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계절이 달라지니까 바꿔 입을 새 옷 필요해
여유 있는 시간도 보낼 겸 백화점에 갔습니다.
구경하면서 떠돌이 빈 배처럼 발 따라 내 몸 아무 데나 돌아다녔습니다.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패션이나 색깔은 별로 보이지가 않아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정, 보이지 않으면 마땅하게 내 생각을 바꾸면 되니까요.
여성 의류매장 라인도 천천히 다녀봅니다.
내가 남자인데도 불구하고
외국 브랜드 여성 의류매장에 마음에 드는 색깔과 패션들이 여럿 있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왕실의 푸른 색, 사파이어 로열 색깔과 흰색이 섞인 여자옷이 있어서
관심의 손으로 들춰 봅니다.
이 옷을 입은 여자의 몸매는 참 멋지겠다.
푸른 이 옷을 입은 하얀 여자가 내 앞에 서 있는 상상을 하며 미소 짓고 있는데
저쪽에서 매장의 거울앞에 서 있던 한 여자와 내 미소가 딱 마주쳤습니다.
내 미소가 자기한테 보낸 미소라고 생각했나 봐요.
내 미소만한 사이즈의 같은 미소를 나에게 답으로 보냅니다.
그녀는 이 옷에 딱 맞아 보이는 몸매를 가졌습니다.
험한 생계의 주름이 보이지 않는 그녀의 얼굴에서
뉴저지 젖소같이 선하고 커다란 눈동자가 다시 거울을 봅니다.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여기저기 응시하는데요.
아마도 가장 작은 그녀의 흠마저도 찾고 싶은가 봅니다.
그녀는 머리카락 한 가닥이 마음에 안 드는지 자꾸 쓸어 넘깁니다.
다른 것을 또 발견할까요?
그냥 그대로가 충분이 매력적인데.
그녀가 못생겼다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 거울을 보겠다면
아마도 그녀는 평생 거울 앞에 있어도 못찾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어디까지 알까요.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머리카락의 작은 불완전함이 있다면
그것은 그녀를 남들과 다르고 특이하게 만들어 주는 매력이라고요.
그런 작은 흠집은 오히려 그녀의 아름다움에 보탬이 될 것 같습니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그녀를 기억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작은 특징이 그녀를 기억하게 하는 원소인건 확실해 보입니다.
옆모습으로 거울을 응시하던 그녀가 문득 다시 나를 봅니다.
내 귓볼이 따가워요.
나는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지면 귀도 빨개지면서 귓볼이 따끔거린답니다.
이름이 ‘한스 오스트롬‘ 인 대학교수가 쓴 ’우스꽝스러운 옷에서의 해방‘이라는 글에는
세 아들의 막내로써 형들이 입던 옷을 대물려 입으며 자란 결과가
대학교수가 된 현재에도
자신만의 특징을 살리는 패션 감각에 실패한다고 합니다.
항상 물려입은 셔츠의 목이 커서 늘 윗단추를 잠그고 다녔다고 해요.
그것은 버릇이 되어 어른 교수가 된 지금도
늘 윗단추를 잠그게 된다는 글구절이 생각났습니다.
패션과 색깔을 고르던 나는
그 교수의 말에 작은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관료적이든, 오뜨-꾸뛰르나 최신유행이나 어떤 양식의 패션을 입든지 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진에서 지난 그 패션들을 입고 있는
내 사진을 다시 보게 되면
늘 기이한 양식을 두른 바보같아 보였습니다.
패션은 실용과 시차가 만드는 코미디같아요.
한스 오스트롬의 글 이야기와 비교하니까
내게 작은 부끄러움이 느껴져서 생각을 고쳐먹고
또박또박 걸어서 남성 의류 매장으로 다시 갑니다.
프롤레타리아까진 아니더라도 웨스트 코스트 유니폼 스타일인들 어떠랴.
아무튼 나는 내리막 정신으로 강렬하게 결정했습니다.
사이즈만 맞으면 단색으로 아무거나 사겠다.
