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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못가는 조한기에 소파에 뒹굴뒹굴 하면서 모듬 영화를 골라보거나
지난 프로그램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게 인터넷TV의 장점입니다.
디질나게 추운 지난 연말 휴일에 하나로TV를 보다가... 일부러 찾아서 본 건 아닌데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인간극장이라는 KBS 다큐멘터리 프로를 보게 되었습니다.
대학 1학년에 입학한 여학생이 암으로 죽어가는 엄마의 마지막 며칠을
함께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마 6년전인가? 중학교때 역시 암으로
돌아가시고 이어서 엄마마져 몇달을 넘기지 못할거라는 시한부 암 진단을 받았지만
엄마는 세상에 혼자 남게 될 딸이 걱정돼서 딸내미가 대학생이 될 때가지만 딸을
지켜주겠다고 약속을 하며 힘든 투병생활을 2년 넘게 견뎌 냈습니다.
마침내 작년 봄에 딸은 대학교에 입학을 했고, 약속을 지킨 엄마는
인간극장 프로그램 녹화를 시작한 그 다음날 돌아가셨습니다. (1,2부 줄거리)...
여기까지는 혼자 살아가야 할 학생이 안쓰러운 마음은 들었지만 ...
우리가 삶을 살다보면 인생이란게 어디 내 맘대로 죽고 싶을 때 죽고
내가 살고 싶을 때까지 사는 겐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강요섭신부님의 사목활동중 여러사람의 임종에 대한 묵상을 공감하면서 부터
죽음에 대한 의미가... 감상적이라기 보다는 주님께서 살아서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영성적인 삶을 살도록 도와주시는 가르침이라는 믿음이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내 주변을 돌아봐도 철부지 꼬맹이를 두고 불의의 사고나 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나 후배들이 많아, 객관적으로 보면 그 쪽이 안타깝기는 더 합니다.
어찌되었건 딸이 대학생까지 되었으니 불행중 다행이라고 위로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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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주, 역시 디질나게 추운 날씨라 송어플라이를 포기하고 후편을 시청했습니다.
근데, 멍청하게 보다 보니까 새미가 다니는 대학교 교정이 눈에 많이 익습니다.
작년 봄에 촬영한 사진이니까 봄꽃도 드문드문 보이고 잔듸도 보이는데...
아하~딸내미가 다니는 학교입니다.
3년전 봄에 봄축제때 우리 식구가 갔을때 동아리 학생들이 먹거리 장터를 열었고...
집사람, 아들내미와 함께 딸내미 서빙을 받아가며 파전과 도토리묵, 그리고 보쌈을 시켜
소주 세병을 마셨던 그 대학입니다.
그때 많이 팔아주는 학부모 VIP로 인정받아 서비스로 부침개를 한판 더 얻어 먹었습니다.
그 다음해에도 아들내미와 집사람과 함께 가서 잔듸에서 한곱뿌 했던 곳입니다.
딸내미와 학과는 틀리지만 같은 대학의 2년 후배가 그 인간극장의 주인공이었던 것입니다.
갑자기 딸내미와 새미가 오버랩이 되면서 TV 스토리에서 내 주변의 얘기로 변했습니다.
대학생 딸내미와 아들내미를 키워 보니 대학 졸업시키기 위해 부모들이 얼마나 힘들고
신경쓰이는지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한학기 등록금 내고 나서 돌아서면 다시 등록금고지서가 옵니다.
또 학기중에는 전공별 학회모임도 있고, 전공별 현장답사도 일년에 두번씩은 있습니다.
거기다가 친구들과 함께 인생고민과 진지한 대화를 위해 술도 한곱뿌 해야 하고...
그 다큐를 보니까... 새미는 힘이들고 고생은 하겠지만, 의연히 잘 할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병간호를 해서 세상에 적응하는 기회가 많지는 않았을텐데도
내가 보기에 아주 아주 예쁘게 잘 커가고 있었습니다. 파이팅 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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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혼자서도 잘 하겠지만...
그동안 다른 또래 친구들이 겪지 못했던 힘들었던 추억은 마음속 깊이 묻어두고
우리 딸내미처럼 밝게 자라서 세상을 사랑하며 살기를 바라며...
내가 할수있는 방식으로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알아보니 그 사이 또 어떤 이가 새미를 이용해서 장난을
쳤습니다. 새미 얘기가 방송에 나간후 가짜 후원계좌를 열고 의심스런 모금을
하였다고 합니다. 비록 방송사의 도움으로 크게 피해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사회적 동정심을 이용한 파렴치한 사기행각입니다.
