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도원영, 장선우, 선평원, 서한솔
출판사 마리북스
판형 145*205 | 장정 무선 | 페이지 204쪽 | 가격 15,000원
ISBN 979-11-89943-84-4 (43700) | 초판 발행일 2022년 11월 10일
분야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문/사회
■국내도서 > 청소년 > 인문교양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국내도서 > 인문학 > 언어학
핵심 키워드 #욕 #언어생활 #언어습관 #바른말 #청소년 #우리말
이래도 욕! 저래도 욕!
욕 대신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언제부턴가 일상생활에서 욕을 들어도 무심코 넘어가는 세상이 되었다. TV에서도, 영화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집에서도 욕 좀 하는 게 뭐 대수냐는 시선이다. 심지어는 교육의 현장인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대화 속에 욕이 넘쳐 난다. 누군가 욕하면 안 된다고 말하면, 왜 분위기 파악 못하고 훈계를 하냐는 시선을 보낸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을 알고 있는가? 꽤 많은 10대가 ‘욕 대신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욕을 하고 있다는 걸. 같은 대학에서 국어학 또는 언어학을 전공하거나 사전 편찬 작업을 함께한 인연으로 만난 네 명의 저자들도 이 사실에 충격을 받고 뭉쳤다. 평소에 바른 언어생활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투철한 저자들인 만큼, 욕 대신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욕을 한다는 10대들을 위해 뭐라도 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학부모이자 교사이기도 한 네 명의 저자들은 이왕이면 학생들의 욕 생활, 언어생활에 공감할 수 있는 책을 만들자는 생각이 강했다. 이에 욕 관련 자료를 찾는 데 머물지 않고,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하며 10대들의 욕 생활을 조사하고, 원고를 쓰며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덕분에 지금 10대들이 왜 욕을 하는지 파악하고, 10대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는 언어생활 지침서인 《욕 대신 말》을 쓸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욕을 하고 듣는 10대들의 속마음과 생생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언어 전문가의 시선에서 욕과 비속어의 뜻과 유래를 10대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알려 준다. 초등학생 독자들은 선생님이나 보호자의 지도하에 읽기를 권한다는 꼼꼼한 지침도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별생각 없이 욕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내가 어떤 상황에서 욕을 하는지 돌아볼 수 있게 했다. 2부에서는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욕을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가지 감정과 대처법을 생각해 보게 했다. 그리고 이 책의 핵심인 3부에서는 욕으로 뭉뚱그려 말하지 말고 구체적인 표현으로, 욕 대신 감칠맛 나는 우리말 표현으로 내 감정과 하고 싶은 말을 담는 다양한 방법을 안내한다. 본문의 ‘상상 더하기’와 ‘생각 넓히기’도 재미를 더한다. ‘상상 더하기’는 일상에서 겪을 법한 상황을 제시해 만약 나라면 어떤 말을 했을지 직접 상상해 보도록 돕는다. ‘생각 넓히기’에는 욕을 하는 습관이 뇌에 미치는 영향처럼 유익한 정보를 담았다. 이외에도 프롤로그에서 자신이 평소에 욕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다양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 자가진단을 통해 자신의 언어습관을 돌아볼 수 있다. 더불어 욕과 비속어의 어원과 뜻풀이가 부록으로 실려 있어 욕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다.
욕하고 싶어? 그 욕을 네가 듣게 된다면?
그 뜻도 어감도 센, 다른 언어를 잠식하는 욕의 경고!
욕이 욕인 것은 상대의 인격을 무시하는 말이라고 사회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욕의 사전적인 정의를 봐도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 또는 남을 저주하는 말’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욕의 뜻도 문제이지만 욕의 더욱 심각한 문제점은 거센 발음 때문에 각인 효과가 너무 강하다는 데 있다. EBS의 한 다큐멘터리에서 실험을 했듯이 욕을 하게 되면 우리의 뇌 속에서 다른 언어들이 점점 잠식되어 사라진다. 때문에 욕을 쓰게 되면 욕이 아닌 다른 표현들이 점점 더 떠오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처음부터 욕을 쓰지는 않았다. 세 살 아이가 욕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 떠올리지 못할 것이다. 아이들의 언어 세계는 싫으면 싫다, 배고프면 배고프다, 미우면 밉다 자기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부모들 또한 아이에게는 되도록 좋은 것을 보여 주고, 좋은 말을 들려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아이가 10대가 되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욕의 문화에 노출된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쓰는 욕을 따라 하고, 개인 방송에서 진행자가 툭 내뱉는 욕을 멋인 줄 알고 따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아무 감각 없이 하는 욕, 그런데 그 욕을 내가 듣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욕을 하는 사람은 별생각 없이 할지 몰라도, 듣는 사람은 상황이 다르다. 오랫동안 욕에 노출되거나 언어폭력에 시달리면 그 사람의 몸과 마음은 망가질뿐더러, 우울해지고 자존감도 낮아진다. 인내심 또한 한계에 다다라서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거나, 작은 일에도 욱할 수 있다. 마음이 아프게 되면 그만큼 위험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내가 무심코 장난으로 한 욕 한마디 때문에 친구들이 우울해지고, 삶의 의욕도 떨어진다면 그 친구의 인생에 나는 본의 아닌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욕이 주는 경고이다! 욕을 하고 싶을 때는 그 욕을 내가 들었을 때 어떨지, 역지사지해 보는 마음이 꼭 필요하다.
