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3일 온고을교회 주일예배 설교 – 황의찬 목사
손맛
엡 5:9
엡 5:9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굴밤 줍는 손맛>
낚시하는 분들, 고기가 미끼를 딱 물었을 때 그때 손에 오는 감각을? ~ ‘손맛’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손맛은 낚시 안 하면 맛볼 수 없는 건가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요즘 점심 식사 후에 운동 삼아 걸어서 ‘인정공원’에 갑니다.
면적 전체가 2~3백평 쯤 되는 도심 속의 작은 공원입니다. 시내 가운데 있습니다.
거기에 가면 굴참나무가 여러 그루 심겨져 있습니다.
요즘 굴참나무 아래에 가면 굴밤이 빠져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래 도토리나 굴밤은 주워가면 안 됩니다.
산에 사는 다람쥐, 청설모 등을 비롯한 동물의 먹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산에서 도토리 굴밤을 채취하면 다람쥐 청설모가 겨울을 못 납니다.
산에서 도토리나 굴밤을 채취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도심 한가운데 공원에 심어놓은 굴참나무에서 떨어지는 굴밤은 괜찮습니다.
거기에는 다람쥐가 살지 않거든요!
공원이라 사람들이 많이 옵니다. 요즘 가 보면 공원에 오는 이들이 모두 굴밤을 줍습니다.
굴밤을 줍기가 쉽지 않아요! 많은 이들이 주워가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서 나무 아래 쪼그리고 앉습니다. 앉아서 주변을 천천히 바라봅니다.
굴밤 한 톨을 발견하고 다가가서 줍습니다. 그때 손안에 전해오는 감촉! 손맛입니다.
손맛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굴밤나무 밑동을 발로 힘껏 차 보기도 합니다.
간혹 툭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발견하고 한 톨 한 톨 줍는 손맛!
어제는 아내와 전주대학교 뒤편 ‘떼구르르 솔방울 숲’에 갔습니다.
거기서 뜻밖에 밤을 주웠습니다. 신이 나서 주웠습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반짝하고 빛나는 밤~ 주울 때 그 손맛 참 기가 막힙니다.
여러분도 한번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죄를 발견하는 손맛>
예수 믿을 때도 ‘손맛’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발견하고 “아, 이것이 주님이 주시는 은혜로구나!” 손맛입니다.
예수 믿기 전에는 고난이 은혜인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내가 당하는 고난! 그것이 은혜인 줄 깨닫습니다. 그때 느끼는 ‘손맛’이 있어요!
제가 유채와 바울이를 데리고 골목을 함께 가면 사람들이 “고생하십니다!”라고 인사해요!
우리 속담에 “애를 보느니 벽을 탄다!”라고 했습니다.
아이들 보기가 그렇게 어렵고 힘들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저는 요즘 손주 돌보는 ‘손맛’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힘들어요! 아이들 뜻을 받아주기가 여간 아닙니다.
그러나 거기에 ‘손맛’이 있어요! 은혜를 발견하고 “주여, 감사합니다!”
여러분도 이것을 ‘손맛’으로 느끼고 즐겨보시기를 바랍니다!
☞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의 죄를 발견하고 깨닫는 것도 ‘손맛’입니다.
이전에는 그것이 죄인 줄 몰랐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 이것이 죄로구나!’ 깨닫습니다.
이거 참, 보통 은혜가 아닙니다.
이걸 깨닫지 못했을 때는 “나는 죄가 없다!”라고 목을 뻣뻣하게 세우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깨달았어요! 목이 구부려집니다. 겸손해집니다. 이것이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제가 요즘 즐기는 손맛으로
굴밤 줍는 손맛, 밤 줍는 손맛, 은혜를 감지하는 손맛, 죄를 감지하는 ‘손맛’
오늘 제가 손맛을 보면서 낚아 올린 ‘죄’ 하나를 소개합니다.
제가 요즘 전주대학교 설립자 강홍모 목사님 일대기를 쓰기 위해서 열심히 뛰어다닙니다.
1921년에 태어나서 2002년에 돌아가신 분입니다.
1953년에 영생학원을 설립했습니다. 11년 만인 1964년까지,
전주시 남노송동 간납대 언덕 위에 영생중, 영생고, 영생여중, 영생여고, 전주대학교!
무려 5개의 학교를 세웁니다. 10년 만에 재학생 3천여 명의 캠퍼스를 창출했습니다.
그런데 31년이 지난 1984년, 영생학원이 신동아학원을 통째로 넘어갑니다.
이 과정에 의문이 대단히 많습니다.
저는 그 과정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진실일까?
어떤 자료를 보고 ‘아, 이것이 진실이구나’ 했는데, 다른 자료를 확인해 보면 그게 아닙니다.
어떤 사람의 말을 듣고 ‘아, 그렇구나!’ 했는데,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그게 아닙니다.
이런 일이 고구마 줄기처럼 계속 따라 올라옵니다.
“도대체 뭐가 진실이지?”
이 과정에서 느꼈습니다.
“사람들이 진실이 아닌 것, 잘못된 것을 진실인 줄 알고 살고 있다!”
<춘향인 줄 알았더니 향단이었다>
요즘 대통령 출마 후보들 중, 홍준표 씨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한 말이 있습니다.
유명한 말입니다. 요즘 그 말이 ‘리바이벌’ 되고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춘향인 줄 알았더니 향단이었네!”
박근혜 대통령이 춘향인 줄 알았더니, 춘향이가 아니더란 얘깁니다.
춘향이가 아니라 춘향이의 몸종 향단이었더라는 얘깁니다.
