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장소 : 약사암
일 시 : 2023.03.23(목) 10:00
참 가 : 김상문 김영부 김재일 나종만 박남용 양수랑 장휘부 정원길 등 8명
불 참 : 강공수(개인사), 윤상윤(감기기운) 윤정남(부인동반 병원행) 이용환(치매 예방 글씨쓰기)
회 비 : 80,000원
식 대 : 64,000원(장어탕 6, 김치찌개 1, 청국장 1 등)
잔 액 : 16,000원
이월 잔액 : 443,000원
총 잔액 : 459,000원
비 예보가 있어서, 어제 “내일 애타게 기다리던 봄비 맞으며 갑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아침 일찍 윤정남에게서 전화가 왔다. 부인을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하여 부득이 불참하게 되겠노라는 전화였다. 이어서 윤상윤은 감기기운으로, 이용환은 치매 예방 글씨쓰기 한다고, 강공수는 혼자 시간 즐기기로 모두 4명이 불참하고, 다른 4사람(김상문 박남용 장휘부 정원길 등) 은 조금 늦게 오겠다는 문자가 왔다.
부곡정에는 오늘도 정다운 친구들이 만난다는 기대감으로 일찍부터 서둘러 도착한 김영부 김재일 나종만 그리고 양수랑 등 4사람이 모여 모닝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10시가 되어 산행을 시작하였다.
증심사로 오르는 산행로에는 우리 같은 등산 마니아들만이 눈에 들어왔지, 날씨 좋은 날에 비하면 눈에 띄게 탐방객이 줄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모인 친구들은 이미 서로 간에 마음이 일치된 사람들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우리들은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그냥 의무적으로 만난다. 등산을 못하게 되는 날씨면 만나서 이야기를 하더라도 만난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아무리 덥거나 춥더라도 쉬지 말고 만나자! 쉬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 <목요산우회>는 소멸되지 않고 명맥을 유지해 왔다. 그렇게 쌓인 것이 오늘로 600회 차이다. 이렇게 우리 모임을 앞장서 이끌어 온 김종국 윤상윤 그리고 양수랑 등이 그 사람들이다.
그런데 김종국이 자기 카니발 차에 우리를 싣고 전국을 돌아다녔던, 그 최고의 <여행 안내자>가 지금 걸음걸이가 부자유스럽고 경도 인지장애로 요양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눈물 나게 슬픈 일이다. 나는 김종국과 중국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많이 돌아 다녔다. 그래서 김종국은 나의 산행 사부(師傅)이다. 김종국이 다시 걸을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두 손 모아 비는 마음이다. 때로는 성격이 모나고 일방적이어서 김종국을 싫어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 증거로 김종국은 형님 자랑을 많이 하였다. 그러면 “아! 종국이가 지금 외로워서 그러는 구나!” 그래서 나는 항상 그를 이해하고 그가 외로워 할 때 많이 동조해 주었다. 그래서 인지 김종국은 나에게만은 모나지 않고 날을 세우지도 않았다. 돌이킬 수 없는 우리의 과거! 김종국을 생각하면 지난 날이 참 허무하다!
나종만이 정재남 이야기를 꺼냈다. 자기와 여러 가지 인연으로 얽혀 있다고 하였다. 우리와 오랫동안 산행을 함께 했던 정재남은, 부인의 지병 치료차 자식들이 있는 <송도신도시>로 집을 팔고 아예 이사를 가버렸다. 그는 20년 전, 퇴직 후에 살던 집을 헐고 새 건물을 올려서 1년이면 1억대의 임대료를 받았고, 20년이 지난 지금은 임대료 수입만으로(부동산은 재외하고) 20억대의 현금 부자가 되었는데, 건강하던 부인이 점차 인지장애가 심해졌다고 한다. 그래서 자식들이 살고 있는 송도로 이사하게 되었고, 24시간 밀착 요양으로 쾌유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더니, 갑자기 3월초에 부인의 부음을 전해 왔다. “재남이, 얼마나 허망한가! 믿겨지지 않겠지! 아니 믿고 싶지 않겠지!”, 평생을 희로애락을 같이 해 왔었는데, 이재 아내 없는 방에 누워서 흘릴 눈물, 하염없이 흐를 눈물! 그 정경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나에게도 머지않아 닥칠 일이란 걸 생각하게 된다. “재남이, 인간의 삶이 유한하니, 어쩔 수 없지 않는가? 아내가 생각나는 상황을 만들지 말고, 혼자 있는 상황을 만들지 말고, 많이 돌아다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상황을 만들어서 살다가 보면, 그렇게 세월이 얼마쯤 흐르고 나면 잊을 수 있을 걸세! 건승을 비네!”
