>인 지금도 이런 오해를 많이 받는데, <종교대학>에 다닌다면 어떻겠습니까?
이런 문제는 가톨릭 신자에게도 심각한 일입니다. 가톨릭 신자라는 것과 <종교대학> 졸업생이라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가톨릭 신자가 불교재단 대학에 다닐 수도 있고, 기독교 신자가 가톨릭재단 대학에 다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종교대학> 출신은 의례 신학 교리 전공자로 보거나 종교활동가로 보게 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종교대학> 출신들의 진로는 일반대학의 학생들에 비해 훨씬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대가대> 졸업장이 <신학대학> 졸업장으로 오인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 학생들의 의지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둘째, <대가대>는 이름 없는 <작은 신설대학>으로 취급받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정보화시대에 이름의 지명도는 너무나 중요한 자산입니다. 코카콜라, 마이크로 소프트, 삼성, 서울대학교, KBS 등등 <세계적 이름>과 <전국적 이름>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큰 자산입니다. 이름의 성가와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습니다. 무명의 설움은 당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의 명성과 이미지는 100년에 걸친 고대인, 연세인의 정성으로 얻은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연 고대 재단이 멋대로 교명을 <서울기독대학>이나 <대한민족대학>으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미친 짓이 틀림없습니다. '효성'도 마찬가지입니다.
'효성'의 지명도는 대구지역의 '영남', '계명'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50년 역사와 각계에서 활동하는 동문들의 덕분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자산을 팽개치고 <이름 없는 군소 대학>으로 개명한다면, 이는 미친 짓이요 학교 파괴입니다.
셋째, <대가대>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후진 대학>으로 바닥까지 추락할 것입니다. 엄청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혁과 개방은 대학 존립의 필수조건입니다. 그러나 재단은 세상이 어떻게 변하던 오직 <대학의 교화화>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개혁과 개방 대신 역사적 퇴행과 폐쇄체제로만 치닫고 있습니다.
재단은 중세 암흑시대로 되돌아가려는 역사적 퇴행과 오직 가톨릭 폐쇄체제 만들기에만 골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후진 대학>은 뒷걸음질만 거듭할 뿐입니다. 퇴행과 폐쇄는 대학을 망칩니다. 이런 대학은 N세대 학생의 외면을 받을 것이 너무나 뻔합니다. 정원미달과 폐과사태로 치닫는 <대가대>의 미래상이 눈에 훤히 보입니다.
몰락이 뻔한데도 <대가대>를 고집하고 <종교대학>을 강행하는 재단이 미친 것일까요? 아니면 학교 줄이기에 나선 것일까요? 지난 10여 년을 돌이켜볼 때, 나는 재단이 학생 3천명 정도의 <작은 종교학교>를 추구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망할 줄 뻔히 알면서,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내세우며 결사적으로 '효성'을 빼려고 하는 재단의 '숨은 의도'는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이런 교구 직영의 <작은 종교학교>가 되면, 골치 아픈 학과와 교수는 자동 탈락하게 됩니다. 신학대학, 의과대학 등 교구의 종교활동에 필요한 학과만 있으면 그만입니다. 교수와 학생은 확실한 가톨릭 신자만 남습니다. 그리고 '효성'의 자산은 자동적으로 재단의 것이 됩니다.
효성인 여러분, 몰락의 길로 가시겠습니까?
학생 여러분, <종교대학> 졸업생이 되고 싶습니까?
사랑하는 <효가대> 학생 여러분, 여러분은 <종교대학>에 입학했습니까, <일반대학>에 입학했습니까? 학교이름이 <대구가톨릭대학교>로 확정되면 여러분은 자기 의지와는 아무 관계없이 모두 <대가대> 졸업생이 됩니다.
한국에서 출신대학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모교는 죽을 때까지 따라다닙니다. 아니 죽은 후에도 따라 다닙니다. <종교대학> 졸업생이 되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교명변경에 찬성하십시오. <일반대학> 졸업생이 되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교명변경에 반대하십시오.