생각을 바꾸니까
또 가슴에 뿌린 향수 냄새가 마음에 거슬렸습니다.
앞으로는 향수도 뿌리지 않는 게 좋겠다.
영문으로 된 일본 프롤레타리아 시 논문에서
Sata Ineko의 Chosen‘s Girl이라는 부분은
추운 일본의 겨울에 사탕을 파는 초센 소녀들의 삶에 대한 묘사가 생각났습니다.
이 향수냄새처럼 향긋하고 따뜻한 마음의 사타 이네코는
불쌍한 식민지 초센 소녀들을 사랑했습니다.
초센의 소녀들이 다채로운 옷을 입으면서
아름다움을 기억하려는 의지를 보고
감명받았았다는 대목이 향수 냄새 따라 생각났지요.
계절 옷 하나 사러 와서 별아 별 생각을 다 하는구나.
단색으로 된 옷이 별로 없어요.
그냥 밝은 색 계통으로 아무거나 맞는 사이즈를 집어 들고
몸에 붙여서 거울에 비춰봅니다.
또 다른 옷도 비춰봅니다.
그러다가 문득 곁을 보니
아까 여성 의류매장에서 거울을 보던 선한 눈동자의 그 여자가
하얀 뉴저지 젖소같이 우뚝 곁에 서서 나를 보네요.
그녀를 향해 내 손에 들고 있는 옷들을 흔들면서
‘어떤 게 더 어울리나요?’라고
별생각 없이 물었습니다.
내가 벌써 10개월째 몸 상태 때문에
바람둥이 사업을 끊고 살아오거든요.
그런데도 한스 오스트롬 교수의 윗단추 잠그는
오래된 습관 말대로
나의 바람둥이 버릇도 그런가..
별 생각 없이 ‘어떤 옷이 더 어울리나’라며
그녀에게 던진 말이었지만
그건 너무나도 명백한 둥이의 습관적 멘트였습니다.
그래서 나 자신이 나에게 놀랬습니다.
다시 내 귓볼이 따가워졌고요.
3미터 거리에 떨어져 있던 그녀가 30센티 안으로 가까이 왔습니다.
그녀가 추천해 준 몇 가지 옷들을 샀고요.
‘고마우니까’를 이유로 해서
아까 내 마음에 들었던
왕실의 푸른 사파이어 색깔과 흰색이 어우러진 드레스를 그녀에게 사줬습니다.
다음주말에 골라준 옷을 각자 입고
다시 만나자 날짜 약속하고 돌아서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에서 긴 머리가 출렁입니다.
술 먹는데 빼고는 내가 국내에서 아는 데가 없어서
어디로 가면 데이트가 즐거울까
지도 펴 놓고 검색도 하다가 살짝 귀찮아지네요.
이 약속 빵꾸 내 버릴까.
초롱이 이모 눈치도 보이고요.
초롱이 이모, 그녀랑 나랑은 털 끝 하나조차도 얽힌 게 없는데
내가 왜 그녀의 눈길을 피해 다니며 살고 있는지.
참 내.. 모르겠습니다.
사파이어 블루 플라워
사파이어 블루 드레스
첫댓글 다녀갑니다. 오늘도 즐하기를.
혹시 그분이신가?..
프로필에 보니까 현아님 저랑 동갑이네요.
그녀는 40대니까 아잇. 실례했습니다. ㅠㅠ
40대...저옷에 저런몸매
무척 매력적 입니다!!
저런 여자라면......
설레이실만 하네요 ㅎㅎ
룰이 있어요. ㅋㅋ
제가 유부님들에게는 존경하는 거리가 있는데
3미터 바깥입니다.
현직이 씽글이어야만 30센티 안으로 들이는 게
저의 룰 인지라. ㅋㅋ
40대 씽글님들 보면 20대 몸매같은 분들이 정말 많으십니다.
지금 업무중이라 살짝 1 답글 쓰고 갑니다. ㅜㅜ
역시 도깨비불 님이 나타나야
재미있지요.ㅎ
글도 재미있지만
저는 사파이어 블루 플라워에
눈이 즐겁네요.
