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6일 서울 종로구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VR•AR 인사이트가 열렸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창조아카데미가 개최한 행사입니다. VR 분야의 개척자인 스콧 피셔(Scott Fisher)와 USC Mixed Reality Lab의 데이비드 크럼(David Krum), 의료용 VR 게임 개발자 제임스 블라하(James Blaha), AR 마케팅 회사 블리파의 일본 지사장 션 니콜스(Sean Nichols) 등 4명의 전문가가 연사로 나서 VR과 AR의 최근 산업 동향과 미래 전망에 대해 강연했습니다.
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분들인 만큼 내용이 상당히 알찼습니다. 그에 반해 통역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연사들만큼 좋은 통역이었다면 더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행사에 대한 내용은 <VR·AR의 오늘과 내일, VR·AR 인사이트> 기사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대 행사로는 OSVR 워크숍과 VRAR 밋업이 열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OSVR워크숍이 재미있었는데요. 카드보드용 VR 앱의 컨트롤러를 직접 제작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굉장히 쉬워서 VR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한층 키울 수 있었습니다. 역시 백문이불여일견인가요. 직접 해 보니 확 와 닿더군요. 강사는 하드카피월드(www.hardcopyworld.com) 서영배 대표였습니다. 사실 VR 쪽이 아니라 아두이노 전문이라고 하네요. 그래도 강의는 정말 쉽고 알찼습니다.
일단 필요한 준비물입니다. 아두이노 기판과 블루투스 모듈, 버튼 두 개, 점퍼선 여러 가닥, 카드보드 HMD(Head Mount Display), 배터리를 갖춰야 합니다. VR 앱을 실행할 스마트폰은 기본입니다.
사진에서 VRAR인사이트라고 쓰여 있는 것이 카드보드 HMD입니다. 카드보드는 2014년에 구글이 발표한 VR 기기입니다. 골판지 프레임과 두 개의 렌즈로 구성된 간단한 제품이죠. 스마트폰 화면을 이용해서 VR을 즐길 수 있는데요. 상당히 저렴하지만 VR에 대한 체험은 충분합니다. 콘텐츠도 다양하죠. 게임, 비디오, 이미지, 애니메이션 등 여러 장르의 앱이 있습니다. 구글어스, 윈디데이, 뱅가드V 등을 예로 들 수 있죠. 그래서 교육용이나 DIY 키트를 만들 때 많이 사용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가속도 센서로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하기 때문에 센서의 활용이 제한적입니다. 입력 장치에 한계가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번 워크숍에서 컨트롤러를 만드는 것입니다. 제한적인 입력 장치를 해결하는 컨트롤러 말입니다.
워크숍에서는 VR디펜스(VR Defense)라는 앱의 컨트롤러를 만들었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슈팅 게임인데요. 머리를 움직여 적을 찾고 미사일을 쏴서 격추하는 게임입니다.
컨트롤러는 아두이노를 이용합니다. 2005년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것으로 센서를 제어하고 모터나 LED를 작동하는 등 간단한 작업을 하기에 좋습니다. 그래서 교육용이나 DIY 분야에 가장 많이 활용하는 플랫폼입니다.
우선 아두이노 기판을 브레드보드에 연결합니다. 전문용어(?)로는 빵판이라고 한다네요. 빵...아니,브레드보드는 맨 윗줄이 -, 그 아랫줄이 +를 띱니다. 중간에 있는 구멍은 세로로 연결돼 있습니다. 이번 수업에서는 미리 아두이노 기판을 브레드보드에 연결해 놓은 채로 나눠주더군요. 참고로 아두이노에는 미리 프로그램을 짜서 입력해 놓았다고 합니다.
우선 +/- 전원을 확장합니다. 버튼이나 모듈과의 연결성을 쉽게 하기 위함이죠. 점퍼선을 이용해 GND를 –, VCC를 +에 연결합니다.
이번엔 버튼 차례입니다. 우선 미사일을 쏘는 버튼입니다. 기판 가운데 끼우고 좌우 다리를 각각 D6와 GND에 연결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와 +는 가로로, 중간에 있는 구멍은 세로로 연결돼 있습니다. 그것만 주의해서 연결하면 되겠습니다.
두 번째 버튼은 취소 버튼입니다. 게임 중 혹은 끝난 후 HMD를 벗지 않고 메인 화면으로 갈 때 사용하는 버튼입니다. 이번에는 좌우 다리를 각각 D7과 GND에 연결합니다. D7을 연결한 점퍼선의 경우 길이가 맞는 걸 찾지 못해 살짝 구부렸습니다. 큰 의미는 없습니다.
이제 블루투스 모듈을 연결할 차례입니다. 서 대표가 준비한 건 HC-06입니다. 블루투스 2.0 버전이죠. 물론 최근 많이 사용하는 건 4.0 버전입니다만 2.0 버전이 사용하기 쉬워서 준비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대상이 초보자들이니까요.
우선 점퍼선을 연결해야 하는데 이전 작업에 비해 약간 헷갈리는 부분이 있으니 잘 봐야 합니다. 총 4줄이 필요합니다. 가장 왼쪽부터 D2, D3, GND, VCC에 연결합니다.
그다음 블루투스 모듈을 점퍼선 줄에 맞춰 꽂습니다.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니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이제 아두이노 기판에 전원을 공급할 차례입니다. 구성이 간단하기 때문에 보조배터리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전원을 넣으면 기판에 LED가 켜져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두이노 기판을 불이 계속 들어오고 블루투스 모듈은 깜빡입니다. 아직 블루투스를 연결하기 전이니까요. 블루투스를 연결하면 불이 계속 들어온 상태로 바뀝니다.
스마트폰에 VR Defense 앱을 설치하고 SETUP BLUETOOTH 메뉴로 들어가 블루투스를 연결합니다. 이제 버튼을 누르면 아두이노가 인식해서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에 전송합니다. 스마트폰을 카드보드 HMD에 넣고 머리에 쓰면 우주 공간에서 슈팅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VR 컨트롤러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물론 아주 간단한 컨트롤러죠. 제가 프로그래밍을 한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더없이 좋았습니다. VR에 관심도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좀 더 복잡한 것도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어린이 코딩이 유행이라고 하던데 이렇게 VR 콘텐츠와의 결합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그 어린이들이 자란 후에는 확실히 VR이 기본일 테니까요. 여러분도 기회가 되면 주저하지 말고 직접 체험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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