<종교대학>은 학교 생활도 <일반대학>과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종교 문제입니다. 이미 우리 학교는 <거대한 교회>로 개조되었습니다. 그러나 <종교대학>이 되면 이 정도가 아닐 것입니다. 굳이 상상할 필요도 없습니다. <종교대학>에 다니는 친구에게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종교의 자유는 믿거나 믿지 않을 자유, 종교 선택의 자유, 신앙과 종교활동의 자유, 종교 비판과 거부의 자유까지 포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권리는 가톨릭 신자도 불교 신자도 기독교 신자도 무신론자도 누릴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방적인 <종교대학> 결정은 가톨릭 신자의 자유도 심각하게 억압하고 있는 것입니다.
<종교대학>이 되면 학생 교수 직원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대단히 높습니다. 지금도 모든 학생은 가톨릭 관련 교육을 4학점이상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합니다. 이것은 명백한 종교의 자유 침해입니다. 단지 <효가대>에 입학했다는 이유만으로 자기의 신념이나 선택과는 관계없이 가톨릭 교리를 강제하는 것은 명백한 기본권 침해요 헌법 위배입니다.
<대가대>가 되면 가톨릭 교육이 더욱 강화되고 <대학의 교회화>가 더 빨라질 것이 확실합니다. 지금까지의 <가톨릭화 사업>만 보더라도 앞이 보이지 않습니까.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종교대학>이냐, <일반대학>이냐? 여러분은 어느 쪽을 원합니까?
'효성' 동창생 여러분, 모교가 없어집니다.
만나고 싶은 5만 '효성' 동창생 여러분, 여러분의 모교가 대한민국에서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재단은 기어코 교명에서 '효성'을 빼고 대구가톨릭대학교로 교명을 바꾸었습니다. 그 이유는 '효성'이 구제불능의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효성' 동창생 여러분, 정말 '효성'은 '나쁜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는 부끄러운 이름입니까? 여러분은 모교의 이름 '효성'을 밝히기가 부끄럽습니까? 당신이 '효성' 출신이라는 사실이 밝혀질까 가슴 조였던 때가 있었습니까? 결혼할 때 '나쁜 이미지'를 가진 '효성'을 감추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학' 출신이라고만 얼버무렸습니까?
내가 만난 '효성' 동창생들은 하나같이 '효대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밝혔습니다. 모른 척하고 지나쳐도 될 경우에도, 일부러 나를 찾아와 '효성' 출신임을 밝히고 학창시절을 꿈꾸듯이 이야기하던 동창생도 여럿 있었습니다. 이럴 때 나는 참 행복했습니다.
효대 동창생들은 '효성'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과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효성' 동창생들이 유별나게 모교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른 유수 대학 출신 못지 않게 모교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강이남 최고 명문 여자대학>이라는 말을 들을 때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솟아나는 뿌듯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습니까? 한국인에게 어머니, 고향, 모교는 그리움이요 평화이며 사랑입니다. 마찬가지로 효성인에게 '효성'은 마음의 고향입니다.
<대가대>는 '효성'과는 무관한 '남의 대학'입니다. <독립대학> <효성대학교>는 교수와 학생과 동창생의 대학입니다. 그러나 <종교대학> <대가대>는 교수도 학생도 동창생도 아닌 <대구교구의 대학>이 됩니다. 아무리 넓혀도 <대구교구 가톨릭 신자들의 대학>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일반대학>과 <종교대학>, <독립대학>과 <부속대학>의 근본적 차이입니다.
'효성' 동창생 여러분, '효성'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사라진 대학>의 미아가 되고 싶습니까? 사람에게 귀속감은 대단히 중요한 정체성의 근원입니다. 한국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의 근원은 5천년 역사와 대한민국이라는 <독립국가>입니다. 만약 '효성'이 이대로 없어진다면, 여러분은 잊혀진 '50년 역사'와 '사라진 모교'를 어디에서 찾을 것입니까?
교수님, '효성'이 없어지면 교수자리도 사라집니다.
