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고지를 향해서….’
‘최고령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이라는 역사를 만들어낸 야구천재 기아 이종범(33)이 이번에는 ‘최소시즌·최소게임 400도루’라는 또 다른 신화에 도전한다.
이종범은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5회초 상대선발 손민한으로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뽑아 최근 3연속경기 아치를 그리며 시즌 20호 홈런을 기록했다.
1970년 8월 15일생으로 올 시즌 42도루를 기록 중인 그는 이로써 만 33세29일의 나이로 96년 ‘20-20’, 97년 ‘30-30’ 이후 개인으로서는 세번째 ‘20-20클럽’에 가입했다. 아울러 92년 당시 해태 이순철이 갖고 있던 31세4개월28일의 기록을 제치고 ‘최고령 20-20클럽 가입’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20-20클럽’은 파워와 빠른 발을 동시에 갖춰야 가능한 호타준족의 상징. 특히 서른을 훌쩍 넘긴 선수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기록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남다른 승부욕으로 세월을 되돌리고 있는 야구천재 이종범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기록이다.
이제 그에게 다가온 또 하나의 목표는 ‘최소시즌·최소게임 통산 400도루’라는 새로운 신화다.
올해 42개로 도루부문 1위를 내달리고 있는 이종범은 13일 현재 통산 394개의 도루를 기록해 지난해 400고지에 오른 현대 전준호(34)에 이어 프로 통산 두번째 400도루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비록 두번째지만 13일 현재 이종범은 통산 8시즌, 838경기에 394개를 기록하고 있어 12시즌, 1302경기 만에 400도루를 기록한 전준호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400고지 등정 시기가 올해냐, 아니면 내년으로 넘어가느냐다.
기아는 13일 현재 119경기를 치러, 앞으로 14경기만을 남겨뒀다.
이종범은 여기서 도루를 6개 이상 기록해야 5시즌, 450경기 이상을 줄이며 최소시즌·최소경기 400도루라는 또 다른 금자탑을 세울 수 있다.
올 시즌 경기당 0.35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어서 수치상으로는 5개의 도루만 추가가 가능해 400고지 등정이 내년으로 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종범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그의 전매특허인 빠른 발로 팬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날도 며칠 남지 않은 것이다.
이종범은 “최고령 20-20은 내년에 내가 또 깨겠다”는 말로 새 기록 달성을 자축한 뒤 “팀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뛰겠다”는 말로 또 다른 대기록 달성의 각오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