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는 이 책에서 혼자 하던 ‘한풀이’를 공개적으로 풀어놓았다. 웃으며 울며 모노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하지만 넋두리에 머물지 않았다. 엄마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고 있으며, 부부성생활활성센터라는 황당해 보이는 제안부터 출산지원금보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가 더 필요하다는 똑똑한 제안까지 한다. 발칙하고 엉뚱하지만 똑똑한 제안들을 읽다 보면 엄마들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누가? 남편과 기업과 정부가!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게 하나 있다. 저녁에 칼퇴근하는 문화가 이루어져야 이 모든 문제의 실마리가 풀린다는 것!
저자 : 김교연
저자 김교연은 7세 딸과 4세 아들을 둔 두 아이의 엄마.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전문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슈퍼우먼 신화에 시달리며 악착같이 살던 어느 날, 생사의 갈림길에서 1초 차이로 목숨을 건진 일이 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일로 인정받는 여자’에서 ‘아이들 옆에 살아 있는 엄마’로 삶의 방향을 바꿨다. 그 후로 하던 일을 접고, 사흘은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하루는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일과 가정의 균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당히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모든 걸 엄마의 몫으로 돌리는 사회에서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된 뒤 모든 게 달라졌다. ‘엄마’는 육아 때문에 많은 제약을 받지만 ‘아빠’는 마음껏 사회생활을 하며 자유로운 모습을 보고 ‘엄마의 인생은 이래야만 하는가?’라는 억울함을 품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며 그에 대한 불만이 많다. 남자들과 더불어 학교, 기업, 정부가 엄마들의 짐을 같이 져준다면 그게 바로 이 시대를 사는 젊은 엄마들의 유토피아라고 믿는다. 그리고 늦게까지 일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기업 문화가 바뀌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Prologue 엄마의 삶
Chapter 1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단순한 진실
모성을 강요하지 말라, 짐이나 좀 나눠 져주시라!
엄마도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산후조리, 끝나지 않는 이야기
출산 후 우울한 마음, 처진 뱃살! 아, 미쳐버리겠네!
인간아, 철 좀 들어라! 이 세상 남편들에게
부부 성생활 툭 터놓고 이야기하자
지하철의 아기들과 당황하는 엄마, 그리고 짜증 나는 승객들
Chapter 2 돈 때문에 불안하고 안전 때문에 불안하고
아이 키우는 데 왜 이렇게 돈이 많이 드나?
속 터지는 보육료 지원보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하라
믿고 맡길 수 없는 어린이집
베이비시터, 월 150만 원을 쓰면서도 불안하다
아이들 체험전, 키즈카페, 뭐 이리 비싸?
아이들이 위험하다
깨진 보도블록, 안전바에 걸려 넘어진 우리 아이
Chapter 3 워킹맘, 그 무거운 이름
두 배는 더 힘들고 억울한 워킹맘
우리 아이 입학해요, 워킹맘의 최대 위기
방과 후 방치된 97만 명의 아이들
갑작스런 휴원이나 휴교, 워킹맘은 어쩌라고?
아이가 아플 때 워킹맘은 어떻게 해야 하나?
워킹맘의 입덧 이야기
워킹맘이 보내기 어려운 학교 병설 유치원
Chapter 4 일과 가정,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만드는 사회
죽기 직전까지 일하라고?
가족의 날 있으면 가족친화기업인가?
배우자 출산휴가 3일, 공무원만 쓰나?
엄마도 일하고 싶다
육아휴직, 그림의 떡
Chapter 5 엄마가 행복하려면
결혼 전과 후, 달라진 내 인생
너만 명절이니? 나도 좀 쉬자
남녀 결혼 비용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Epilogue 엄마들, 투표해요
엄마들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분기충천 워킹맘의 생산적인 한풀이!