교명변경사태로 우리 학교는 큰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었습니다. 동창회에서는 매일신문과 영남일보 1면에 광고를 싣고 교육부를 항의 방문하는 등, '효성'을 지키기 위하여 피눈물나는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비상 총학생회를 소집하고 학생 총투표를 거쳐 수업 거부를 결의하였습니다. 지금 동창회와 재학생들은 결사항전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가장 먼저 의사표명을 해야 할 교수들은 <성명서> 한 장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교명변경이 너무 작은 문제이기 때문입니까? 학문 연구와 교육에 지장이 있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말못할 사연이 있습니까?
사랑하는 동료 교수 여러분, 재단의 절대권력이 무서워서 의사표현을 못한다면 슬픈 일입니다. 목줄을 죄는 '상상의 공포'에 시달리고 계십니까? 사실 신분 위협만큼 두려운 것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안심해도 좋습니다. 재단의 절대권력은 <효가대> 울타리 안에서만 통하는 '창고 안의 폭력'입니다. 다시 말해서 대한민국 헌법에 어긋나는 불법적인 치외법권일 뿐입니다. 우리는 민주주의 헌법을 가진 대한민국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재단이 휘두르는 권력은 대한민국의 헌법에서는 불법이요 폭력일 따름입니다. 손덕수 교수와 태혜숙 교수가 증명하지 않았습니까! 재단은 터무니없는 학생의 투서를 빌미로 손덕수 교수를 해임했습니다. 효대에서는 교수 목은 투서로 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교육부의 재심에서는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태혜숙 교수에게는 더 한심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학교 당국은 전제왕권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요구를 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남편이 이사를 오지 않는다고 경고장을 발행했습니다. 태혜숙 교수는 이문희 재단이사장에게 <내용증명 편지>를 부치고 경고 조치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재단과 학교 당국은 무작정 깔아뭉개다가 태혜숙 교수가 교육부에 재심을 청구하자 허겁지겁 '경고 조치 철회' 공문을 태교수에게 보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사학과와 역사교육과의 통합 문제도 문제가 되자 철회하고, 사회 매체 학부의 분리도 후퇴했습니다.
폭력과 불법과 음모가 판치는 곳은 <닫힌 암흑>입니다. <열린 광장>에서는 이런 '창고 안의 폭력'이 통하지 않습니다. 어둠은 햇볕의 그늘에 불과합니다. <열린 광장>에서 우리는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떳떳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자기의 신념대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민주국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저 어둡고 겁나는 창고를 빨리 빠져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상상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선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단은 절대로 교수자리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헌법과 국가가 보장합니다. 손덕수 교수와 김아무 교수를 대비해 보십시오. 손덕수 교수는 재단이 잘랐지만 교육부가 복직시켰습니다. 김아무 교수는 20년 이상 교구 일에 헌신했지만 지난 2월 단칼에 잘렸습니다. 토사구팽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재단은 침묵하거나 순종하는 교수들을 존경하지도 보호하지도 않습니다. 언제든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만만한 사람으로 볼뿐입니다. 명백하게 의사표현을 하는 교수를 두려워하고 함부로 처벌하지도 못합니다. 상채규 교수와 태혜숙 교수가 '명백한 의사표현'의 모범을 훌륭하게 보이지 않았습니까?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열린 광장>에서는 이문희 재단이사장도 법 앞의 한사람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는 지난 18년 간의 투쟁을 통해 얻은 교훈을 교수님들에게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두려움은 재단이 휘두르는 치외법권의 온상입니다. 이것에 대항하는데는 특별한 용기나 결단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두 가지만 분명하면 우리는 <효가대>를 바꿀 수 있습니다. 약간의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효가대> 문제를 <열린 광장>으로 끌어내면 우리는 이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수들끼리 서로 손을 잡을 수 있다면 <효가대>는 식민지를 벗어나 명실상부한 <민주 독립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대가대>로 되면 몇 년 안으로 교수자리는 반 이상 줄어들 것이 확실합니다. 이제 <대가대> 반대와 <독립대학> 회복은 목숨이 걸린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확한 현실인식과 올바른 실천이 '효성'의 앞날과 여러분의 신분을 보장합니다. <종교대학>은 아무 것도 보장하지 않습니다. 재단은 여러분을 절대 보호할 수 없습니다. 현명한 선택과 단결만이 여러분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독립대학>의 길이 있습니다.
