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만에 칠선골을 풀 버전으로 간다.
보통 백무동에서 중간에 찔러 들어 왔는데~
차로 접근하니 관광코스부터 두지터 지나 칠선폭 대륙폭 마폭포 지나 좌골로 올라 중봉 아래까지
가장 긴 계곡물을 보며 올라간다.
하지만 오름길이 길어져 약 9시간만에 계곡을 지나 천왕봉 14넘고 15시 넘어 장터목에서 준비한
점심을 바삐 먹고 16시가 되어서 출발하여 18시 살짝 넘겨 백무동
대전역에는 20시 넘겨 돌아와 입석 겨우 얻어타고 귀가하니 밤 12시 턱걸이로 돌아옴.
약 13.5시간 소요
추성동에 도착해 1시간여를 자다가 4시넘어 준비하고 두지터(두지동)넘어 카페지나 선녀탕에 도착해 아침으로 오뎅 만두라면을 먹고 일어난다.
조금가니 출렁다리가 있는 옥녀탕
옥녀탕
북향의 계곡이라 해가 늦게 들어와 어둠이 가시며 산세가 드러나고~
만추 그 자체로 알싸한 추위는 아니지만, 적당한 온기로 걷기에 좋은데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어딘지가 중요한게 아니고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느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
거리 위치는 중요 하지않다. 단, 누구랑 있느냐는 매우 중요 ㅎㅎ
칠선폭을 기다리며~ 달려간다
서락에 비해 규모가 크긴 하지만 드라마틱한 경관은 좀 떨어지지만,
창암능선 어딘가에도~ 곧 가을보다는 겨울이 가까운 듯~
우리네 삶도 겨울이 코 앞니다....긴 동면에 들어갈~
이젠 지리는 곰탱이 덕(?)에 혼자는 못 올~ㅠㅠ
수심도 깊고 계곡도 길다.
잠시의 찬란함이 마냥 이어질중 아는게 인간 아닌던가?
물길이 캔버스가 되고 물이 화가가 된다.
큰 돌맹이 들이 있으면 작은 바우도 있고~
무늬도 제각각 ...이래서 산이 좋은가 보다.
상록과 낙엽이 서로 어울려 하나의 경치를 맹글고~
대포카메라 하나에 심혈을 기울여 찍는 사진이나 내가 마구 찍는 사진이나 비슷하지만 같지는 않다.
옆에서 보면
각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세상보는 눈도 글켔지....
정지된 그림이 아니고 움직이는 자연
때론 고이고
때론 역동적으로 떨어지고~
가로냐 세로냐가 문제가 아니듯~
떠 있는 낙엽도 아름다운~
색의 조화가 이런게 아니고 무엇이랴?
보일듯 말듯~~~
골치기로 직진도 하고 어려우면 우회도 하고~
빠지기도 하지만, 아직은 빠질때는 아니고~
있는듯 사라진듯~
다시 나타나고~
얕다가 깊다가~
3중인지 5중인지???
내려보기도 하고
옆으로도 보고
올려다 보기도 한다.
수량은 점점 줄고~ 상류로
너럭바위 만나면 쉬어 가고~
반씩 절케 모여도 괜찮은데~
한가로워 보이지만 맘은 줄줄 흐르는 시간으로 점점 급해진다.
산에서는 발걸음만이 나를 보호하고 위로한다. 다른 어떤 도움없이
까치고들빼기는 민들레처럼 씨만 남기고 내년을 기약한다.
하늘도 물이 되고 그림이 되고~
한때 아름다움이 곧 겨울에 꽁꽁 갖히겠지~
점점 수량이 줄어 들어~
마치 계곡이 끝날듯 뵈지만~
마폭포에서 물이 갈라지고 우리는 좌측 중봉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중앙으로는 일반등로가 이어지고
다 된듯 하던 물줄기가 연이어 나타난다.
중봉이 아직도 아득하다.
이런 폭포가 또 나타나고~
서북능선도 보인다.
