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일터에 나오는데 길건너 전봇대 밑에서
한 아저씨가 모자와 썬그라스를 쓴채
불편한 몸짓을 하는게 슬쩍 보였다.
칠십은 훌쩍 넘었을 법한데 '왜 저러시지?'
무심결에 지나쳐 들어와 다시 내다보니 아직도 같은 모습.
'운동을 다녀오다 갑자기 다리가 불편하신건가?'
눈을 치켜뜨고 자세히 바라보니
삼선 슬리퍼 한짝이 끊어져 난감해 하는 중이었다.
얼른 책상을 뒤져 송곳과 펜치, 그리고 가는 철사를 찾아들고
아저씨와 눈이 마주칠 때 이리 오시라 손짓을 하였지만
아저씨는 내 손짓을 보지 못했고 자꾸 무언가 하려 애쓰기만 했다.
몇 번의 손짓과 나의 소심한 외침을 듣지 못하여
내가 막 길건너로 다가서려는 순간,
갑자기 아저씨가 허리를 굽혀 움직이다가
유유히 가던 길을 다시 가시는 것이었다.
'응?'
가시는 뒷모습을 바라보니
아저씨의 손에는 벗은 양말과 슬리퍼가 들려져 있었다.
마치 어디서 부터인가 맨발걷기를 하는 중이었던 것처럼.......^^
첫댓글
ㅎㅎㅎ
나른한 오후
스크린으로 본다면
딱 두 세 컷트의 장면 그대로
둥실님께서 잘 연출하여 주신 덕에
옛날 각시 때
시장 다녀오다
끈 떨어진 신발 앞에 가다서다
서다가다 하다가
골목길에서 신발 벗고 냅다 달리던
일이 생각나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ㅎㅎ참신한 융통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밤에는 이제 좀 잘만해졌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맞이하세요^^
고딩 졸업전 우리가 가장 갖고싶은것 둘은
왕골 마이&바지세트와 끝이 뽀족한 칼코구두였어요 왕골이란 골이 굵은 골덴베입니다
칼코구두는 그때 유행하던 끝이 뽀족한 구두입니다
그렇게 입고신고 서면 지하도를 걸으면 따각따각~ 들리는 내 구두소리가 너무 환상적이었어요
서면 지하도 안에서 몇넘이 만나기로 한 날
한친구가 다리를 절면서 오더군요
오다가 다쳤나? 니 와 다리를 저노? 했더니
애가 깜짝 놀라는겁니다
알고보니 그넘도 환상에 빠져걷다가보니
구두굽이 한쪽 떨어져나가서 지가 다리를 전다는것도 의식못한거였어요
달고보니 엉뚱한 댓글이군요
요즘 선도가 쫌 떨어집니다^^
그래도 요즘 가장 신선한 선도이십니다.^^
저는 꿈도 꿔보지 못햇던 모습입니다.
입버릇처럼 말하는'서울촌넘'이죠.ㅎ
더운 여름날씨도 견디다보니 아침 저녁으론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건강한 가을 맞이하세요^^
ㅎㅎ 그분 난감 하셨겐네요
무심히지나칠뻔했는데
관심주신 둥실님도 이쁜맘이구요
양말까지 벗어들고 맨발로 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신박한 대처방법에 대단하단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신발과 양말도 짝짝이로 신고는 ,그걸 구태여 요즘 트랜드랍니다.
개성 있는 것처럼 ㅎㅎ
난감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넘기는 모습은 제입장에선 많이 배워야 할 융통성이었습니다.
흙길이 아닌 것이 조금 이상? ㅎ
그래도
좋은일 하신거죠
남을 배려한다는것이
혼자 상황을 수습하고 떠나서 도움을 주진 못했습니다. ^^
집에서 멀쩡하던 양말이
남의집 들어갈때 구멍났으면
애써 감추느니 한마디 합니다
나 돈없어 양말도 못산다고
하나 사주라고ㅎ
저는 그럴 배짱이 없어서
어떡하던 뒤로 당겨서 구멍난게 안보이게하려 애썼을 거 같습니다.^^
샌들과 끈 슬리퍼 비올 때 신고 나가 낭패스런 기억이 ㅠ 누구나 한번 쯤 겪어 보았을 듯요
대개들 경험이 있으신가 봅니다.^^
난감한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