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미있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하일 브로너의 <세속의 철학자들> 이라는 책입니다.
애덤 스미스부터 슘페터까지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생애와 사상을 다룬 책입니다.
경제이론들이 부분부분 어렵긴하지만 전공자들보다는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쓴 책같아 책값이 아깝지 않을만큼 꽤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제 관심은 주로 인문학에 있지만 전 가끔 자연과학이나 경제학을 기웃거릴때가 있습니다.
세상을 공자나 장자, 주희, 사마천의 눈을 통해 보는 것도 재밌고 유익하지만 다윈이나 마르크스의 시각도 흥미롭기때문이지요.(가능하다면 뉴턴이나 아인쉬타인의 시각도 가져보고 싶은데 그건 몇번 시도하다 다 실패하여 포기했습니다. 제 나쁜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더라구요.ㅎㅎ)
독서라는 여행을 떠나면 위대한 천재들이 세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는 장면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 지적호기심을 만족시키는 즐거움과 함께 나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순간적이나마 넒어진듯한 기쁨을 느낍니다.
내게도 세계에대한 새로운 통찰이 생길것 같아 가볍게 흥분되기도 하지요.
위대한 사상가들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구경하는것도 큰 재미입니다.
애덤 스미스가 "우리가 오늘 빵을 먹을 수 있는건 빵가게주인의 자비심덕분이 아니라 그의 이기심 때문이다" 라고하며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을 옹호했을때,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발생하는 공공의 이익을 설명할때, 현대의 우리에게는 익숙한 그생각이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신선한 충격이었을까를 상상합니다.
마르크스의 잉여가치에대한 설명은 잘 이해는 못해도 재밌더군요.
잉여가치는 생산자가 상품에 이윤을 붙일때 발생하는게 아니랍니다.
구두를 생산한 사람도 구두를 팔아 남긴 이익으로 모자를 사야하기때문에 사회적으로 봤을때 상품에 이윤을 붙이는건 가치를 발생시키는게 아니래요.
잉여가치는 노동에서 발생한답니다.
노동자가 자신이 받은 임금 이상의 노동을 자본가에게 제공함으로써 이윤이 생기는거랍니다.
뭔소린진 모르겠지만 가치발생이란 문제에대해 한참동안 곰곰히 생각해보게하더라구요.
케인즈이론도 흥미롭습니다.
경제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경제의 번영과 침체 뒤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의 범인중에 저축이 있다는 사실이 새롭더군요.
월급쟁이 마누라로 사는 저는 저축은 무조건 미덕이라고 생각하는데......아, 물론 그이론에서도 개인적 차원에선 저축이 미덕입니다. 사회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이지요.
저축이 투자로 연결되지 않으면 경기침체가 생기는데 사회주의체제가 아닌 사회에선 그게 자동조절이 안되기도 한다는거죠.
미국의 대공황때 케인즈이론을 받아들여 뉴딜정책이 시행되고.....어쩌고...하는거 고등학교 경제 시간에 배운기억이 나네요.
또 어디선가 케인즈 이론은 틀렸고 케인즈학파도 사라졌다 하는걸 읽은적도 있는것 같고.....
자본주의의 종말, 자본주의의 번영, 마르크스의 종말, 마르크스의 부활, 케인즈의 재발견.....
ㅎㅎㅎ 사상도 이론도 옳다 그르다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갑니다.
사실 이런책 읽고나도 책 읽은지 한달만 지나면 읽은것 다 까먹고 생뚱맞게 "그게 뭔데?" 하게됩니다.
하지만 내용은 다 잊어도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엔 조금씩 변화가 생기지요.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다는것도 괜찮은 일입니다.
혹시 이런 분야에 관심 있으시다면 한번 보셔요.
읽어보시라 추천할만한 책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마지막 부분의 글이 눈과 내 마음을 압도?하는 군요..ㅋ ()
하이지님의 도서 목록은 참 흥미롭습니다. 꼭 사서 읽어볼께요. 근데 사놓고 꺼내보지도 못하는 책들이 쌓여가요....ㅎㅎㅎ
독후감을 쉽고 흥미롭게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책이란 자신에게 어떻게 다가왔는가에 ..영향을 미치겠지요.
아.. "세속의 철학자" 좋은책 같네요. 한번 사서 읽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