하기야 멀쩡하게 군대간 아들이 사람을 팼으니 합의금 보내달라는
보이스피싱도 있는 세상이기는 합니다.
그래서 인간극장 제작진 담당PD가 유사한 피해를 조심하라는 충고와 함께
다른 경로를 통하지 않는 새미의 계좌를 안내해 주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내 이름으로 수녀님이 운영하는 자애복지원이나 불우시설 등에 조금씩
후원금을 보내고는 있지만...실상은 내가 아니라 집사람이 하는 후원입니다.
처음에는 거창하게 내가 다 할 듯이 시작하고 두어번 후원하고 난 뒤에는 슬그머니
빠져버리고...집사람이 매달 살림에서 절약해서 꼬박꼬박 챙겨서 보내줍니다.
그리고, 매년 연말이면 세금정산용으로 연간 후원명세서가 또 꼬박꼬박 집으로 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내가 지출하는 용돈에서 응원금을 만들고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근데...어차피 직장생활하는 샐러리맨의 여유래야 뻔합니다.
뭔가를 빼거나 줄여야 조금의 여유가 생기는 형편은 누구나 다 똑같습니다.
내가 줄일수 있는 건 낚시, 담배, 술인데...어는 것 하나 뼈아픈 결심이 필요한 종목입니다.
낚시 안가기는 상상도 못하겠고, 삼십년을 피워온 담배도 정이 들대로 들어 칼같이
싹둑 자를수 없으며 조직생활을 내생활로 아는 입장에서 술도 없앨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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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큰삼촌이라 생각하고 매달 일정액을 응원키로 오랫만에 착한 결심은 했는데...
액수가 고민이 됩니다. 5만원은 그나마 부담은 덜한데 새미에게 보탬이 안될 것 같고,
10만원은 학생에게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딱 담배만 끊으면 적당한 액수이기는 한데,
낚시-담배- 술 모두 하면서 계속 유지하기가 자신없는 금액입니다.
고민하다가 중국영화에서처럼 중간선을 잡았습니다.
77,000원...담배도 술도 조금 줄이고, 낚시도 조금 싸게 절약하고...적당하게 자신이 섭니다.
연말부터 담당PD가 가르쳐준 본인 계좌로 이체를 시키고, 설날에는 조카들에게
주는 액수만큼 세배돈을 줬습니다. 앞으로 무슨 행사가 있는지 잘은 모르지만
딸내미가 하는 패턴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ㅋㅋ
마음을 정하고 실천에 옮기고 나니 실제로는 내가 더 편안한 주님의 격려를 받았습니다.
내가 조금 더 아끼고 나누면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위로가
되고 희망을 심을 씨앗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내 몫으로 움켜쥐기 위해 살아가려면 세상이 너무 힘든 무대가 됩니다.
내 몫을 포기할때 비로소 더욱 큰 풍요로움이 함께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때가 많습니다.
매일 읽고 있는 성경책의 신약성서, 구약성서 모두를 요약하면 <사랑>두 글자라고 합니다.
비록,
새해들어 낚시, 담배, 술 어느것도 끊겠다는 결심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결심만은 올 일년동안 쭈욱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조금 힘들면 그만둘까하는 유혹을 이길수 있도록 주님과 성모님의 도움을 빕니다.
첫댓글 새민이가 따님의 후배라는사실도 우연이 아니 것 같습니다. 꽃삽도 정신요양원을 자주 갑니다. 갈때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여자가 "아빠 왜 이제 왔어요" 하고 웁니다.가슴이 메어오고 금방 심장이 멎을 것 같아집니다. 의지못하고 보호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너무나 많은 나라입니다. 님께서 사회에 봉사하시는 일들이 모두 어여쁜 꽃들의 밑거름이 되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를 달게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통하면 다 가족같은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전에 꽃동네에 가서 만났던 한 소년이 그러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한달이내에 하늘나라로 갈것 같은 그 소년이 제가 서툰 솜씨로 산소공급기를 조절하자 그러더군요..."아저씨, 그러면 큰일납니다." 그때 큰일의 의미를 곰곰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멀었지만 근래에 와서야 큰 일의 의미가 사람마다 다르다는걸 깨달았습니다. 대부분 내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게 되는데, 한 발 물러서서 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눈물겨운 방영입니다. 우리나라도 병과 교육에서 국민들이 자유로워야 하는데... 아직도 선진국을 따라가려면 요원 항 것 같습니다. 선진국이 아니더라도 복지와 교육행정은 국민이 혜택을 받는 복지국가가 되도록 수행 돼야합니다. 특히 암같은 병은 국가 산업에 발병원인이 크다고 봅니다. 교육도 태여나면 국민이 교육을 받고 싶으면 대학까지 졸업하도록 정부가 돌보와야 합니다. 이 것이 국가를 발전시키고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위정자들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당장 들어가는 재원을 드는데 그 것은 국가경제로 시야를 넓게 보면 비용이 전혀되지 않습니다. 사회로 환원되기 때문입니다.
