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이 대학교 다닐 때 슬며시 사서 혼자 타고 다니던 자전거가 있었다.
그 자전거의 존재를 졸업무렵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버스통학보다 자전거가 지름길로 갈 수 있어 더 빠르기에 지각방지용이라 했었다.
보기에 쓸만 했고 나름 거금을 들여 산 것이라 졸업 후 한 번 도 타질 않고
현관앞 통신함 안에 잘 모셔 둔지도 꽤 오래 됐는데
이것 저것 손봐서 당근판매라도 하라 했지만 귀차니즘에 손놓고 있다가
얼마전부터 관리사무소에서 폐기할 자전거를 무료 수거처리 해준다는 안내문을 게시 했다.
적당한 날에 관리사무소로 연락하여 처리하기로 하고 나니 은근히 아까운 생각이 드는 거였다.
그렇다고 요즘 흔하게 보이지도 않는 자전거점을 찾아 다니기도 그렇고 해서
일터가 있는 동네의 고물을 수거하는 재활용아저씨가 생각이 났다.
아저씨에게 물어보고 가져오라하면 최소한 고철값이라도 아저씨가 챙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 아저씨는 알고 지낸 지 이 십여년이 넘었고 십 년전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에는
나중에 알았노라며 적지않은 부조금을 주기도 했었던,
귀가 잘 안들려 보청기를 사용하지만 나름 깔끔하고 양심적인 아저씨였다.
오늘 아침 출근한지 오래지 않아 아저씨가 빙그레 웃으며 나타나셨다.
" 그 자전거, 오래돼서 수리할 부분이 많다고 많이 쳐주지 못한다고 3만원을 받았어요~!"
"5만원 달라 했더니 안된다잖아?~ㅎ" 하면서 3만원을 나한테 내미는 거였다.
"아니? 아저씨 이걸 왜 절 주세요? 아저씨 가지세요~ㅎ"
정색을 하고 만류했더니
"그럼 이 것만 가질께요~" 하곤 만원짜리 한 장만 가지고 그냥 휙~가버리시는 거였다.
뒤에 대고 아무리 더 가져가시라 소리쳐도 됐다며 손을 흔들고 가시는.....
어느 자리 어느 곳에 있던
성품과 행동이 올바르면 우러러 보이고 배울점이 많다는 것을 느끼면서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 뵐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바래본 아침이었다.
첫댓글 성품이 훌륭한
재활용 아저씨네요
.
자전거도
가격을 잘 받으셨구요.
그 분이나,
둥실님도
고물 쓰레기로
버리는 것 보다는
재활용하여
자원을 아끼고,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분 들이 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오후 되시길...!
생각지 않게 공돈이 생긴 기분입니다.^^
더운 날에 헛걸음은 아닌 것 같아 아저씨께도 다행입니다.
마지막 남은 더운 날~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우리집에도 자전거 있어요
그냥 아무나 주어라 해도 주지 않고 타지도 않을껄 뭐 하러 샀는지 아들 ~ ?
ㅎㅎㅎ
일부러 치우는 것도 귀찮은 일입니다.
사용할 수 있는 정도면 당근에 내놓아 보시지요?^^
@둥실 사진도 찍고 내놓았지 싶어요
그 뒤는 모릅니다 ㅎ ㅎ
참잘했ㅇㅓ요
그분 성품이나
둥실님 이나
다 좋으세요
저는 아니구요~ㅎ
그 아저씨는 꼭 도움받으면
성의껏 보답하시더라구요^^
저도 10년전쯤 한동안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다 아이가 갑자기 튀어나오는바람에
넘어져 갈비뼈가 뿌러져 폐차시킨적이 있습니다
아주 성품이 훌륭하신 아저씨고 둥실님도 멋진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전거사고가 생각보다 위험스런 것 같아요.
요즘은 전동킥보드도 겁나구요.
며칠만 견디면 션한아침 되겠죠?^^
건강한 가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늘 바른생활이십니다 ^^
수필방에 재작년 지리산행기 올렸으니 가보세요.
증언(?) 및 보조 설명 부탁합니다 ㅋㅋ
앗? ㅎㅎ
얼른가서 봐야겠네요^^
이렇게 마음 따뜻해지는 글은
더위와 상관없이 넘 좋습니다.
두 분 다 참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그리 말씀해주시니 당황스럽습니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했던 일인데
좋게 봐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저도 몇 년 전에 아는 형님이 주신 자전거
한번 타고 발코니에 장식용으로 있어요.
시골 갈 때 가져가서 탈 생각입니다.
멀쩡하던것도 오래 안타니 여기저기 고장이 생기더군요. 역시 묵히면 안되나 봅니다.
시골서 사용하면 좋을거같아요 ^^
저희집에도 자전거 두대있어요
잘 탔던것인데
요즘 가족들이 자전거 못타게 해서
저도 멈칫하고 있어요
나이란게ㅠ
사용 안하실거면 중고거래라도 하세요. ㅎ
아깝잖아요.^^
마음이 따뜻한 이웃을 두셨군요 잘하셨어요 집이고 기계고 사람 손 안타면 삭아내리지요
요즘 전동 킥보드 진짜 문제 많지요 어둠에서 기척도 없이 달려 들면 소스라치지요 규제가 필요합니다
맞습니다. 너무 위험하고 어수선해요~아무데나 세워두고,,,,
아저씨 덕분에 처치곤란 자전거 미련없이 처분하고
아내는 꽁돈이 생겼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