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1월12일
걷는 데 불편을 느끼던 60대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을 입고 젊은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북한산 정상을 오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시도는 배터리를 바꾸거나 연구자들이 도와주지 않고 고령자가 로봇으로부터 근력 보조만 받아 등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복잡한 일상환경에서도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단 이종원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웨어러블 로봇 '문워크-옴니'를 개발했
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문워크-옴니'는 착용자의 움직임을 예측해 다리 근력이 부족한 고령자의 재활 및 일상 보조 역
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골반 양쪽에 장착된 네 개의 초경량-고출력 구동기를 사용해 착용자가 보행 시 균형을 맞춰 주고, 다리 근력을
최대 30%까지 높여 보행을 돕는 방식입니다.
▲ 웨어러블 로봇 '문워크-옴니' 랜더링 이미지
기존에도 이미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로봇이 개발됐으나, 보통 부피가 크고 무거워 주로 환자의 재활 과정에서
만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문워크-옴니'는 2㎏대의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초경량 웨어러블 근력 보조
봇으로, 고령자도 타인의 도움 없이 10초 이내로 쉽게 입고 벗을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일상생활에서도 '문워크-옴니'로 고령자의 활동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검증하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했
습니다.
젊은 시절 등산을 좋아했으나 보행이 불편해 등산하기 어려웠던 65세 고령 참가자에게 로봇을 입히고 해발 604m
북한산 영봉 정상을 오르게 했습니다.
테스트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등산하는 모습.
로봇을 입고 안전하게 북한산 영봉 등산에 성공한 참가자는 "젊었을 때부터 즐기던 등산을 포기해야 하는 것으
로 생각했는데,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편안하게 산을 오르니 10~20년은 젊어진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로봇에 탑재된 인공지능(AI)이 착용자의 보행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경사가 완만한 흙길이나 험한 바윗
길, 나무계단이나 불규칙한 돌계단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근력을 보조한 결과라고 분석했
습니다.
이종원 박사는 "노화로 인해 근력이 부족해지는 고령자의 일상 보조, 재활, 운동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후속 연구로 고관절과 무릎 등 다리 복합관절을 동시에 보조하는 '문워크-서포트' 등을 개발 중"이
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영상=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연합뉴스)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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