욕이 솔직한 표현을 이길 수 없지!
욕으로 뭉뚱그리지 말고 부사, 감탄사, 관용 표현 등 구체적으로 표현해 봐!
그렇다면 욕 대신 어떤 말들을 써야 할까? 이 책의 백미는 바로 욕 대신 어떤 말을 써야 할지를 알려 주는 ‘욕 대신 이렇게’ 부분이다. 우리말은 감정 표현도 풍부하고, 부사, 감탄사, 관형어, 소리와 상태를 말하는 흉내말(의성어, 의태어)이 발달된 언어이다. 뿐만 아니라, 예부터 내려오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해학이 담긴 속담 등 다양한 언어 표현이 있다. 그 언어의 세계로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의외로 재미있는 세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네 명의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꼭 얘기하고 싶은 것도 바로 이것이다. 욕이 아니더라도 내 감정을 더욱 적절하고 재미있고 유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말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우린 모두 갓 태어났을 땐 아주 귀여운 아기였다. 토끼 새끼, 수달 새끼, 캥커루 새끼처럼 동물의 새끼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귀엽다. 그런데 사람을 동물의 어린 것에 빗대어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을 얕잡아 보거나 욕되게 하려는 행동일 뿐이다. 동물의 어린 것이라는 표현 대신 친구의 별명을 지어 주고, 이름을 불러 주는 건 어떤가? 김춘수 시인은 〈꽃〉이라는 시를 보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 주거나 친근한 별명을 불러 주는 것은 그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것과도 같은 행위이다.
욕 속에는 비밀의 말이 숨어 있다는 것도 아는가? 바로 욕을 하는 대상인 ‘너는’이라는 말이다. ‘(너는) 바보!’ ‘(너는) 개짜증 나!’ 이처럼 욕은 ‘너는’의 대상인 상대를 대놓고 비난하는 말일 뿐이다. ‘너는’이라는 말보다는 ‘나는’이라는 말을 주어로 말하기! 춤 경연 대회를 앞두고 같은 팀의 리더가 팀원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 ‘너가 계속 실수를 하니 (나는) 속상하다.’ ‘너의 짜증을 들으니 (나는) 우울하다’ 이 말을 들은 팀원도 ‘너 왜 못하니?’라는 비난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우리 같이 잘해 보자!’라는 격려의 말로 받아들일 것이다. ‘너’가 아닌 ‘나’를 중심에 놓고 말했을 때 비로소 기적은 일어난다.
교육자이자 언어학자, 우리말 전문가들의 욕퇴치 처방전
욕을 이기는 다양한 방법, ㅆㅂ·ㅈㄴ 욕을 넘어선 유쾌하고 경쾌한 말과 언어생활
네 명의 저자들은 교육자이자 언어학자, 사전을 편찬하는 우리말 전문가들로 다양한 욕 퇴치 처방전을 안내하고 있다. 욕이 아니더라도 나의 감정과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감칠맛 나는 우리말 표현들로, 욕을 이기는 다양한 방법의 처방전이다. 먼저 여러 감정을 담는 부사를 활용해 보는 건 어떤가? ‘존나 힘들어!’ 대신 ‘정말 힘들어!’ ‘엄청 힘들어!’ ‘겁나게 힘들어!’ 등이다. ‘와’ ‘헐’ ‘대박’ 같은 감탄사를 넣는 표현도 내 감정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아니면 유쾌하고 재미있는 흉내말은 어떤가? 새로 산 교복에 음식물이 쏟아져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면, ‘존나 짜증나!’ 대신 ‘새로 산 교복인데 속이 상해 펄쩍펄쩍 뛰겠네요.’ ‘제 머릿속에 우르르 콩쾅 천둥번개가 치네요.’ 같은 유쾌하고 재미있는 흉내말로 표현해 보는 거다. 비록 속은 상하지만, 재미있는 말 표현 덕분에 그 상황이 덜 속상하고 재미있게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까마귀 아래턱 떨어질 소리’ ‘삶은 호박에 이 안 들 소리’ ‘명문 집어먹고 휴지 똥 눌 놈’ ‘벼락 맞은 꽹과리’ 같은 그 상황에 딱 들어맞는 재치 있는 우리말 관용 표현도 많다. 평소에 관용 표현을 많이 익혀 두었다가 그때그때의 상황에 딱 맞는 표현들을 쓴다면, 의외로 친구들의 관심을 듬뿍 받는 반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 ‘촌철살인’ ‘관속에 들어가도 막말은 말라’는 언어생활의 지혜를 알려 주는 선조들의 유산도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말에는 힘이 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불리고, 어떤 이야기를 들어왔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내가 하는 욕은 나의 언어를 파괴하고, 내가 듣는 욕은 나의 자아개념을 파괴시킨다는 걸 꼭 기억하자! 욕이 아니더라도 내 감정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평소에 익혀 두자! 욕보다 힘이 센 우리말 표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책 속으로
시도 때도 없이 욕하는 습관도 문제지만, 우리가 쓰는 욕의 뜻도 문제야. 알고 보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을 매우 욕보이는 말이 대부분이거든.