<효성대학교>는 <독립대학>의 이름입니다.
지금 우리는 교명변경사태를 발전의 계기로 삼는 슬기를 발휘할 때입니다. 오늘의 어려움이 단지 분풀이나 주먹다짐으로 끝난다면 너무나 큰 낭비입니다. 효성의 정체성과 효성인의 의지를 담을 수 있는 교명을 만들 수 있다면, 오늘의 진통은 대학발전의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새 이름을 지을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50년 전통을 가진 전국적으로 알려진 대학이 아무도 모르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의 이름은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대구효성가톨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효성대학교>입니다.
<독립대학>인지 <종교대학>인지 정체성이 모호한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는 부르기에도 듣기에도 이상한 이름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효성'이 대구와 가톨릭 사이에 들어가서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이름이 되어버렸습니다.
<종교대학> 이름이 명백한 <대구가톨릭대학교>는 교수 400명, 학생 10,000명의 종합대학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데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나는 <가톨릭 재단>과 <독립대학>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효성대학교>가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효성대학교> 너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장점을 살린다면 학교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첫째, 효성은 시민사회와 교육계의 공인을 받은 확실한 <독립대학>의 이름입니다.
둘째, 효성은 50년 전통과 전국적인 지명도를 자랑하는 이름입니다.
셋째, 효성(曉星)은 성숙한 기품과 가톨릭 이미지가 배어 있는 이름입니다.
넷째, 효성은 5만 동창회가 강한 귀속감을 가지는 이름입니다.
이런 네 가지 장점을 갖춘 이름은 <효성대학교> 뿐입니다. 효성인이 결사 반대하는 <대가대>나 아무도 모르는 새 이름보다는 <독립대학>의 이미지가 확실하고,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가톨릭의 기품이 베어 있고, 동창을 비롯한 효성인이 사랑하는 이름이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이름이 아닙니까? <효대>라고 간단하게 부르기에도 좋습니다.
교수, 학생, 동창회 여러분, 이제 <대구가톨릭대학교> 반대에 머물지 말고 <효성대학교>를 추진할 때입니다. 이렇게 좋은 이름은 천금을 줘도 구할 수 없습니다. 재단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믿습니다. 우리 함께 <효성대학교>를 힘차게 추진합시다.
(가칭)<효성대학교 독립운동본부>를 만듭시다.
그러나 <효성대학교> 교명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재단이 한사코 <대가대>를 고집하는 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독립대학> <효성대학교>는 반드시 이룩해야 합니다. 6만 효성인의 운명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효성대학교>(효대)는 우리의 대안입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대가대) 반대만으로는 성취할 것이 없습니다. 만약 <효성대학교> 교명에 대한 효성인의 폭넓은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대가대> 반대운동에서 <효대> 쟁취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동창회, 학생, 교수들이 따로 놀면 <대가대> 반대도 <효대> 쟁취도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교수, 학생, 동창회가 참여하는 단체 결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교수들이 직접 참여하기 어렵다면, 동창회와 비상학생회가 <효성대학교> 교명 쟁취를 위한 <운동본부>를 결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이 운동본부를 <효성대학교 독립운동본부>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교구의 부속기관>화를 반대하고, 교명을 <효성대학교>로 바꾸어서 명실상부한 <독립대학>을 회복하는 것이 이 운동의 핵심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작명은 만드는 분들의 자유입니다.
나는 <효대 독립운동 본부>의 과제는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학생 동창 교수가 협력하여 교명 <효성대학교>를 쟁취하는 것입니다.
둘째, 교육자치의 실현입니다. 교수회의와 학생회를 실질적인 자치기구로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명실상부한 <민주 독립대학>의 핵심인 총장직선제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종교대학>의 길이요 몰락 길입니다. <효성대학교>는 <독립대학>의 길이요 교육의 길입니다. 우리 모두 진정한 <민주 독립대학>의 건설을 위해 나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