초롱이 이모한테 미안해 하지 마시고
그 여자분하고 데이트 즐기시길요.
도깨비불 님이 처음 본 여자분한테
옷을 사주셨다고 하니
옛날옛날 어떤 남자가 생각나네요.
음악 감상실 옆좌석에 앉아 있던
남자가 제 얼굴이 넘 우울해 보인다며
밖에 나가서 탁구를 치자 하기에
전 탁구 못친다 했더니
옆에있는 백화점으로 들어가자
하더군요.
그냥 기분도 우울하고 해서
백화점 윈도우 쇼핑이나 하자 싶어서
처음 본 남자를 따라 들어갔더니
기어코 뭔가를 사주겠다고 하더군요.
스카프 사준다기에 넘 부담스러워서
편지지 사달라했지요.
대구에 있는 경북대 무역학과
4학년이라던 남자.
버스가 오기에 얼른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지요.
처음 본 여자분께 옷을 사주셨다니
문득 그 순수한 대학생이 생각나서
긴 댓글 달았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요~!!
무역학과 그 형님이 섭섭하셨겠네요. ㅜㅜ
탁구를 가르쳐주면 치겠다고 따라 가셨어야죠.
그리고 편지지를 사 주셨으면
편지보낼 주소를 달라고 해서 받은 다음에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어야 했는데. 아이구..
바람둥이 도깨비 가슴속이 무너질라하네요. ㅜㅜ
일찌감치 도깨비불 님 만나서
연애레슨을 받았어야 했는데요.
아쉽구만요~ㅎ
계절의 변화가 사람의 마음까지
들었다 놨다 하는가봐요 ㅎㅎ
원소 이야기를 하시니..
예전 고딩 화학시간에 ~
흔히 하는 질문중 하나인
"물질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다시 말해서 물질을 이루는 원소는 무엇일까?
이는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 성분이 원소라는 것을 말해주지요
2H2+O2 → 2H2O (물의화학식)
물질을 원소기호로 나타내면 언어는 달라도
세계에 하나로 통용될 수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수학도 마찬가지~
갑따기~
영화 제5원소가 생각나는건 왜일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에휴~~
이젠 내 나이 깡패이고... ㅡ,.ㅡ
커피한잔 마셔야 겠슴돠 ㅎㅎ
아우님 참 귀여워 대단하십니다. ㅋㅋㅋ
두뇌를 너무나 광범위하게 혹사 시키면
한 순간에 병원비 쓰고 바빠지니까 살살하세요. ㅋ
고딩 소녀 칼라풀 아우님의 기억력에 파이팅! ㅋㅋ
커피, 그거 달게 마시면 당 안내려감.
@도깨비불 밀크커피 완전 아니아니 90프로 끊었어요,,ㅋㅋ
당근 블랙으로 마셨짜나~~~
오늘아침 7시 30분
건강검진
내시경
복부초음파
혈액정밀검사
자궁암,유방암 검사 등등등 ㅜㅠㅜㅠ
수면내시경으로 하려고 했는데
보호자 동반없인 비수면으로만 된다고 해서
처음으로 비수면 했는데 너무 힘들오,
듀글뻔 했으요,, ㅜㅠ
하. ㅜㅜ
맨정신에 입 벌리고 내시경을 했다고요?
ㅋㅋㅋㅋ
@칼라풀 검진 끝나고 나니
오천원짜리 음식쿠폰 주더라고요
병원근처 김밥집에서 돈까스김밥 4,600원
주고 샀음,,
400원 거슬러 달라고 했더니 안줌,,
만약에 김밥이 5,600원 이었음
600원 더 달라고 할텐데 이게 무슨 법칙인쥐??
알다가도 모를일,,ㅋㅋ
잇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론 김밥 맛없음
다시는 안사먹음
@도깨비불 보호자 없어서 수면내시경 안된다고
비수면 해야 한다고 해서
헛구역질 하면서 억지로 했음 ㅜㅠ
멘탈 완전 탈탈탈 털림,, ㅜㅠ
간호사쌤 왈~~
내시경 비수면 했으니 110,000원
버신거에용,,ㅡ,.ㅡ
완전 고생하셨네요.
