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라도 좀 다녀와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을 때 나무 그늘 흔들리는 걸 보겠네 병가라도 내고 싶지만 아플 틈이 어딨나 서둘러 약국을 찾고 병원을 들락거리며 병을 앓는 것도 이제는 결단이 필요한 일이 되어버렸을 때 오다가다 안면을 트고 지낸 은목서라도 있어 그 그늘이 어떻게 흔들리는가를 보겠네 마흔 몇 해 동안 나무 그늘 흔들리는 데 마음 준 적이 없다는 건 누군가의 눈망울을 들여다 본 적이 없다는 얘기처럼 쓸쓸한 이야기 어떤 사람은 얼굴도 이름도 다 지워졌는데 그 눈빛만은 기억나지 눈빛 하나로 한생을 함께하다 가지 나뭇잎 흔들릴 때마다 살아나는 빛이 그 눈빛만 같을 때 어디 먼 섬이라도 찾듯, 나는 지금 병가를 내고 있는 거라 여가 같은 병가를 쓰고 있는 거라 나무 그늘 이저리 흔들리는 데 넋을 놓겠네 병에게 정중히 병문안이라도 청하고 싶지만 무슨 인연으로 날 찾아왔나 찬찬히 살펴보고 싶지만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멀쩡하게 겨울이 지나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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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온 국민이 어디라도 다녀와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을 때 코로나 기력이 좀 쇠해 가는 것 같다 물론 우리나라만 그래서 아주 맘 놓긴 이르지만 나무 그늘 흔들리는 걸 보러 가는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 푸른 물이 들어서 돌아오겠네 ...ㅎ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보고 나무가 혀를 차겠지 쯧쯧, 우리 숲 동네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우 ㅎ 오랜만에 찾아간 공원 어느새 푸른 숲이 되어 있었네 마스크를 벗고 맑은 공기와 맘껏 입을 맞췄네 푸른 잎들과 눈을 맞추고 깊게 들이 마셨네 숲의 정기를 .. ㅎ
첫댓글
초록잎의 눈빛을 본 적이 있었던가, 나는~?
햇샘은 매일 눈을 마주치시지 않나요?! ㅎ
푸른 숲은 손짓도 많이 하고, 표정도 많더라구요.,.ㅎㅎ
지구가 최고의 별인 이유는 푸른 숲이 있어서겠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