결혼 전에는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공부하고, 일하고 놀며 남자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다. 지하철 첫차가 다닐 때까지 놀기도 하고 밤늦게까지 일하기도 했다. 그래서 젊은 엄마들은 자기 삶을 ‘내 마음대로’ 꾸려가는 게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런 삶이 결혼을 하면서, 특히 아이를 낳으면서 도전을 받고 위기를 겪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정신없이 준비하고 아이 챙겨 어린이집 보내고 종일 동동거리며 일하다가 집에 오면 아침에 엉망이 된 집 치우고 밥해먹고 설거지하고 아이 씻기고 재우면서 같이 잠이 든다. ‘나를 위한 시간’이 전혀 없다. ‘나만을 위한 시간과 나의 인생’이 자연스럽고 절실하다.
하지만 남편들은? 여전히 일하고 싶은 대로 일하며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사람으로서 어른의 삶을 산다. 게다가 나라는? 아이를 낳기만 하면 키워준다고 하지만 말뿐이고 젊은 엄마들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기업들은? 사내 규정에 있는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제도를 이용하려고 해도 회사 문화 때문에 그야말로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출산휴가, 육아휴직부터 아이들 어린이집, 유치원 보내는 일, 초등학교 입학까지 엄마들은 오로지 혼자서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혼자 하던 ‘한풀이’를 공개적으로 풀어놓았다. 웃으며 울며 모노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하지만 넋두리에 머물지 않았다. 엄마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고 있으며, 부부성생활활성센터라는 황당해 보이는 제안부터 출산지원금보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가 더 필요하다는 똑똑한 제안까지 한다. 발칙하고 엉뚱하지만 똑똑한 제안들을 읽다 보면 엄마들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누가? 남편과 기업과 정부가!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게 하나 있다. 저녁에 칼퇴근하는 문화가 이루어져야 이 모든 문제의 실마리가 풀린다는 것!
* 주의 *
미혼 여성은 읽지 마세요! 결혼과 출산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아이를 낳았다. 엄마가 되었다. 억울한 삶 개봉박두!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직장인.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그렇다고 누군가 짐을 나눠 져주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출근을 위해 아침부터 뛰어야 한다. 신데렐라마냥 6시에 땡 하고 퇴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며 퇴근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혹시나 야근을 하게 되면 아이 걱정에 마음이 불안하기만 하다. 집에 오면 아침에 미처 치우지 못한 집안과 설거지 등이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아내가 바쁘다고 살림이나 육아를 함께하는 남편은 드물다. 부재 중 전화 100통이 될 때까지 전화를 해도 집에는 들어오지 않고, 회식에 참여하기 위해 남편에게 제발 집에 일찍 들어와 달라고 애원을 해도 자신도 일 때문에 바쁘다며 핑계를 대기에 급급하다. 게다가 가끔 하는 집안일은 ‘함께하는’ 것이 아닌 ‘도와준다’고 표현한다. 이렇듯 워킹맘들은 일과 육아, 집안일을 혼자 감당하고 있으면서 힘들어하고 있다. 엄마들은 전생에 죄를 지은 것일까? 그 죄는 무엇이기에 이렇게 힘들어야만 하는 것일까?
철학자 엘리자베트 바댕테르는 19세기 유럽에서는 국가의 성장을 위해 이상적인 어머니는 자녀를 위해 모든 자아와 이기심을 버리고 헌신과 희생을 통해 즐거움과 존재 이유를 찾는다는, 어머니의 모습을 성인과 동급으로 신격화시켜 모성을 강요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문화가 아직까지 남아 있어 아이의 미래, 가족의 건강, 가정의 살림살이, 재테크까지 모두 엄마에게 달렸다는 슈퍼우먼 신화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워킹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고달프기만 하다. 한국 사회는 워킹맘들에게 슈퍼우먼이 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아이가 아프다. 병원에 가야 하는데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소아과가 없다. 대부분 소아과는 9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출근시간을 맞출 수가 없다. 아이는 아프고 출근은 해야 해서 머릿속은 너무 복잡하고 아이의 치료에 집중할 수가 없다. 결국 아픈 아이를 두고 출근할 수가 없어 하루 휴가를 낸다.