_23쪽
인터넷에서는 표정이나 손짓, 발짓은 보이지 않잖아. 그러니까 웹으로 소통할 때는 내 감정을 전할 수 있는 표현을 섞어 보는 거야. 감탄사도 좋고, 단어도 좋아. 어떨 때는 문장 부호만 추가해도 내 감정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돼.
_78쪽
우리가 느낀 다양한 마음을 단순한 욕으로 표현한다는 게 아쉽지 않아? 욕은 우리의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거칠고 부족한 도구 아닐까 싶어.
_114쪽
그러니까 ‘장난인데 뭐’, ‘친해서 그랬어’라는 생각으로 말을 쉽게 해서는 안 돼. 내가 누군가에게 던진 장난스러운 욕이, 생각 없이 말한 부정적인 말이,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_159쪽
차례
작가의 말|욕하고 싶어? 그 욕을 네가 듣게 된다면?
프롤로그|언어생활에도 ‘자가진단’이 필요해!
1부 이래도 욕 저래도 욕
화나서 그래!
좋아서 그래!
장난인데 뭐 어때! 우리 친하잖아
센캐, 욕하는 나 멋있잖아!
어디 한번 해 봐! 욕에는 욕!
2부 너는 욕을 하면서, 듣기는 싫다고?
칭찬인지 장난인지 헷갈려!
기분 안 좋은데 더 짜증나
억울하기도 하고 반발심이 들어
무시당한 기분이야
너무 답답하고 숨 막혀
3부 욕 대신 이렇게!
별명 지어 주고 이름 불러 주고
나의 생각과 감정을 중심에 놓고 말하기
나만의 만능 말 찾기
여러 감정을 담은 부사 활용하기
흉내말로 재미있고 유쾌하게
관용 표현으로 재치 있게 맞받아치기
감각적이고 창의적인 표현으로
오호, 이런 뜻이! 선조님들 감사해요
대응하지 않고 슬기롭게 넘어가는 법
에필로그|우리 모두 처음부터 욕을 쓰지는 않았어!
부록|욕과 비속어
도원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어사전, 중국어사전, 테툼어사전 등 평생 사전을 편찬하고 연구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틈틈이 대학생들에게 유쾌하고 즐거운 언어생활을 위한 강의를 계속해 온 덕분에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여러 전문가와 함께 《디지털 시대의 사전》, 《한국어 어휘론》, 《열려라, 말》 등을 썼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교수이다.
장선우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북경사범대에서 석사 학위를, 북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학하는 동안 중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는데, 한국어를 얼마 배우지 않은 학생들이 비속어를 알고 있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사춘기 아들과 대화하다 보면 낯선 외국인을 마주하는 듯한 착각이 종종 들었던 탓에 내 아이의 언어부터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의 집필에 참여했다. 아들과 욕에 대한 소통을 자주 하게 되면서 한층 더 가까워졌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교수이다.
선평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강원대에서 국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스무 해 동안 경상도 말을 썼고, 그 이후에는 서울, 경기 말을 배우며 살고 있다. 교사가 되고, 율과 윤의 아빠가 된 후에는 아이들에게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다.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서 말과 글을 즐겁게 관찰한다. 우리말의 다채로움을 드러내는 데 언어 사용자로서, 아빠로서, 선생으로서 도움이 되고 싶다. 안산 신길고등학교 교사이다.
서한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 우리말과 문학의 매력에 빠졌고, 좋은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짧은 기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그러다 국어 과목의 참맛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고, 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지금은 중학교에서 국어 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하자는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중이다. 서울 화계중학교 교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