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저는 남편의 비난 말투 때문에 상담을 받은 적이 있고 지금은 정신과 약도 먹고 있지만 여전한 남편 말투 때문에 괴로울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야, 너 뚱뚱해. 돼지. 못생겼어. 게을러. 쭈글쭈글해. 쉰내 나." 한두 번도 아니고 습관처럼 그러면서 자기는 사실만 말하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가끔 보여주는 친절한 행동과 애들 때문에 참고 삽니다. 제가 남편의 말을 편안하게 넘길 수 있는 기도문을 꼭 부탁드립니다.
▒ 답 그래서 남편이 같이 안 살겠대요? (아니요, 그런 말은 한 적이 없어요) 이혼하자고 한 적도 없고? (네) 굉장한 사람이네.. 그럼 그 말이 결국 무슨 말이에요? '뚱뚱해' 이 말은 '뚱뚱해도 나는 네가 좋아' 이런 말 아닐까? 어떻게 생각해요? 뚱뚱해서 난 너랑 못살겠다 이러면 문젠데 그러면서도 이혼하자는 말을 안 하는 것은 자기가 그 뒷말을 못 들어서 그래요. '니가 뚱뚱해도 난 니가 좋아' 이런 말이잖아요?
이거보다 더 큰 사랑이 어디 있어요? "뚱뚱해도 나는 니가 좋고, 쭈글쭈글해도 나는 니가 좋고, 냄새가 나도 난 니가 좋다." 이건 아주 큰 사랑입니다. 예뻐서 좋다고 하면 나중에 쭈글쭈글해지고 늙으면 싫어질 거잖아? 그런데 뚱뚱해도 니가 좋고, 쭈글쭈글해도 니가 좋고, 냄새가 나도 니가 좋다.. 굉장한 사람을 만났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ㅎㅎ 말씀을 듣고보니 그런 거 같습니다) 그런 사람이 어딨어요? 이 정도면 거의 부처님 수준이에요. (ㅎㅎ)
남편 말 뒤에 자기가 말을 덧붙여서 들으세요. "뚱뚱해" 그러면 '뚱뚱해도 내가 좋다 이거지?' "못생겼어" 그러면 '그래도 내가 좋다 이거지?' "게을러" 그러면 '그래도 내가 좋다 이거지?' 그래도 같이 사는 거 보면.. 예쁘고 부지런하고 그런 사람 좋아하는 건 누구나 하는 일인데 그러면 늙으면 안 좋아할 수도 있는데 이 사람은 게을러도 좋고 못생겨도 좋고..
그러니까 이 사람하곤 헤어질 일이 없잖아? 이래도 같이 살겠다는데.. 자기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사람을 확보한 거예요. 달을 가리키면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말이 있어요. 말에 집착하지 말고 그 말의 의도를 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앞으론 그 뒤에 생략된 말을 들으세요. 뚱뚱해 그러면 '뚱뚱해도 내가 좋다 이거지? 고마워~' 못생겼어 그러면 '그래도 내가 좋다 이거지? 고마워~' 게을러 그러면 '그래도 내가 좋다 이거지? 고마워~' 이렇게..
제가 아는 보살님 중에 이런 분이 있어요. 남편이 "에그 이 못난 것.." 그러면 엄청나게 괴로운 거야.. 같이 살면서.. 그런데 수행을 하다보니 남편이 "에이 이 못난 것, 누가 데려가나? 나나 데려가지" 하는 소리가 "아유 이 이쁜 것, 이 이쁜 걸 누가 데려가나? 내가 데려가지" 하는 말로 들리더랍니다. 그러니 아무 문제가 안 돼..
또 어떤 분은, 절에 간다고 하면 남편이 "가지 마라" 하다가, 그래도 간다고 하면 "갈래면 다시는 들어오지 마라" 하는데.. 전에는 그것 때문에 성질나서 뭐.. 막 그랬는데 요새는 "다시는 들어오지 마라" 그러면 "예 알겠습니다, 얼른 다녀 오겠습니다" 그런답니다. "다신 오지 마라" 이 소리가 "빨리 와라" 이 소리로 들린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남편이 성질내다가도 "에이그 저게.." 하곤 누그러지더랍니다. 그래 하면 집안에 무슨 말 가지고 더 이상 문제가 안 되는 거예요.. 말하는 입버릇을 못 고치면 듣는 귀버릇을 고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누가 좋다? 내가 좋은 거예요. '남편 좋으라고 그러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내 인생을 어떻게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가가 지혜입니다. 도저히 못 살겠거든 얼른 웃으면서 "안녕히 계십시요" 하면 되고 어차피 살아야 하겠거든 듣는 귀를 고치는 게 좋다.. 이 말입니다. 말하는 입버릇 보단 듣는 귀버릇 고치기가 쉽습니다.
그러니까 남편이 뭐라면 그렇게 뒷말을 붙여서 들으세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상에 그런 남자가 어딨나? 아따, 남자 눈이 삐어도 삐었다. 눈에 뭐가 씌었나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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