태풍 예보가 있다. 설마 태풍 때문에 학교를 쉴까 싶었지만 이럴 수가! 학교를 쉰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희망으로 학원에 기대를 해보지만 학원도 쉰다고 한다. 이런 갑작스런 사태에 맞벌이 가정은 난감하기만 하다. 하루 휴가를 내야 하나 생각하지만 밀려 있는 업무가 떠올라 한숨이 나온다.
이처럼 한국 사회는 워킹맘에게 불친절하며 일과 가정, 둘 중 하나만을 택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한국의 출산율은 1.08명으로 세계 최저를 기록했으며 이대로 가면 2305년 한국의 인구는 소멸한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국가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만 낳으면 키워주겠다고 이야기하지만 말뿐이며, 젊은 엄마들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기업에는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제도가 있지만 회사 문화 때문에 그야말로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워킹맘들은 출산휴가, 육아휴직부터 아이들 어린이집, 유치원 보내는 일, 초등학교 입학까지 오로지 혼자서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그녀들이 기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미비하고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그 어느 곳도 그녀들을 위한 쉼터는 없다. 이제 워킹맘을 위한 국가적인 지원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젊은 엄마들의 발칙하고 엉뚱하지만 똑똑한 제안
아이만 낳으면 키워주겠다고 하는 국가. 하지만 우리나라는 가족 정책을 위한 예산이 GDP의 4퍼센트인 프랑스에 비해 턱없이 적은 0.4퍼센트이며, 스웨덴 및 북유럽 국가에 60일간의 가족간병휴가가 있는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단 하루도 마음 놓고 아픈 아이를 위해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엄마들과 가계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기대되었던 0~2세 무상보육은 2012년 10월부터 폐지되었다. 이렇듯 다른 나라에 비해 제도적 장치는 미비하고, 갖가지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해도 정작 워킹맘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몇 안 되며 워킹맘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은 결혼 8년 차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가 워킹맘으로서 살면서 겪은 생생한 경험담과 실제 워킹맘들의 인터뷰를 통한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냈다. 그리고 지금 실시되고 있는 정책과 제도 등을 평가하고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이며 엄마들에게 진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정확하게 짚고 넘어간다. 저자는 일하는 여성으로서 살아가며 짊어지고 있는 심리적 부담감을 덜 수 있는, 워킹맘의 근로 여건과 복지 향상을 위해 부부성생활활성센터라는 황당해 보이는 제안부터 출산지원금보다 국공립어린이집 확대가 더 필요하다는 똑똑한 제안까지 한다. 슈퍼우먼을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워킹맘에 대한 합리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줄 것을 당당하게 요구한다. 발칙하고 엉뚱하지만 똑똑한 제안들을 읽다 보면 엄마들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누가? 남편과 기업과 정부가!
그런데 나의 역경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자연분만으로 바로 퇴원해서 다음 날까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젖이 돌기 시작하고 젖몸살이 찾아오니 상황은 달라졌다. 또한 첫째가 아직 어려서 밥도 챙겨줘야 하고 잔심부름을 해줘야 했다. 남편은 첫째를 보느라 정신이 없는데 나는 젖몸살로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혼자 운전을 해서 병원을 찾아갔는데 설상가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병원에 가다가 온 몸에 비를 맞아 폐렴에 걸렸고 산후조리는커녕 일주일 이상 항생제를 먹으며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산후조리를 해줄 사람을 찾기 위해 남편이 여기저기 전화를 안 한 것은 아니다. 산모 도우미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다섯 군데 이상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당장 이용할 수는 없었다. 명절 연휴라 더 그렇다고 했다. 미리 준비하지 못한 우리 탓도 있지만 산후조리원을 가지 않으면 산후조리는 꿈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니 내 신세가 서러웠다. 나이 마흔에 둘째를 낳고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 하고 있으니 말이다.
둘째를 낳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폐렴에 걸렸지만 쌓여 있는 집안일을 보니 아프다고 누워 있을 수만은 없었다. 게다가 첫째 아이는 또 왜 이렇게 이것저것 해줘야 하는 일이 많은지! 남편이 도와준다고 도와주지만 내가 움직여야만 하는 일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보니 너무 힘들었다. 눈물만 나온다. 이게 현실이구나!
