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 빨리 찾아오는 의약품 품절과 약국 불편. 하지만 약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다림바이오텍의 '디카맥스'를 두고 한 달여간 벌어진 골다공증 치료제 품귀 현상이 약국가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유에서다.
이미 타 제약사의 품목까지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향후 유사하게 벌어질 수 있어 이런 사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폐경기 증후군 및 골다공증에 쓰이는 의약품이 품절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탄산칸슘/콜레칼시페롤 제제의 품귀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25일 동인당제약이 제조한 13종의 위탁품목 가운데 자주 처방되던 다림바이오텍의 '디타맥스1000정' 등이 포함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동국제약의 '비카페롤'(7월 1일 전까지 비카맥스로 판매) 등의 제품 역시 자연스레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당초 해당 제제는 지난 1분기부터 시작된 호르몬제를 시작으로 사실상 품귀가 예정됐던 상황. 골다공증 치료제의 경우 장기복용이 필요한데 기존 환자들이 자주 복용하던 바이엘코리아의 '안젤릭정' 등 호르몬제의 품절이 시작되자 타 제품과 티볼론 성분 제제 등이 연이어 자취를 감추면서 자연스레 도미노처럼 품절 사태가 이어진 것.
하지만 약국가 안팎에서는 제제가 충분한데도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디카맥스 등의 제품은 이미 재고가 충분해 공급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다수 유통업체에 내용을 문의한 결과 상당수의 업체가 디카맥스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 제제는 동인당제약이 아닌 삼남제약과 자사 생산 제품. 회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의약품이다.
하지만 해당 약은 현재 DUR 내 급여중지상태로 나와 실제 제품을 유통할 수 없는 상태다. 특정 로트가 아닌 품목 단위로 중지할 수 있는 체계로 인해 나온 불편인 셈이다.
디카맥스는 골다공증 치료를 위한 비타민제 중에서도 많은 처방이 이뤄지는 품목. 자연스레 대체 품목을 찾다보니 동국제약, 코스맥스파마, 영진약품 등 동일 제제를 만들고 있는 회사의 의약품도 품귀를 맞게 된 것.
더욱이 약국가에서는 유사성분 등으로 처방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품목이 있지만 역시 DUR 등에 막혀 있어 조제가 불가능한 상황까지 있다고 말한다.
품목 내 일부 제조번호의 문제로 전체를 판매할 수 없고, 약을 구할 수 없는 약국은 조제에 불편함을 겪는 상황.
더 큰 문제는 원료 자체의 문제로 일부 품목의 경우 실제 재공급 시점을 잡지 못한 채 품절을 선언한 곳이 있다는 것이다. 예상 외의 물량 소진에도 원료수급을 갑작스럽게 할 수 없으니 약국별로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품절의 사슬이 이어지는 셈이다.
다림바이오텍 측에 내용 확인을 위해 문의한 결과 "현재 문제가 됐던 위수탁품목은 6월 28일 회수 계획 완료 서류를 보냈지만 아직 조치 해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우리 제품은 물론 타사 제품도 없는 곳이 많아 약국과 환자가 의약품 부족에 따른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안전성을 위해 품목을 회수하고 조치를 하려는 것은 당연한 당국의 역할. 하지만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는만큼 업계에서는 더욱 빠른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회수예 대한 결과와 그에 따른 판매 가능조치는 회수 종료 이후 1주일 사이. 하지만 이례적으로 회수를 명쾌하게 끝낸 종근당도 높은 회수율을 기록하고도 최근에야 판매가 가능해지는 등 조치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약국과 환자의 불편은 더욱 늘어질 수 있다는 지적은 뒤를 따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있고, 물량이 있지만 약국에서 약을 구하지 못해 불편함이 커지고 있다"며 "조치가 빨리 내려지면 약국가에서의 불편함도 덜해지지 않겠느냐. 향후 이런 사례가 많아질 수 있는만큼 정부에서도 빠른 움직임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