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9경·9미·9품' 다시 뽑는다
뺄 것 빼고 추가할 것 다시 추가해 재선정
지역 정체성·관광 트렌드 반영 시민의견 수렴 계획
2023년 현재 거제9경,9미,구품. @거제시홈페이지
거제를 대표하는 '9경(景)·9미(味)·9품(品)'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는 지난 2019년 선정한 '9경·9미·9품' 중 일부가 시민 정서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논란이 잇따른 상황에서 시대변화에 걸맞은 '9경·9미·9품(品)'을 재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미 재선정을 위한 내부 준비작업에 들어갔으며, 5~6월께 시민의견을 수렴해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늦어도 올 하반기에 재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거제시의회 김선민 의원도 지난 임시회 시정질문을 통해 9미 중 일부 품목이 거제의 정체성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하며 재선정 여부를 물었다.
이에 박종우 거제시장은 "시대변화에 따라 관광 트렌드가 바뀌고 선호하는 관광지도 바뀌고 있어 9경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9미 중 하나로 선정된 '바람의 핫도그'에 대한 논란도 많아 이 또한 여론에 따라 변화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권우 문화관광국장도 "2019년 '9경·9미·9품' 선정 당시 일부 품목에 대한 논란이 많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선정 절차는 공정했지만 9미에 대한 방향성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어 재선정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거제9미는 지역의 역사·문화·자연환경과 따로 있지 않고 거제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 진정한 9미로 선정돼야 한다"며 "거제9미가 단지 거제시를 대표하는 음식일 뿐만 아니라 이 시대와 지역을 살아가고 있는 거제사람들이 잊지 않고 보전해 나가야 할 소중한 문화적 가치를 담고 있는 음식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의견수렴과 절차를 거쳐 적절한 품목으로 대체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거제시는 지난 2007년 거제를 대표하는 관광지와 음식·특산품인 '8경·8미·8품'을 선정한 이후 2019년 '9경·9미·9품'을 새로 선정했다.
9경은 △거제해금강 △바람의언덕과 신선대 △외도보타니아 △학동흑진주몽돌해변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 △동백섬지심도 △여차홍포해안비경 △공곶이와 내도 △거가대교 등이다.
9미는 △대구탕 △굴구이 △멍게(성게)비빔밥 △도다리쑥국 △물메기탕 △멸치쌈밥과 멸치회무침 △생선회와 물회 △바람의핫도그 △볼락구이다.
9품은 △대구 △멸치 △유자 △굴 △돌미역 △맹종죽순 △표고버섯 △고로쇠수액 △왕우럭조개 등을 선정했다.
하지만 '바람의핫도그'의 경우 특정 개인의 상호가 붙은 음식이라는 이유 등으로 논란이 일었으나 시민선호도 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9미에 최종 선정되면서 신뢰성과 선정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른 품목은 모두 거제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을 재료로 하고, 누구나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음식인 반면 바람의 핫도그는 특정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이고, 경쟁점포가 유사한 핫도그를 판매하자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기각되기도 했다.
거제시 관광과 지훈 관광진흥팀장은 "9경에 선정되지 않았지만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매미성과 정글돔·근포땅굴 등 유명 관광지가 9경에 선정되지 못했고, 바람의핫도그는 정체성이 떨어지는데도 9미에 선정돼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투명한 절차와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9경·9미·9품'에만 연연하지 않고 거제를 대표할 수 있는 합리적인 품목들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