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늘어가는 배기량
최근 출시되는 바이크 엔진들의
배기량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은
여러분도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할리만 하더라도 과거 트윈캠 엔진
시절에 82 큐빅 인치였던 배기량이
88, 96, 103, 110으로 늘어 왔고,
최근 출시된 밀워키 엔진도 처음엔
107로 시작해서 110, 114로 늘더니
2021년 CVO Limited에는
117 엔진이 탑재되었습니다.
우주 명차라는 BMW GS 모델도
1980년 R80으로 시작했다가
R100, R1100, R1150, R1200을 거쳐
현재는 R1250까지 출시되었으며,
내년엔 R1300이 출시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듀카티, 스즈키 등의
스포츠 브랜드들도 배기량을
점점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배기량이 커지는 이유
왜 제조사들은 매년 새 모델에서
엔진 배기량을 키우는 걸까요?
물론 고출력을 원하는 라이더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배기가스 규제
기준을 맞추기 위한 겁니다.
이런 현상은 자동차 부문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으며,
근본 원인은 Euro 5, Euro 6 등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유럽연합(EU)의
배출가스 관련 규제 지침인
European Emission Standards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내연기관이 높은 출력을 내려면
엔진 회전수(RPM)를 높여야 하는데
RPM을 높게 쓰면 쓸수록 흡입되는
공기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에 따라
배기가스의 양도 함께 늘어납니다.
고출력을 원하는 라이더들의 바람과
환경 규제라는 상반된 상황에서
결국 제조사들은 높은 RPM을
쓰지 않으면서도 고출력을 낼 수 있는
고 배기량 엔진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왜 바이크에는 터보가 없는가?
자동차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RPM을 높게 쓰지 않고
고출력을 내는 '터보(Turbo)'라는
장치를 활용해 왔습니다.
터보는 '터보 차저(Turbo Charger)'의
줄임말로 자연 흡기보다 더 많은
공기를 엔진에 강제적으로 넣어주어
출력을 끌어올리는 장치입니다.
자연흡기를 사용할 때보다
배기량과 기통 수를 줄이면서도
성능과 연비는 같거나 더 높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운사이징
엔진에 많이 장착됩니다.
하지만 바이크는 네 바퀴가 지면에
평평하게 닿아서 회전하는
자동차와는 달리 커브에서는
타이어의 일부만 지면에 닿기 때문에
그립력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순간 출력을
높이는 터보 차저를 사용하면
슬립이 나기 쉬우므로 위험합니다.
Honda, Suzuki, Kawasaki 등의
스포츠 바이크 브랜드들이 80년대에
터보 바이크를 선보였으나
이들은 고배기량 엔진보다
결코 빠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메이커들이 터보 바이크를
출시했던 이유는 단지 자신들이
바이크에도 터보를 장착할만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마케팅 목적이 더 컸습니다.
결국 이륜차의 이런 구조적인
취약점 때문에 바이크에서는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하면서
고출력을 얻으려면 엔진의
배기량을 늘이는 것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것입니다.
탄화수소와 바이크 성능
바이크는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유로 5의 규제를 받습니다.
유로 5는 유로 4에 비해 더욱 강화된
기준을 요구하고 있으며,
특히 비 메탄계 탄화수소의 양을
규제하기 때문에 엔진 설계자들에게
더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구분 | Carbon monoxide (mg/km) | Total hydrocarbons (mg/km) | Non- methane hydrocarbons (mg/km) | NOx (mg/km) |
Euro4 | 1140 | 170 | Not legislated | 90 |
Euro5 | 1000 | 100 | 68 | 60 |
유로5 규제로 큰 타격을 받는 것은
고성능의 슈퍼 바이크들입니다.
이런 바이크들은 높은 RPM에서
고 출력을 얻기 위해 밸브가 열리는
시간이 비교적 길게 세팅되는데,
이런 특징이 저 RPM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면서 탄화수소의
배출량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BMW는 신형 S1000RR에서
탄화수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엔진 풀 체인지와 시프트캠(VVT)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출력을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인기 모델
탄화수소의 양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효율이 높은 촉매를 사용하는
것인데 가격이 워낙 고가인 데다,
엔진의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기 전에는 촉매의
정화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입니다.
특히 고 RPM를 사용하는 고성능
스포츠 바이크는 밸브 오픈 시간이
길기 때문에 불완전 연소된 가스가
많이 생기고 탄화수소의 배출량도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엔진 상태에 따라 밸브의
개방 시간을 조절하는 가변 밸브 등의
기술 개발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촉매의 사이즈를
키우는 것인데 이렇게 하려면
우선 제조원가가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그리고 차에 비해 차체가 작은 바이크에
커다란 촉매를 장착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 또한 고민거리입니다.
또한 외관을 중시하는 할리와 같은
크루저 계열의 바이크들이 유로 5의
기준을 맞추려면 배기 파이프 중간에
엄청 뚱뚱한 촉매를 넣어야 하는데,
바이크 디자이너나 유저들이
과연 그런 모양새를 받아들이지도
여전히 의문입니다.
그래서 할리 스트리트 750 모델처럼
엔진 구조 상 유로 5의 기준을
맞출 수 없는 모델들은 아쉽게도
2020년을 끝으로 단종되어
더 이상 신차를 볼 수 없습니다.
유로 5와 바이크의 미래
바이크는 자동차에 비해 유로의
규제에 대응할만한 선택지가
별로 많지 않기 때문에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하면서도 고성능 혹은
멋진 배기 사운드를 지닌 엔진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결국 할리 모델 중 최근 자취를 감춘
일부 모델들처럼 판매 부진이 아니라
유로의 배출가스 기준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사라지는 브랜드가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결국 저성능의
조용한 바이크나 화석 연료를 쓰지 않는
전기 바이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
예견하기도 합니다.
첫댓글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펀치형님.,
좋은정보 잘 보고 갑니다~~^^
공부하시는 펀치님 덕에 좋은 공부 합니다. 감사합니다.
캬브의 수입은 전혀 불가능 하군요 ~ 쌈박질만 하면서 씰데없이 유로 그거는 앞서가는듯 합니다
아하. 또 하나 배우고 갑니다
이제 배기음 소리는 스피커로 대신 해야 할시대가 온듯 합니다 ㅎㅎ
그래서 전 103 큐빅이 쵝오라 생각됩니다..
존정보 감합니다~^
결국 할리데이비슨도 전기모터로 가고
배기음은 스피커로 듣게 되겠군요
공부하는 라이더 좋습니다.
좋은정보 감사 합니다.
좋은정보 배웁니다^^
유로기준을 만든 이유가 꼭 환경 때문 만은 아닙니다. 인류는 몇번의 에너지의 이동이 있었는데 이건 바로 자본의 이동을 말하는 것이죠. 결국은 환경이 아니라 ‘돈’ 때문입니다. 돈 돈 돈 돈 💴 ㅎ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
그랬구만...
많이 배우네...
최곱니다-
좋은 정보 항상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