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연방지식재산청(Роспатент, 로스파텐트, 우리의 특허청 격)이 현대차 로고 등 현대차가 신청한 10개의 상표권 등록을 허가한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이 상표권은 오는 2034년까지 유효하다.
러시아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로고에 대한 특허를 인정받는 등 모두 10개의 현대차 관련 상표를 로스파텐트에 등록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현대차 로고,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엠블럼 N,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물론, 현대사전서비스(Hyundai Before Service), 현대트랜시스(Hyundai Transys). 현대파이낸스(Hyundai Finance) 등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자동차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 판매할 수 있고, 운송과 금융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특허청에 등록된 현대차 로고와 제네시스, N 엠블렘/사진출처:러시아연방지식재산청 산하 산업재산연구소
현대차가 이 상표들을 등록했다고 해서 러시아 시장에 다시 복귀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 현지 언론들도 이를 현대차가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가 상표권을 신청한 것은 지난해 7, 8월께다. 당시 일부 언론에는 현대차의 상표권 등록 신청에 관한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러시아에서 철수한 맥도날드도 자사의 대표 메뉴 및 서비스에 관한 상표 7개를 러시아어와 영어로 등록한 바 있다.
러시아연방지식재산청(로스파텐트)/사진출처:홈페이지
특이한 것은 등록된 상표 중에는 현대 솔라티(Hyundai Solati), 아토스(Atos), 포터(Porter)가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차가 2023년 말 현지 기업인 아트 파이낸스에게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등 러시아 자산을 넘기기 전, 러시아 맞춤형 자동차 브랜드는 솔라리스(현대 솔라리스)였다. 그리고 자산을 인수한 AGR자동차 그룹(아트 파이낸스 후신)도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솔라리스 브랜드의 여러 모델(Solaris KRS·기아 리오, 솔라리스 KRX·기아 리오 X라인, 솔라리스 HC·현대 크레타, 솔라리스 HS·현대 솔라리스)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러시아 시장 재진출 뒤 솔라리스 브랜드를 계속 사용해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솔라리스 대신 솔라티 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해 등록했을 수도 있다.또 현대의 경차 브랜드인 '아토스'와 1톤급 픽업트럭인 '포터'의 생산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금까지 러시아에서는 없었던 브랜드다.
러시아 현지 업체가 현대차 상트 공장에서 생산한 솔라리스 HС 자동차/사진출처:Solaris
현대차 상트 공장에서 생산된 현대 솔라리스 차량의 브랜드만 바꿔 출시한 솔라리스 HS/사진출처:AGR 자동차 그룹
관심을 끄는 것은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현대차 재매수(바이백) 옵션의 실행 여부다. 러시아 현지에서도 현대차가 과연 이 옵션을 실행할지 지켜보고 있다.
오토뉴스에 따르면 솔라리스 브랜드의 자동차 생산 여부는 앞으로 현대차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알렉산드르 시토프 상트페테르부르크시(市) 산업 정책, 혁신및 무역 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월 말 현지 매체 폰탄카와의 인터뷰에서 "솔라리스 자동차의 운명은 올해 12월에 결정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때까지 AGR그룹의 한국 파트너(현대차)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재매수(바이백) 옵션이 올해 말로 끝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발언이다. AGR 그룹의 대표는 모든 답변을 거부했다.
현대차는 2023년 12월 러시아 업체 아트 파이낸스(AGR그룹의 전신)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등 러시아 자산을 1만 루블(당시 약 14만원) 매각했다. 2022년 2월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특수군사 작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의 대(對)러 제재가 계속되면서 부품 수급 등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자 내린 결정이다.
이후 AGR 자동차 그룹은 2024년 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남아있는 자동차 부품 등을 활용해 솔라리스 브랜드의 자동차 조립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