다음부터는 내시경 하지 마시오.
정밀혈액과 대소변검사로 내시경 대체한지가 언젠데.
그리고 수면하고 4시간은 병실에서 재워주잖아요.
그게 병원마다 다른지는 모르겠지만요. ㅜㅜ
매력적인 사람을 보면
설레이게 되는건 당연 하지요
젊다는 증거 라요
늙으니까
당체 그런 저런게 없고요
내시경 이나 암검사
아직은 안 해 봤어요
만다꼬. 미리 알아내서
고생 할껀데요?
매력적인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으면
보상중추의 활동이 마치 불이 켜지듯 급격히 증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는 연인들은
처음부터 눈이 마주치자마자
불꽃이 튀고 그것을 설레인다고들 말한다는데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ㅋㅋ
저 역시 정기 검진에서 내시경은 안합니다.
음마야 도깨비불님~~~
가을바람부니 짠하고 나타나셨네예
그사이에
초롱이 이모는 어쩌고
사파이어블루 드레스 어울리시는 여인한테 선물까지 ~~
심장이 뛰고 설레었다니 ~~많이 뛸수록 천천히 돌다리 두드리며 건너가세여ㅎ
가을바람에 힘이 좀 살아 납니다. ㅋ
초롱이 이모는 털끝만한 관계도 아닌데 ㅜㅜ 왜 눈치가 보이는지 알 수 없네요. ㅋ
설레임은 잠깐인 것 같고 금방 귀찮아 지는걸보니
저도 물 간 것 같습니다. ㅜㅜ
쪼매 걱정했는데
심장떨림이 사라졌나여?
이궁 천만
다행이네예 ㅋㅋ
웃는하루되세여
아~~나도 매력적인 남자 어디없을까,
드레스는 있구만
빛도 못보게 장롱신세인데
누구 없쏘~~!!!
ㅋㅋ
간만 반가버요~~^^
‘그이’라고 늘 아끼시는 분 계신 유부님이 누구없쏘는 안되시오요.
드레스가 빛을 못 보는건 좀 아쉽긴 하네요. ㅜㅜ
좋은 인연이 될 징조가 확실함
기대하고 있을께요
남의 연애담이 제일 재미있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어도
함부로 말 하기 어려운게 연애 얘기 아닐까 하는데
잘 절제해서 업데이트 얘기 들려드리죠. ㅋㅋ
파란색 잉크색 불루 사파이어
미인과 바람둥이 눈에는 매혹적인 색채였나벼
나는 너무 차가워 보여 거리를 두는데
연한 하늘 색은 나의 칼라 ~ 그녀의 칼라는 너무
차가워 ~잉
듣고 보니 그 색깔이 바람둥이 계통인가? ㅋㅋ
누님께서도 찐한 사파이어 색깔로 바꿔 보시죠.
혹시 둥이형님 한 분 잡아 주시면 제가 응원축하 파티를 해 드리겠습니다. ㅋ
고뢔요 ?
보상중추 두두두 검색해보니
마약만큼 강한 아이네요
사는게 재미가없을라 했는데
이렇게 과학적인 설명까지 들으니
어찌 일부러 피해갈 이유는 없겠다 싶으네요
불님 아무쪼록
둥이 본능 충실하시고 힘내셔서 이런 팁
누님들께 날려주시믄
정말로 칭찬 받으시지 말입니다 ^^
ㅋㅋㅋㅋ 매력적인 이상형에게 선물을 주고
매력의 꽃 이상형의 기쁨을 보는 순간적 나의 쾌락은
우주 창조 최대의 효과가 아니냐라고 말하는 것도 들어는 봤거늘요.
어찌 매력을 피해가야 하겠습니까요. ㅋㅋ
@도깨비불 브라보 !!
열심히 돈 버신 보람도
열심히 살아가시는 보람도
다 누리시는 것 같네요
무한히 축복드립니다 ^^
보배덩어리 불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