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추위가 더해가는 12월 12일 전주지역 법조인 불자 4인이 모임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법조인 포교에 나섰다. 전주지법 지관엽 판사(45) 전주지검 최순형 검사(38), 이기선 검사(35), 전주지방변호사회 임익성 변호사(41) 등이 이날 모임에 참석한 면면들이다. 이들이 결성한 모임의 이름은 '담마(Dhamma)회'. 팔리어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뜻하는 이 단어를 모임의 명칭으로 정한 것은 부처임 당시의 수행법인 위파사나 수행법과 초기경전을 통해 부처님의 근본정신을 전하겠다는 의미에서 붙인 것이다.
이들은 '담마회' 결성 첫 사업으로 스리랑카에서 '아라한'으로 추앙 받고 있는 난야난다 스님의 책을 번역해 보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지도법사로 있는 서울 연희동 연방죽 선원의 무구법사를 12월 18일 스리랑카로 떠나 보냈다. 이미 난야난다 스님에게는 허락을 받아논 상태. 스님은 판매하지 않고 법보시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조건으로 자신의 책 2권의 번역을 허락했다.
책이 번역되는 데로 먼저 사법연수원에 보급하고 나머지는 각 법조계에 기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500여 만원에 이르는 재원도 마련했다. 이들은 또 내년 서울 연희동 연방죽 선원에서 법조인을 대상으로 팔리어 강좌도 개설한다. 인도에 유학해 팔리어를 전공한 제연 스님이 강의를 맡기로 했다.
판사, 검사, 변호사 등 직분상 서로 만나기가 수월치 않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모임을 결성한 것은 전주지검 최순형 검사가 본사 기사를 보고 전주지법 지관엽 판사에게 전화를 걸면서 비롯됐다. 이들은 서로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만남을 갖고 올바른 수행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여기에 불교에 관심이 많은 전주지검의 이기선 검사와 임익성 변호사가 가세하면서 자연스럽게 모임으로 이어졌다.
"올바른 수행과 불법을 만나기 위해 금강경 독송에서 참선 수련까지 해보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렵기만 할뿐 참된 불교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지요. 후배 법조인들은 이런 오류를 겪지 않고 불법의 세계로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 모임 결성의 이유입니다."
최순형 검사는 "전주지역 법조인을 중심으로 결성한 이 모임을 전국적인 모임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뜻 있는 법조인들의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