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완벽한 5 tool player인 이종범이 또 하나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이종범은 13일 부산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5회초,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이미 20개의 도루(42개)를 넘어선 이종범은 이 홈런으로 시즌 20호 홈런을 기록해 생애 3번째 20-20 클럽에 가입했다.
33세가 넘은 나이에 20-20 클럽에 가입한 이종범은 92년 이순철(해태)이 기록했던 최고령 20-20 클럽 가입 기록(31세)을 갈아 치웠다.
지난 시즌 홈런 2개가 부족해서 아쉽게 20-20 가입에 실패했던 이종범은 최근 5경기에서 4개의 홈런포를 몰아치는 저력을 발휘한 끝에 마침내 대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지난 시즌 알폰소 소리아노와 블라디미르 게레로가 40-40에 도전했을 정도로 호타준족형 플레이어들이 꾸준하게 양산되고 있지만,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갈수록 툴 플레이어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동양인의 신체 구조가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하기 힘들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상대적으로 작은 체격에서도 빠른 배트 스피드와 완벽한 타격 기술로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뛰어난 야구 센스를 지닌 선수들이 발굴되지 않고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이로 인해 지난 시즌에는 단 한 명의 선수도 20-20 클럽에 가입하지 못했고, 이번 시즌에도 이종범이 유일하다.
이날 경기에서 투런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를 기록한 이종범은 도루 선두 자리를 굳힌 동시에 박한이를 밀어내고 최다 안타 부분까지 선두로 나섰다. 두 타이틀 모두 마지막까지 경합이 예상되지만 최소한 한 부분의 수상이 확실한 이종범은 20-20 클럽 가입이라는 훈장까지 달아 이변이 없는 한 골든 글러브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범의 20-20 클럽 가입 달성과 함께 기아의 롯데전 무패 행진도 이어졌다. 이번 시즌 롯데에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은 기아는 선발 김진우의 호투와 팀의 주축 타자인 이종범, 장성호, 박재홍의 홈런포를 앞세워 롯데를 6-1로 제압했다. 이로써, 기아는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대 롯데전 18연승, 시즌 17연승(17승 1무) 기록을 계속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7이닝을 6안타 1실점 4K로 막아낸 선발 김진우는 시즌 10번째 승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게 됐고, 투런 아치를 그려낸 장성호는 89타점으로 생애 첫 100타점에 11개차로 다가섰다.
롯데는 선발 손민한이 9회까지 146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며 역투 했지만, 팀 타선이 김진우와 고우석의 공을 공략하지 못해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