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제대로 돌아보려면 최소한 유럽 여행 정도의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어느 여행가의 말처럼 인천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가지고 있다. 구한말 개항지로서 당시의 건축물과 흔적들이 남아있고 바닷가 도시로서 자연 생태계를 잘 유지하고 있기 때문.
인천의 관광 코스는 대략 6개 정도로 나뉜다. 첫 번째가 인천공항이 생기고 영화 ‘실미도’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목받게 된 영종도, 용유도, 무의도, 작약도를 포함한 인천공항 주변 코스. 두 번째가 여름 피서지로 각광받는 대연평도, 장봉도, 백령도, 덕적도, 승봉도, 영흥도 등 옹진군 일대 섬 코스. 세 번째가 일년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강화도와 석모도 코스. 네 번째는 월미도, 인천대공원, 송도유원지, 수봉공원 등 서울에 비해 사람이 적어 즐기기에 편한 유원지 코스. 다섯 번째는 바닷사람들의 활기가 살아 있는 소래포구와 연안부두 코스. 그리고 마지막 여섯 번째가 인천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인천 문학월드컵구장과 극장, 갤러리, 문화원 등을 둘러보는 코스다.
이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하루 코스로 인천의 문화를 즐기기엔 차이나타운-자유공원-월미도-소래포구 코스가 적당하다.
중국 문화와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차이나타운
인천 차이나타운은 1884년 4월 청나라의 치외법권지역으로 지정된 후 화교들이 몰려와 생겨난 곳. 북성동, 선린동 일대 5천 평에 청나라의 영사관과 학교가 설립되고, 인천과 중국의 산둥반도를 정기적으로 오가는 배가 생겨나면서 규모가 커졌다. 화교들은 중국에서 가지고 온 식료잡화, 소금, 곡물을 팔고 우리나라의 사금 등을 사 중국에 보내면서 이 지역의 상권을 장악하고 세력을 넓혀 나갔다고 한다.
그러나 1937년 중국에서 중일전쟁이 일어나 중국과의 상거래가 중단되자 대부분의 화교들은 대만, 미국, 동남 아시아 등지로 떠나고, 그중 일부만 남아 음식점과 잡화상을 운영하거나 부두근로자로 일했다. 그런 가운데 1948년 한국정부가 수립되면서 화교들은 각종 제도적 제한, 차별대우 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차이나타운 역시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러던 이곳에 90년대 말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차이나타운 재개발 계획이 세워지면서 거리가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 최근 도로포장을 마무리한 차이나타운에는 상가마다 ‘붉은 등(紅燈)’이 걸려 있고 금색으로 쓴 간판을 내걸어 누가 봐도 중국인의 거리임을 알 수 있게 해놓았다. 또한 음식점뿐만 아니라 중국 전통 상가도 세워지면서 텅 빈 골목의 점포들도 돌아온 화교들로 채워지고 있다. 게다가 텔레비전의 요리 프로에 인천 차이나타운 중국 식당의 유명 주방장이 소개되고,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사용되면서 인천 차이나타운은 옛 명성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인천역에서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패루(중국식 전통 대문)가 반긴다. 패루는 중국인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표시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차이나타운 내에 3개의 패루가 있다.
길 양 옆으로는 중국 음식점과 상점들이 즐비하다. ‘공화춘’ ‘자금성’ ‘태화원’ ‘풍미’ ‘북경장’ ‘태림봉’ ‘본토’ ‘청관’ ‘부엔부’ ‘태창반점’ 등 이름부터 중국풍인 음식점에서는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가 퍼져 나오고, 화려한 원색의 중국옷을 비롯해 중국 차, 인형, 신발 등 다양한 중국 물건들을 전시·판매하는 ‘중화예원’(032-766-1886)과 중국차와 그릇, 노리개와 조각 등 장식소품을 파는 ‘귀비치파우’(032-772-1887) 등이 형형색색의 상품으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