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先入見) 또는 선입관념(先入觀念)이라고도 한다.
사물 ·사항 ·인물 등에 대해 미리 접한 정보나 자신이 처음 접했을 때 가진 지식이
강력하게 작용하여, 그들 대상에 대해 형성되는 고정적이며 변화하기 어려운 평가
및 견해를 말한다(네이버 사전 검색)
아침마다 뭘 그리 꾸물거리는지, 큰 녀석 나갈 때 보면 가방은 한쪽 어깨에, 양말도 한 손에, 채 입지
못한 겉옷은 팔에, 양말 든 손으로 반대편 와이셔츠 단추 채우며 '다녀올게요' 한다.
어제는 버스 놓칠뻔 했단 말을 들은 터라 오늘은 조금 서둘러야지 했더니만,
식탁에 졸린 눈 비비고 앉아 하는 말이 '버스 5분마다 있어요' 한다. 어제와는 달라진 말에
'야, 버스 5분마다 있어도 니가 그 시간에 타는 버스는 늘 한 대야, 그치?'
그러고도 맘이 안 놓여 나는 며칠 전 녀석과 대화를 떠올리며 '긍정의 뜻' 을 재차 확인시킨다.
"한솔아, 긍정적이란 말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게 아니라 되게끔 한다는 말이야.
이래도 저래도 좋다는 건 긍정적이 아닌, 게으른 태도일 수 있어. 얼른 준비하고 그 차 타도록 해,응?"
그래도 착한 녀석이라 내 말에 토달지 않고 얼른 준비하고 나서는 시간을 보니 어제보다 이른 시간,
녀석의 긍정적 태도가 마음에 드는 아침이다.
걸레질을 하며 이생각, 저생각 하다 낱말의 의미에 대한 선입견이 참 무섭단 생각이 든다.
나는 하도 '부정적' 이란 평가를 받고 살기 때문에 긍정과 부정, 옳음과 그름, 같음과 틀림... 등의
말의 의미를 깊이 검토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지만 그것이 오히려 내 선입견을 부수는 데 일조를
했음을 감사하기도 한다.
'전교조' 라는 꼬리표를 달았는지도 나는 몰랐는데 '넌 전교조 꼬리표 떼고 간다' 는 말씀에
'아하, 내가 전교조 꼬리표 달았었구나' 알았고 그 꼬리표가 그렇게 무서웠던 거구나 알았고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무서운 꼬리표는 달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지난 1월 내신 마지막 날, 옮길 학교를 물색하던 후배의 선입견 섞인 물음 - 언니,
그 학교 누구 알아요? 전교조라던데? 들리는 말로는 그이 때문에 분위기 엉망이래.
그래서 난 그 학교 못 가겠네- 라는, 교감선생님도 들으시란 듯 내게 향한 물음에 그렇게 대답했던
것이다.
" 누구? 나 그이 몰라, 잘. 이름만 들은 것 같은데... 내가 듣기로는 그 학교 분위기 나쁜 건 그이
때문이 아니라 교감 때문이라던데? 안 그래요, 교감샘? 교감샘이 그러지 않았나?"
엊그제 불려나간 뒷풀이 자리에서도 그 끝없는, 누구도 정확히 아는 바 아닌 선입견을 너무
쉽게 옮겨놓음을 보고 내게도 그 선입견에 '긍정' 하길 바라는 이의 선입견을 부숴버렸다.
" 몰라, 나는... 그 사람이랑 지내보지 않았으니 뭐라 말 못하겠네. 근데 내가 살아본 누구한테
내가 잘못한 일이 있다는 건 알아. 그 일 너두 알지? 그건 내 잘못이었어." 라고...
모르겠다.
내 한마디 말에 그이의 선입견이 부숴지리라곤 기대하지 않는다.
내게 대한 선입견도 지독히 단단한 그를 아니까.
하지만 그렇게 말함으로써 내 스스로의 선입견은 부숴진 것을 알 수 있었으니
나를 위하여 자꾸만 부숴내야 하는 게 선입견 아닌가 싶다.
첫댓글 미리 듣지말고 내용 알려하지 말고 하는데두 인간에 대한 말들은 굴러다녀 들어버리곤 선입견에서 나오지 못하고 흐린 판단으로 사는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