물줄기는 작지만 또 폭포가 이어지고~
서북릉
거의 물줄기는 말라가고~
중봉 안부가 나타나고~
서북릉
반야봉-만복대
천왕봉
중봉-하봉
오후 2시반이 넘어가니 발걸음은 무겁고 갈길은 머니~ㅠㅠ
제석봉 지나~
3시반이나 되어 장터목에서 재빨리 종일 매고 다닌 괴기에 몰래 덕순주 마가주 다래주를 들이붓고~ 4시가 임박해 달려내려가기 시작~
그래도 서북릉 한번 더 눈길 주고~
하동바우 지나
제도권 길도 이리 힘든건가??? ㅠㅠ
어둠이 무서버 백무동 내려 맥주한잔 못묵고 션한 냉커피로 목마름 달래고 대전역에서 입석열차로 캔맥 큰넘 2개 사서 홀짝 거리며 다시는 이길을 못올 거 같다는 생각하며 돌아온다.
첫댓글 전 다시갈 것 같은 예감인데요.ㅎ.정말 때묻지 않은 깊은 계곡 맛이 살아있는 계곡이었습니다.끝물 단풍도 너무 좋았구요.
국공 없어요?
@토요일 피해야쥬~~~ㅎ
칠선골도 오랜만애 봅니다. 역시 좋네요...
갑자기 철학적인 글귀가 ,,,
오뎅만두라면 신상이네요^^
덩달표2~
@캐이 근데 지라산 여기는 칠선계곡이고
칠선골은 설악 아닌가요?
@윈터 칠선계곡이나 칠선골이나~
궁뎅이나 어덩이나 ㅠ
@캐이 다른거쥬?
굳이 가려고 애쓰지 않아도 이리 엑기스만 즐길 수 있는 것을.
감사합니디.^^
지리매니아는
지리에서만
살더라구요.
서락서는 볼수없는
넉넉함이 있네요.
조타~~ㅎ
오랫만에 캐이형님 다운 산행기를 봅니다.
가을이라서 그런지 깊이가 있고 철학적 문구들이 절절하게 가을 낙엽들처럼 묻어나는 산행기를 잘 읽고 보고 느끼고 웃음짓습니다.
세월이, 세상이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그래도 멋진 산행기 한편으로 행복해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오랫만 입니다
잘 살구 있는거쥬???
@캐이 예, 매주 일요일에는 산에가고 뒷풀이 거하게 하고..ㅎㅎ
장수 팔공산에서 새벽에 바라본 장수읍...
@문 필봉 산행 한번 주선해봐유 ㅎㅎ
산행기가 산사진과 어울려,마치 드라마의 나레이션으로 들립니다.덕분에 혼자 가기는 버거운 계곡들을
잘 다녀왔습니다.고맙습니다.
잠시의 찬란함이 영원히
이어질 줄 착각하는게 인생.
바라 보는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 인생 역시 그러하겠지.
쉬운 말로 생각의 깊이를
느끼게하는 아름다운
글입니다.
도 통한 경지입니다.
아녀유 선배님~
개똥철학 입니다
여전히 산에 자주 가시죠?
가을이라 그런가요 ㅋ 철학적 글귀에 분위기가 듁입니다 ~^^
설악과는 다르게 계곡이 큼지막 하네요. 갑자기 도사가 된듯합니다. 곧 가봐야하는데 가믄 낙엽만 가득할것 같습니다. 그래도 더 없이 좋을것 같은 ㅋㅋ
칠선골산행 한폭에
달관한인생의관조를 구석구석
빼곡하게 담아놓으셨네유~~~~^^
오늘 따라 개X 철학을 좌악~ 읊으시네유. 경치에 취하셨나봐유. 지리산 물도 기똥차네유. ㅎㅎ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그냥 하시든데로 하셔야지요
쥐약을 묵었거나 미친거 가타유~ㅠㅠ
여기 마지막으로 간지가 2004년 정도이니 18년만에 다시 가는겁디다
같은 곳을 가도 18년의 세월의 무계가 발길을 더디게 하니 이제 막바지 인생인 듯 ^^
홀로 다니다가 좋은 곳을 같이하니 좋았고 나도 집에 들어오니 23시
막바지라뇨???
오늘이 제일 젊은날 임다 ㅠ
@캐이 와 오늘 진짜~~ ㅎㅎ
@캐이 에이
오늘이 젤루 젊은 날은 아니고시리 덜 늙은 나이
그동안 산행과 삶을 뒤돌아보는 글 울림이 깊습니다,,,
지리를 또 다녀오셨군요. 이번에는 질에서도 제일 멋있다는 칠선골을 밑에서 천황봉까지, 말로만 들었던 칠선골, 이렇케 봐도 멋있으니 직접 가보면 훨씬 더 멋지겠네요....
ㅎ 꼭 가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