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 만나고 왔습니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합니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둥실둥실 떠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꾸 창문을 열고 바라봅니다. 벌써 가을이 곳곳에 찾아듭니다. 대전 현충원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나러 갔습니다. 오늘은 아들과 남편까지 함께 가니 마음이 좋습니다. 큰아들 낳았을 때 두 달 가까이 산후조리를 해주셨습니다. 친정엄마의 지극한 사랑으로 산후조리를 잘했습니다. 그 아들이 서른이 되었으니 살아계시면 엄마가 얼마나 대견하고 사랑스러울까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계신 대전현충원에 손자랑 사위랑 딸이 아버지가 생전에 좋아하시던 맥주와 안주 엄마가 좋아하시는 귤을 사 들고 갔습니다. 참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기제사 때도 찾아뵙지 못하고 추석도 그냥 지나가고 엊그제 엄마 생신이기에 마음먹고 찾아뵙습니다. 예쁜 꽃이 화병에 꽂혀있어서 동생들 생각도 났습니다. 부모님이 돌봐주시는 덕분에 편안하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햇살이 잘 드는 곳에 두 분이 함께 계시니 마음이 편안합니다. 맥주 한 잔 따라드리고 귤도 잡수시라고 차려놓았습니다.
다음 주에 충남대학교에서 면접이 있는데 엄마가 계시는 가까운 곳에 취업이 되면 좋겠습니다. 잘 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마음속에서는 죄송하고 민망하지만, 자식일이라 그렇고 그런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너무 애쓰지는 않겠습니다. 인연이 닿으면 분명 잘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으며 차분하게 결과를 기다립니다. 그동안 신께나 부모님께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배웠습니다. 너무 애쓰면서 살지 말자. 억지로 갖게 해달라거나 원하는 것을 해달라고 떼를 쓰는 것은 안 된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을 배웠습니다.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마냥 서운할 일이 아니라,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좋은 일을 만들어놓고 기다리고 있음을 압니다.
어둑해진 동학사 근처에서 막내 남동생이라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아버지처럼 군인으로 25년째 근무하는 자랑스러운 동생입니다. 언제나 막내입니다. 이제 쉰셋이라는 말에 내심 놀랬습니다. 동생을 보니 마음이 풀립니다. 계룡산 아래서 더덕구이 한정식을 먹으면서 모처럼 동생 손을 잡고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커피는 다음에 마시기로 하고 서둘러 경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춘천으로 충주로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피곤합니다. 그렇지만 가족여행으로 즐겁게 다닙니다. 아들이 생각이 깊으니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죽지 말고 끝까지 견뎌내 주기 바랄 뿐입니다. 면접을 보면 다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마음 상해서 기죽는 것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무척 안타깝습니다. 끝까지 견뎌내 주고 좋은 결과가 분명히 있어서 꼭 필요한 자리에 불러줄 것을 믿습니다. 우리 그때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합니다. - 2022 10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