윗 글과 같은 일자리 창출교육에 투자하는 계획을 호주총리가 발표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이기도 합니다만 놀라운 안목입니다
chofran님은 책을 쓰셔도 되겠습니다.좋은 일을 참 많이 하시네요.. 저도 베풀면서 살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인데..아줌마부대가 그렇듯이 잘 안되네요.새미의 사연은 참 안타깝습니다.대통령께서 보시고 좋은 직장이라도 특채로 나중에 구해주셨으면 좋겠네요
부끄러운 칭찬입니다. 제 주변에는 큰 사랑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만, 저 같은 경우의 환경에서 제 나름대로 할수 있는 수준의 실천을 하기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전에 지하철 계단에서 광고 전단지를 나눠주는 할머니를 봤는데...대부분 피해 가더군요. 한장씩 만 받아주면 그 할머니의 일당을 도와주는 일일텐데요...예쁜이님은 아줌마부대의 참다운 힘을 아직 못느끼시나 봅니다. ㅎㅎ, 아줌마가 성질내면 대한민국이 흔들립니다. 제가 성질내면 이웃에게 꾸중을 들을 뿐이고요...
chofran님께서는 훌륭하신 논문 작성자이십니다. 문장이 부드럽게 전개돠시고 기승전결이 뚜렷합니다. 테마 설정도 극적이십니다. 님의 글의 큰 장점은 가식이 없고 진실됨이 우리를 끌어드립니다. 지키시지 못할 약속을 지키시겠다고 하시는 폼이라든지? 우리와 동질감으로 같이 구르는 매력이 있으십니다.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꽃삽 어딨지?
좋은 마음으로 읽어주시니까 좋게 보이시는 거지요. 그냥 한 테마가 생각나면 가능하면 가식은 더하지 않고 있는 대로 표현하는게 이웃에 대한 글 예의인것 같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고 있습니다. 특히, 꽃삽님처럼 이해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리지만... 아마, 제가 누군지 모르는 분들은 자다가 봉창 긁는 얘기도 많겠지요?...하지만, 이웃은 서로 알고 이해해주니까 다 좋게 받아주시는 거지요...감사합니다.
예쁜이님 도 많이 베프셨기에 그 여덕이 환원되아 돌아올 것입니다 십년농사는 나무를 심고, 100년 농사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많은 인재를 키우셨습니다. 이제 더 키워 나가셔야합니다. 샤프란 님을 본 받으세요... 고운 글에 감사드립니다 꽃삽 어딨지?
ㅎㅎ 예쁜이님과 꽃삽님의 칭찬은 과찬이십니다. 낚시를 다녀오면 조행기를 쓰던 버릇대로 쓰고 있습니다. 꾸밈보다는 진솔된 이야기로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이 글도 자랑이 아니라 주변에서 저보다 더 좋은 여건인데도 나눔의 방법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 행동의 과정과 방법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썼읍니다. .인터넷 익명의 장점을 제가 긍정적인 의도로 좀 이용했다고 이해해 주십시요.예쁜이님은 저보다 더 확실하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줄 노하우가 있습니다. 예쁜이님이 키운 제자들은 분명 저 보다 더 예쁜이로 클 겁니다.ㅎㅎ 더불어,꽃삽님의 실천하는 가르침도 제게는 나침반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샤프란님 멋지시다 가족이 모두 미남 미녀라고 하던데 마음씨마져 예쁘시네..... 담배 끊는 약속 여기에서 선언 하시면 끊으실 것 같은 데... 해보세요.... 담배가 쓸 것입니다
ㅎㅎ 사실...작년 연말에 금연을 계획했었는데, 회사에서 골치아픈 조직개편이 있어 결국 시작을 못했습니다만 곧 시작해 볼까 합니다. 마지막 꽃샘추위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