최근까지 우리와 산행을 함께 했던 최문수가 역시 모든 신체기능이 노화되고 경도 인지장애로 산행을 쉬고 있고, 박호영은 독자 산행으로, 최영수는 아내가 하는 일 도우미로, 서부현과 정용진은 손자 양육 문제로 서울 경기지역으로 이사를 하였기 때문에 우리들과 산행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살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 덜어지지만 아무튼 각자 섭생을 잘하여, 건강을 유지하기를 빌어 마지않는다.
내려오는 길에 증심천의 물길을 살펴보았더니, 엊저녁부터 내린 비 때문인지 제법 세찬 물줄기를 내리쏟고 있었다. 매우 적은 양의 비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만물에 해갈을 할 정도는 내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 같아서는 방천이 날 정도로 큰 비가 내렸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우리 지역의 식수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나 혼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인류가 인공 강우를 언제부터 연구하였지만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연의 섭리를 인공으로 바꿀 수는 없는 것인가 보였다.
지난 주, 구례 산수유 꽃 축제에 갔을 때, 김상문이 각종 과자 한 보따리를 사와서, 우리들의 입을 즐겁게 해 주었는데, 고마웠다는 언급을 하지 못하였다. 늦었지만 고마운 마음을 다시 한 번 피력한다. 또, 정원길이 현장에서 산수유 젤리 사와서 강공수 차와 나의 차에 한 보따리씩 주었는데, 나는 운전하느라 깜빡 잊고 나누어 먹지 못했던 것을 오늘 가져와서 나누어 먹었다. 김재일도 특급 수제 녹차를 끓여 와서, <상위마을>에서 산수유 꽃을 구경하면서 목을 축였었다. 역시 세 분 친구들에게 늦게나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아침에 산행을 함께 떠났던 4사람이 약사암까지 갔다가 하산하면서, 늦게 출발했던 박남용을 만났고, 다시 부곡정으로 돌아왔을 때는 11시 40분이었다. 우리가 너무 빨리 돌아온 바람에, 정원길 김상문 장휘부 등 3사람이 아직 식당에 도착하지 못하였다. 12시가 되어 완전체가 되었다. 전 번에 장어탕을 시켜서 먹었는데, 참 입맛에 맞아서 좋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였다. 그래서 오늘도 다 같이 장어탕을 시켜서 먹었다.
박남용이 카톡으로 보냈던 <경북 퇴직교사들의 〇석열 퇴진 시위> 소식에 대해서, 김상문이 말로만 떠들고 실천하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들을 은근히 공박하였다. 그것이 사실이니 어찌 반박할 수 있겠는가! 김상문, 자기는 기꺼이 경북과 같은 시위에 퇴진을 주장하는 피켓이나 프랑카드를 써 주면, 그것을 들고 시위에 앞장설 수 있다고 포효하였다. 하지만 나는 말로만 떠벌이지, 김대중이 주장하였던 <행동하는 양심>을 실천하지 못하는, 용기도 없는 <못난 늙은이> 임이 확실하다는 반성이 되었다.
식사를 끝난 지 1시간이 지났어도 누가 일어나자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냥 헤어지기 섭섭한 모양이었다.
첫댓글 반가운 봄비 맞으며 강행한 벗들의 산행, 정담을 주고 받으며 건강하게 잘 다녀 왔다는 내용의 산행 후기 우리 아석 회장 열심히 썼는데 아무도 뎃글 올리지 않아 나라도 대신 해서 잘 읽었노라고 보고하네 우리 산행 친구들 중 컴퓨터 사용하는 친구가 석당, 월전 , 아석 , 동명 휘부, 그리고 박교수 정도 되는 것 같아 짐작컨데 열심히 쓴 후기 잘 보았네 감사
앞날 저녁부터 감기 기운이 보였는데 우천이 건강에 해를 끼칠까 봐 집에서 쉬기로 했는데 많은 친구들이 모여 정을 나누었네요 그려!
과거의 추억을 더듬어 쓴 글줄들이 그립고 아름다웠던 추억을 새롭게 해주네요
김종국. 최문수. 정재남. 정용진. 최영수. 박호영. 노승남 친구들은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목요산우회에 참여하며 신변 문제. 가정사 문제 이야기를 해도 다 들어 주고 애로사항 조언까지 해주는 우리 동호인들의 친절과 배려에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인격 모독을 하는 친구도 이제는 없고, 언쟁을 할 친구도 없이 , 오직 상대를 배려해 주는 친구들이 너무 좋다.
특히 우리 동호회가 이런 분위기가 되도록 리더쉽을 발휘하여 분위기를 조성해준 아석 친구의 배려심과 아량에 감사를 드립니다.
오는 3월 30일에는 아침 일찍 상경할 개인사가 있어 오손도손 산행길 또 참여할 수 없게 되어 미안한 맘 금할 길 없습니다.
우리 목요산우회 회원 여러분!
즐거운 노년을 맘껏 즐기며 치매 걸지지 말고 건강하게 "9988'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