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우유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가공 시유 부문에 투자를 늘렸던 유가공 업체들이 시장에 한계를 느끼자 흰 우유의 품질을 보강하는 등 경쟁력 제고를 통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햄우유의 ‘검은콩우유’를 필두로 각종 기능성을 강조한 가공우유들이 앞다퉈 출시되며 침체된 우유 시장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넣었으나 지속적인 수요 창출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유업체들이 ´기본에 충실한다´는 자세로 각종 기능성을 보강하거나 유지방을 감소 또는 제거한 흰 우유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원유 중의 공기와 이미, 이취 등을 완전 제거해 우유 고유의 맛을 살렸다는 남양유업의‘맛있는우유GT’가 그 대표적인 제품. 지난 8월 출시한 ‘맛있는 우유 GT’는 3주 만에 하루 판매량이 100만개가 넘는 대박을 터트렸다. 남양유업은 여세를 몰아 ´맛있는 우유 GT’의 학교급식과 가정 배달 판매를 더욱 강화해 하루 판매량을 150만개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셀크´와 ´미즈´를 내놓았던 서울우유는 제품명보다는 기업 브랜드 이미지가 강한 점을 십분 활용해 이와 연계한 홍보 판촉으로 시장 넓히기에 들어갔고 매일유업도 지난 2002년 3월 초 약 250억원을 투입해 선진국형 무균화 공정인 ESL 시스템을 사용한 ‘ESL’ 시리즈 우유의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업체들은 특히 기존 기능성 물질을 첨가하는 방식에서 최근에는 웰빙 바람과 다이어트 열풍에 편승해 ‘뺄건 빼고 더할 것은 더한다’는 기치 아래 지방 함량을 줄이거나 아예 제거한 저지방, 무지방 우유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해태유업과 파스퇴르 유업은 최근 지방을 아주 제거한 ‘지방제로’와 ‘팻프리’를 각각 선보였다.
‘지방제로’는 다이어트를 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만든 제품으로 지방을 없앤 반면 기존의 우유에 들어 있지 않는 식이섬유를 첨가하고 비타민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며 ‘팻프리’는 우유의 맛을 결정하는 유지방을 제거한 대신 우유 입자의 농도를 높여 원유의 깊은 맛을 살리면서 기존 우유보다 10% 정도 더 음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이 밖에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도 저지 방우유를 출시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는 25억원 정도로 미미한 실정이다. 그러나 업체들은 기존 저지방 우유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맛을 개선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 아래 웰빙 바람을 타고 무지방 우유 시장까지 노려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칼슘이나 성장 인자를 강화한 우유 제품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건국우유는 젖소의 대사 메커니즘을 이용, 항암성 물질인 CLA를 젖소에서 직접 천연적으로 강화한 ‘헬스 플러스’에 이어 최근에는 씹어 먹는 개념의 우유 제품 ‘뼈사랑 포켓밀크’를 내놓았다.‘뼈사랑 포켓밀크’는 칼슘을 강화, 우유를 정제 형태로 만든 것으로 하루 5정으로 우유 한 잔의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연세우유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에 출시한 ‘연세 자녀 사랑 키박사 우유’ 는 이 회사의 총시유 판매량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 성장 발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하이키한의원, 키박사닷컴과 연세대에서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은 어린이의 신체 발육과 두뇌 성장을 고려해 키클릭 혼합 엑스 분말과 뇌 기능 성분인 DHA 등을 강화했다.
한편 지난해 백색우유는 0.5% 신장한 데 비해 가공유는 전년 대비 31%나 급증했지만 물량 면에선 가공유(42만6372톤)가 흰 우유(136만8450톤)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검은콩우유를 비롯해 호두우유, 발아현미우유 등 가공유를 잇따라 내놓은 서울우유의 경우 가공유가 하루 140∼150만개 팔리는데 비해 시유는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700만개나 팔리고 있다.(식품음료신문12월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