(25~26쪽)
매일 집 앞 놀이터에서만 노는 것도 지겹겠지 하는 생각과 나도 너희들 풀어놓고 좀 쉬자 하는 생각에 여러 가지 장난감, 다채로운 놀이기구가 있는 키즈카페를 찾는다. 정말 아이들을 위한 환상의 공간이다. 또한 사방이 막힌 공간이다 보니 잠깐 아이에게서 눈을 뗀다 해도 자동차 걱정, 유괴 걱정, 갖가지 걱정에서 안심할 수 있어 엄마도 편하다.
‘그래, 마음껏 놀아라. 오늘 엄마도 여기 앉아 책도 읽고 좀 쉬어 보자.’ 그런데 종업원이 가져다준 주문서를 보니 이용 가격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 두 시간 동안 아이들이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장난감을 가지고 좀 놀 뿐인데 아이의 이용료는 1인당 7천 원, 엄마들 이용료는 1만 원 이상이 된다. 엄마가 두 아이를 데리고 오면 2만 4천 원이다. 1만 원짜리 음식은 아이들이 먹는 양이 적은 기본 음식이고, 어른들이 먹으려면 1만 5천 원짜리로 주문해야 한다. 그러니 아빠까지 같이 오면 네 식구가 두 시간 있는 데 5만 원은 족히 써야 한다.
아이들이 넓은 공간에서 차 걱정, 사람 걱정, 다칠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을 뿐인데, 그동안 나는 좀 편하게 쉬고 싶을 뿐인데 최소 1만7천 원이라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94~95쪽)
회사에서는 회사 일로 정신이 없고 엄마라서 눈치 보는 일이 많다. 집에서는 집에서대로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내 개인적인 시간이나 공간은 생각해볼 수도 없다. 그래서인지 문득 가족과 떨어져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여행도 가고 싶고, 혼자 밥도 먹고 싶고, 혼자 쇼핑도 하고 싶고, 혼자 영화도 보고 싶고, 조용히 앉아서 책도 읽어보고 싶고,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싶다. 결혼해서 아기 낳기 전에는 혼자서 뭔가를 하는 게 싫었고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이제는 혼자를 그리워하고 동경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남편에게 말했다.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편도 나처럼 자기만의 시간을 동경하고 있는 것일까?
(124~125쪽)
우리나라 엄마들은 아이들이 중학교로 올라가는 시점에 다시 전일제 일자리를 찾는다. 손이 덜 가는 나이가 되어서이기도 하고 학원비라도 보태고자 해서이다. 그러나 교사, 의사, 약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이 아닌 이상 다시 일자리로 복귀하기는 어렵다. 한 자녀당 육아휴직을 5년 사용할 수 있는 교사 중 어떤 사람은 아이를 둘 낳고 7년을 휴직하고 다시 일자리로 복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특권(?)이 있는 직업을 제외하고는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일자리를 갖기가 어렵다. 우리의 부모들이 여자 직업으로 교사나 공무원이 최고라는 말을 했을 때는 한 귀로 흘려보냈는데 부모 말을 잘 들을걸 하는 후회도 해본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다. 보통 엄마 어쩔 수 없이 전공과 학력, 능력과는 상관없이 일을 찾는다. 그러다 보니 마트 계산원으로 취직하는 경우도 있다. 엄마들이 일하면서 자녀를 돌볼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지원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엄마들은 자녀들을 위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보여주고 싶은 능력, 성취하고자 하는 자아, 이 모든 것을 포기한다. 여자라서 어쩔 수 없다 하기에는 능력이 아깝다. 남자들과 이 사회가 조금씩 엄마의 역할을 분담하면 엄마들이 직업을 포기하지 않았을 텐데 아쉽기 그지없다. (198~199쪽)
첫댓글 김교연 지음 / 출판사 필로소픽 | 2012.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