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과 미포만

[녹림처사]

◈ 영일만과 미포만 ◈

1975년 말 중앙정보부가 “포항 영일만에서 채굴된 석유”라며

박정희 대통령에게 들고 왔어요

박 대통령은 석유가 담긴 링거병을 집무실에 두고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했지요

뭔가 석연치 않다는 참모의 조언에도 박 대통령은

1976년 연두 기자회견에서 “영일만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발표했어요

신문들이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지요

이후 본격 시추에 나섰지만 소득이 없었어요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황당했지요

시추 과정에서 윤활유로 투입했던 경유(輕油)가 퍼올려진 것으로 드러났어요

1998년 방북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평양이 기름 위에 떠 있다”고 말해

세상을 놀라게 했지요

정 회장은 “북한 기름을 들여오기 위한 파이프 라인 가설 작업을

곧 시작하겠다”고 했지만, 남북 관계 경색으로 진전이 없었어요

이후 북한에서 유전 탐사 작업을 했던 영국 지질학자가

“북한에 석유 50억 배럴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냈지요

그러나 그게 끝이었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6월의 첫 집무날 깜짝 발표를 했지요

석유·가스 수입에만 연 1000억달러 이상을 쓰는 한국으로선

희소식이 아닐 수 없어요

문제는 현실화 가능성이지요

정부는 영일만 탐사 성공률이 20%에 달한다고 하지만,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자는 여론도 상당하지요

그렇지만 대서양 북해 유전의 경우 채굴 성공률이 3%에 불과했어요

미국 석유 기업 엑손이 1966년부터 시추공을 30개 이상 뚫었지만

모두 실패했지요

필립스란 회사가 6개를 뚫고도 찾지 못해 포기하려다

마지막으로 뚫은 시추공에서 노다지가 발견됐어요

이후 북해 해저는 거대한 기름 창고임이 확인됐지요

매장량이 680억배럴에 달해 ‘북해 브렌트유’라는

새 원유 브랜드가 탄생했어요

네덜란드는 노르웨이보다 10년 앞서 북해에서

초대형 가스전을 발견했지만, 나라에 독(毒)이 됐지요

가스 수출로 재정이 풍족해지자 선심성 복지를 대폭 늘렸어요

그 결과 임금이 오르고 물가가 급등했지요

결국 주택 버블이 터지면서 경제가 위기를 맞았어요

노르웨이는 네덜란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북해 석유 수출 대금으로 국부펀드를 만들었지요

재정 적자를 메우는 용도로만, 원금은 손 못 대고

수익금만 인출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놨어요

현재 펀드 규모는 1조6000억달러,

국민 1인당 30만달러(약 4억원)꼴이 됐지요

영일만에서 실제 석유가 나와 우리도 이런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사실 포항 영일만과 울산 미포만은

우리 근현대사에서 기적같은 신화를 일구어낸 역사적인 곳이지요

포항 영일만 바닷가에 막사를 지어놓고 대일 청구권 자금을 종잣돈으로

제철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력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엄청난 규모의 제철소를 건설한후 세계 최대 규모로 키워낸

고 박태준 명예회장

또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와 모래사장 미포만 사진 한 장 달랑들고

배를 수주하고 배를 만들 돈을 융통해서 아무 기술과 경험없이

울산 미포만의 허허벌판 위에 조선소를 건설한 뒤

이를 세계적인 조선해양 기업으로 성장시켰던 고 정주영 명예회장

이들의 기적같은 신화를 일구어낸 역사적인 곳에서

또 산유국의 반열에 오를수 있는 기적같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요

더욱이 나라빚 1126조7000억원을 갚을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에

6월의 싱그러운 훈풍과 함께 가슴이 설레고 있네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一松) *-

[데미안]

이번에는 제대로 석유가 나와서
우리나라도 석유로 부를 불러 오면 좋겠습니다~~~^^

[녹림처사]

그래요 맞아요
석유가 펑펑 쏫아져 대운이 왔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