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으로 이사 온 지 삼년 차 제법 갯내음에 익숙하고 하늬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면 가을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서산에 와서 얻은 것 중에 한화팬을 빼놓을 수는 없다
덕후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타구가 처음에는 안 좋은 이미지로 알려졌지만 많이 개선되었지요 단순 팬 또는 마니아 수준을 넘어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도 불리우니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어요
야구만 하더라도 팀 칼러 감독의 경력과 전술 코치진 선수 개개인의 습성과 컨디션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 나름 조언도 할 줄 알아야 성공한 덕후가 되는 것이다 내야수이면서 1루도 보는 고참 안치홍 선수의 루틴은 타석에 들어서면 일단 방망이를 사타구니에 걸치고 팔꿈치 보호대 한번 돌리고 장갑의 끈을 왼손 오른손 다시 조은다 그런 다음 상의를 한번 펴고 시작한다 다음 공을 받을 때도 역시다 한 이닝에도 몇번을 본다 어떨 때는 지발 그 넘의 루틴보다 투수를 신경 쓰라고 하고 싶지만 혹시 병살타 칠까 봐 참는다
새로 온 달감독 김경문 씨 나한테 욕을 많이 먹지만 물론 어리다고 욕하는 건 아니다 선수를 믿는 것도 좋지만 그 믿음이 과해서 팀이 패배한다면 믿음은 소용이 없게 되는 것이다 어저께도 김서현 투수가 연속으로 볼넷을 줘서 무사에 만루를 채웠는데 다시 포볼로 점수를 주는데 진짜로 소방수가 올라와도 불을 못 끄고 역전 당했다 내 입에서 쌍시옷이 안 나오면 내가 공자지 호태가 아니다 ㅋ 처음 왔을 때보다는 그래도 조금 나아졌다 그래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 내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본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손주에게 한화 유니폼을 사서 입히고 손잡고 걷는 게 희망사항이 되었다 처음에 귀양온 기분이 들었지만 이제는 어엿한 서산 시민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지기 고장을 지키는 게 나라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첫댓글 서산 특파원 뉴스가
특종이 듯 이렇게 반가울 수가!
한화 열혈팬을 자칭하는 호태경의 열정을 봐서라도
올 가을 야구는 따논당상! ㅎ
딸내미가 하는 말
" 아부지 어데가서
절대로 시인이라 카지마소
무슨 시인이 욕을 달고 살어
그칼라마 야구 끊으소!" ㅋ
저도 고맙습니다 ^^
최근 한화가 5강을 넘보는 이유가
달감독의 전체적인 용병술
양파고 양상문 코치의 투수조련술
그리고 호태경의 안방욕설 응원덕이군요.
최강 한화의 가을 야구를 기원합니다.
저의 거실 욕설이
가을야구의 밑거름이라면
얼마던지 해드리지요 ㅋㅋ
서산으로 이사오셨군요
아내 고향이 서산 운산면 마애삼존불이 있는동네라
자주 갑니다
마애삼존불 다녀왔어요
언제 오시면 차 한잔해요
그옛날에는
버스가 처마를 부수고 다녔던 작은 마을이 이제는 큰 현대도시가 됬죠
낚시를 좋아해서 자주 스쳐가는곳입니다
산업화로 가는 과정에
향수를 잊어버리게 되고
낭만의 시대는 저물었어요 ㅎ
서산 갯마을 이란 노래가 있지요
삼년 사셨으면 이제 정이 들었겠습니다
처갓집이 강원도 였는데
이제는 다 흩어져 버리고
여기에 정을 붙여야지요ㅎ
가을야구 그게 뭐라고 참.
그래도 오늘 스윕 ~~ !!
요즘 살면서 못볼꼴
많이 보고 삽니다요
두산에게 스윕이라니 ㅎ
손주에게 한화 유니폼을 입히고 싶어 하는 걸 보니
영락없는 할배가 되셨네요...
부러우면 손자 빌려드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