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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남자, 남자?
정영인
"남편을 팝니다;. 시정상 금매합니다.
ooo년 <>월 ㅁ 예식장
구입했습니다.
한때 아끼던 물건이었으나 유지비도 많이 들고 성격장애가 와 금매합니다.
구입 당시 A급인 줄 착각해서 구입했습니다. 마음이 바다 같은 쭐 알았는데 잔소리가 심해서 사용 시 만족감이 뗠어집니다. 음식물 소비는 동급의 두 배입니다.
다행이 외관은 아직 쓸 만합니다. AS 안 되고, 변심에 의한 반품 또한 절대 안 되고, 덤으로 시어머니도 드립니다.
2011-4-19, 화, 조선일보의 '김윤덕의 신아줌마병법'에서
일간신문에서 스크랩한 기사이다. 이즈음은 남자들이 설자리가 점점 좁아들고 있다. 옛 선조의 속담이 하나도 허튼소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홀아비에겐 이가 서 말이고, 과부에게는 은전이 서 말이다.' 몇 해 전부터 일본에서부터 황혼이혼이다 젖은 낙엽족이다 하여 우리나라에서 '나도族이 등장하고, 삼식이가 남자들의 모골(毛骨)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또 이런 우스갯소리 아닌 소리가 나돌고 있다.
'장년이 많이 지난 여자들의 모임이 끝났다.' 그중 한 여자만 서럽게 울더란다. 친구들이 우는 이유를 다그쳐 물으니 '나만 남편이 있다'라고 하면 흐느끼더라는 것이다.
현재는 대개의 직장이 느루 잡아도 50세부터 60세 사이에 정년을 하고 있다. 평균 수명 80세를 잡고, 무려 20년~30년을 백수(白首) 지내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재취업이란 하늘에 별 따기이니깐 꿈도 못 꾼다고 보자. 게다가 평균수명이 점점 늘어난다니 기가 막힌 현상이 도사린다. 이게 남의 일이 아니고 우리의 일이고, 남자들이 부닥치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어느 큰 교회의 담임목사 퇴직금 전별금처럼 삼십억을 받는 것도 아니다. 한창 돈 들어갈 나이, 자녀들의 학비, 결혼비 등이 젖은 낙엽처럼 붙어 다닌다.
더구나 젊은이들이 취업이 안 되니 자식들이 젖은 낙엽처럼 부모의 등골을 후비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벌어 놓은 것이 많은 것도 아니고, 노후대비가 어벌쩡하다. 그나마 몇 푼 저축해 놓은 것도 야금야금이라는 도둑이 축낸다.
여자들이 나이가 들어도 할 일이 많으니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 할 일도 설자리가 점점 쪼그라든다.
그러니 남자들은 아내나 자식에게 대접 못 받는다. 그래서 50~60대를 末初世代라고 한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지막 세대이며, 자식에게 효도 받지 못하는 첫 세대라는 것이다.
한평생을 동고동락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살라뎐 주례사가,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만들이 古典語가 되고 있다. 그러니 '나도족'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사를 가면 나도족으로 轉落한다.
문제는 일생동안 뺏골 빠지게 처자식을 봉양했더니, 이젠 표용가치가 없으니 용도폐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남자들의 牙城이던 영역까지여자들이 치고 들어온다.
군인, 중기운전, 용접, 사관학교, 위험한 일들, 심지어는 이 일은 남자들만이 핳 수 있다는 신화들이 깨고 여자들이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그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생각해서는 안 되는 남자 전업주부까지 속속 등장한다. 선조들은 사내가 부엌에 드나들면 oo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하기야 그 것을 써 먹지도 못하는 처지에 다다랐으니 유구무언이라.
이젠 결혼도 무슨 비즈니스처럼 되 가고 있다. 몇 백억을 가진 부자가 사위를 조건에 맞게 공모하여 입도선매(立稻先賣)하니, 입후보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어떤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5급 공무원은 자기자신을 신상명세서와 함께 매물로 내놓았다. 거기에는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매달릴 것인가?
요즈음은 늙어서 재혼을 하려면 선금을 주어야 한다. 돈 없으면 재혼을 꿈꾸기란 참으로 난감한 문제로 봉착된다. 비즈니스적 몇 억의 혼수비용 반환 소송은 다반사이다.
결혼상담소만도 그렇다. 유명인을 앞세워 조건에 의한 등급제이다. 아마 여려 가지 조건에 의한 다양한 등급제가 있을 것이다. 하기야, 결혼이란 예부터 비슷한 사람끼리 해야 무난하다고 했다. 결혼의 조건에 ABCDE라는 말이 있다.
A(Age) : 나이, B(Background) : 배경, C(Character) : 성격, D(Degree) : 지위, E(Economic) : 경제력.
이런 조건들에 의해 경매가 되고, 낙찰되거나 유찰되거나 한다. 물론 자꾸 유찰되면 그 매물의 값은 떨어질 것이다. 게다가 여러 문제 때문에 고개 숙인 남자들의 증가일로는 점차 젊은이들도 설자리가 좁아들고 있다. 그리고 환경 영향 때문에 정자(精子)의 개체수가 즐어 들어 불임도 많다고 하니,
오호통재(嗚呼痛哉)라!
'이젠 대학입학사정허가제처럼 결혼사정허가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아직도 연애할 땐 농노(農奴), 결혼하면 영주(領主)라고 착각을 하는지,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고 인격 모독적인 말을 하여 제명을 재촉했다는 끔찍스런 말을 심심찮게 돈다.
나는 중국에서 온 이주민 여성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이 아줌마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한국 남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남자들은 왜 가사일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중국에서 가사일의 거의를 남자가 한다고 한다. 밥 짓기, 빨래, 청소 등. 그러니 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보다 남녀평등 사상이 뒤떨어진 나라다.
칠십 줄에 접어든 내 친구 중에 이즈음 열심히, 그리고 난생처음 설거지를 부지런히 하는 친구가 있다. 부인이 관절염에 걸려 조석(朝夕)으로 앞치마를 두른다. 입찬소리를 하면 안 된다. 하긴 얼마 있다가 나도 그 꼴이 나서 손에 주부 습진이 나지 않을까 한 걱정이다.
딸네 집에 가끔 가도 으레 사위가 설거지를 한다. 맞벌이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 보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딸보고 뭐라 할 수도 없고,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
지금은 어딜 가도 여성 천지다. 음식점에 가도, 관광지에 가도, 심지어 동네 산에 등산을 가도 그것도 유명 아웃도어를 입은 여자 천국이다.
남자들은 어디 숨었을까?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일터에 있는가, 아니면 집안 구석에서 나도족의 공포에 떨고 있는지. 아니면 탑골공원에 있는가.
용도폐기(用度廢棄)되면 아무짝에 쓸모가 없는 것이 남자이런가. 이 세상의 남자들이여, 그래도 아내가 휘두르는 빗자루에 젖은 낙엽이 되어 꼭꼭 붙어 있으라. 누가 뭐라고 해도, 악처(惡妻)일지라도 아내가 그래도 나으니라! 성인 공자도, 철인 소크라테스도 다 견디었다.
그나저나 이번 파수(派收)에 핸드크림이나 한 개 사야 하겠다. 그리고 앞치마도 내 전용으로 큼지막한 것 하나 사야 하겠다.
Just Show Me How to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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