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병역기피자 1081명… ‘해외도피’ 19명은 8년째 귀국 안 해

[그늘집]

2015년 이후 병역기피자 1081명… ‘해외도피’ 19명은 8년째 귀국 안 해

현재 병무청이 관리 중인 병역의무 기피자 수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현재 해외에 체류하며 병역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병무청에 따르면 당국이 파악한 연도별 병역의무 기피자 수는 △2021년 281명 △2020년 263명 △2019년 120명 △2018년 133명 △2017년 146명 △2016년 117명 △2015년 21명 등 총 1081명이다.

이들 가운데 절대 다수는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자’다. 연도별로는 △2021년 140명 △2020년 185명 △2019년 80명 △2018년 106명 △2017년 143명 △2016년 110명 △2015년 19명 등 643명이었다.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은 병무청이 허가한 기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아직 귀국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2015년에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자로 분류돼 현재까지 병무청의 병역의무 기피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사람은 당국의 귀국 요청에도 불구하고 8년째 해외에 머무르고 있단 얘기가 된다. 사실상 병역 이행을 피하고자 해외로 도피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병무청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병역의무 기피자 명단을 매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 명단 공개 이후에라도 입영 등 병역을 이행했을 땐 명단에선 삭제한다

현재 병무청 홈페이지에 2015년 이전의 병역의무 기피자 명단은 공개돼 있지 않지만, 그 수가 많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이전 병역의무 기피자 중 대표 사례는 2001년 병역신체검사에서 공익근무요원(현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뒤 병역 이행을 미뤄오다 ‘귀국보증제도’를 이용해 출국한 뒤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가수 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가 있다. 유씨는 이후 우리나라 입국 자체가 불허됐다.

이밖에 현재 병역이무 기피자 중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자는 대부분 병무청으로부터 형사 고발돼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들은 귀국 즉시 수사당국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여권발 급 제한과 취업 제한 등의 불이익도 받게 된다.

병무청이 올 7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은모씨(30)도 국외여행 허가 의무를 위반한 경우다.

은씨는 작년 12월 미 영주권을 취득한 뒤 올 1월 귀국했다가 ‘입영을 위한 가사정리’를 이유로 병무청의 국외여행 기간 연장을 허가받고 같은 달 다시 미국으로 간 뒤 입국하지 않고 있다. 은씨는 올 3월 ‘해외이주’ 목적을 이유로 병무청에 국외여행기간(3개월) 연장을 신청했으나, 병무청은 이를 불허하고 은씨에게 귀국을 명령했다.

병무청은 은씨와 같은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자들의 조속한 병역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안내문을 보내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병무청은 작년 1월1일~12월31일 기간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된 281명의 성명, 연령, 주소, 기피일자, 기피요지, 법 위반 조항 등 6개 항목을 이날 홈페이지(www.mma.go.kr)에 공개했다.

병무청은 올 3월 이들에게 사전안내를 하고 6개월간 소명기회를 부여한 뒤 병역의무기피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공개대상자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단, 이날 공개된 병역의무 기피자 명단 중엔 일반에 널리 알려진 공인이나 그 자녀, 연예인 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 전 위원장 아들의 경우 귀국 및 병역 이행 여부 등에 따라 내년에 공개되는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병역의무 기피’는 병역판정검사 또는 현역병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이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서 병역 기피·감면 목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쓰거나 신체검사를 대리 수검하는 등의 ‘병역 면탈’과는 성격이 다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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