다시 말해서 “진짜인 줄 알았는데, 가짜였다” 이 뜻입니다.
그 말이 유행할 때만 해도 저는 거기서 ‘손맛’을 맛보지 못했습니다.
정치 유머로 치부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강홍모 목사님 일대기 집필을 위해 기초 조사를 하면서 알았습니다.
강홍모 목사가 어떤 사람이냐, 그가 세운 전주대학교는 어떤 학교냐?
1984년에 영생학원이 신동아로 넘어간 진실이 뭐냐?
이러한 의문에 대해 무심하게 넘기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료조사를 하다 보니, 의외로 많은 사람이 가짜를 진짜로 알고 있었습니다.
☞ 진실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 살아가면서 모든 진실을 다 알 수는 없습니다.
☞ 그러나 진실 아닌 것을 진실로 알고, 그것을 바탕으로 행동했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특히 영생학원, 학교 관계자들,
1984년 영생학원에서 신동아학원으로 넘어갈 때 진실 공방이 치열했습니다.
강홍모가 옳으냐, 최순영이가 옳으냐? 다툼은 파벌로 번졌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서 줄을 섰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선택한 쪽이 진실이라고 우기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이익에 따라 줄을 서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으며 평생을 살았습니다.
다행히 그 줄이 정말 진실의 줄이라면 괜찮습니다.
만일 그 줄이 진실이 아닌 가짜, 가식의 줄이었다면 그 사람은 죄를 진 것입니다.
진실이 아닌데 진실인 줄로 알고 그것을 바탕으로 행동했다. 이것은 죄입니다.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죄인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경찰이나 검찰이 하는 말입니다. 법언입니다.
열 명의 범인을 못 잡는 것은 죄가 아닐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못 잡을 수 있어요!
그러나 한 명의 무고한 죄인을 만들면? 그것은 죄입니다.
진실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진실 아닌 것을 진실인 줄 믿고, 그걸 바탕으로 생각했다! 행동했다?
죄입니다.
저는 요즘 이것을 발견하고 ‘손맛’을 즐기고 있습니다.
제가 강홍모 평전을 쓰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1984년에 일어났던 한 사건의 진실을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영생학원이 신동아학원으로 넘어간 것과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그 사건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전주대학교를 비롯한 3개 학교의 관계자들,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특히 ‘강홍모 목사 탓이다. 최순영 장로는 죄가 없다!’
이렇게 2분법으로 단정하고 자기의 유익을 좇은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한 편을 죄인, 한 편을 의인이라고 단정하고 그것을 기초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그 사람이 죄를 지었습니까? 안 지었습니까?
분명히 죄를 진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발견하는 손맛을 요즘 즐기고 있습니다.
단순히 여기서 그친다면 ‘손맛’이 그리 대단하지 않습니다.
진실 중에서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진실이 있습니다.
이 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그게 어떤 진실일까요?
창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바로 이 말씀입니다.
이 말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내가 서 있는 이 땅, 내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전 세계인이 살고 있는 지구!
해달별, 산과 강과 바다! 우주, 삼라만상, 이것은 누가 만들었을까?
“그게 나하고 뭔 상관입니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상관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우주만물을 창조하셨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믿고, 어떤 사람은 안 믿어요!
어떤 사람은 믿고 행동하고 삽니다. 어떤 사람은 안 믿고, 거부하고 세상을 삽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죄를 짓는 것입니다.
왜요? 거짓을 진실인 줄 알고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것이 진실이라면 예수 안 믿은 사람은 100% 죄인입니다.
<부부사이의 진실>
현실로 돌아오기로 합시다!
부부가 평생을 아웅다웅하면서 살았습니다.
어떤 남편이 ‘아내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 그렇지만 이혼은 싫으니까 그냥저냥 살아!’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내는 남편을 끔찍이 사랑하고 있었어요!
그러면 이 남편은 엄청난 죄를 지은 겁니다. 그렇지요?
부모와 자녀 사이도 마찬가집니다.
만일 자녀가 “우리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믿었다 칩시다.
그렇게 한평생 살았아요! 그런데 나중에 진실이 밝혀졌어요!
아마 하늘나라에 가면 낱낱이 밝혀질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를 깊이깊이 사랑했어요! 이 진실을 자녀가 몰랐어요!
부모님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고 살았어요!
이 자녀가 부모에게 죄를 졌어요, 안 졌어요?
엄청난 죄를 지은 거지요!
우리 인생이 이렇습니다. 이렇게 진실의 문제는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무신경하게 자기 편한 대로 자기 이로운 대로 믿어버리고 삽니다.
자기도 모르게 죄를 먹고 마시면서 삽니다.
<본문으로 맺기>
엡 5:9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우리가 예수 믿고 결실하는 열매가 ‘빛의 열매’입니다.
“빛의 열매는 착함에 있다”라고 말씀합니다.
착함이 뭔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착함과 반대되는 악함을 알아야 합니다.
“빛의 열매는 의로움에 있다”라고 말씀합니다.
의로움이 뭔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의로움의 반대되는 불의가 뭔지 알아야 합니다.
“빛의 열매는 진실함에 있다”라고 말씀합니다.
진실이 뭔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진실의 반대인 거짓도 알아야 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진실입니다.
우리는 진실이 뭔지 하나하나 알아가야 합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캐내는 즐거움이 큽니다.
모래 속에서 금을 찾아내는 것처럼 세상에서 진실을 캐내는 즐거움!
그것을 ‘손맛’이라고 했습니다.
날마다 날마다 ‘손맛’을 즐기면서 은혜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손맛’을 즐기시면서 행복하기를 진실로 진실로 기도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