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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
김봉석 4 말이 너무 많다
평균점수 4 / 10 |
FILM 2.0 ---------------------------------------------------------------
송형국
관객 수준을 너무 얕본다. 관객의 자존심을 생각지 않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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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강우석의 장기가 사라진 노골적인 시사평론. 부담스러운 과잉의 민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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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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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
강우석 포퓰리즘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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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웅
감독의 감정은 넘치되, 이야기부터 인물설정까지
--심지어는 이를 통해 보여주는 역사관까지 너무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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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국가주의의 환상과 극우적 절대선의 불온한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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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한마디로 프로파간다(선전선동)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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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한국영화역사상 신상옥 이래 가장 성공한 감독의 가장 멀리 나간 자기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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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희
<실미도> 흥행의 착시와 대한민국주의가 합작한 불량 애국상품.
이상용(영화평론가)----------------------------------------------------------------
대한제국의 국새가 존재한다고 믿는 최민재(조재현)와 현실적인 국정원 인물인 이상현(차인표)의 대립 구도는 영화 초반 느닷없이 제시된다. 문화강좌를 하고 있는 최민재를 찾아온 이상현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대립각이 형성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구도는 영화를 두 시간 동안 단순하게 지탱하다가 이상현의 변심으로 갑작스럽게 결말로 치닫는다. 국가 대 국가의 역사적 갈등을 다루는 <한반도>는 이 모든 것을 인물을 통해 함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단순한 대립 구도와 설득력 없는 이상현의 변신은 역사 드라마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일종의 역사 상상의 유희로 보기에는 영화자체가 시종일관 진지하지 않은가. 대통령과 총리의 대립 구도 역시 이상주의자 대 현실주의자로 이해하기에는 제대로 된 인물 구현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남는 것은 반일 감정뿐,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
최광희(FILM2.0 온라인 편집장)------------------------------------------------------
최근까지 충무로 파워 1위였던 영리한 승부사 강우석 감독의 다음 목표는 아마도 문화관광부 장관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최근 한반도를 휩쓸고 있는 애국주의에 이처럼 과감히 상업적으로 맹동하는 영화를 만들 생각을 선뜻 해내진 못했을 것 같다. 이렇게 앞뒤 가리지 않는 70-80년대 중학교 국사 시간스러운 영화가, 게다가 리더십의 시각으로만 현대사를 오독하는 일천한 역사 인식이 또 다시 영화 외적인 파워에 힘입어 수 백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다면, 그것 또한 한반도 문화계의 비극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영화 감독이 반드시 시대를 앞서갈 필요는 없어도, 그렇다고 시대의 뒤꽁무니를 좇는 직업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대통령" 안성기의 연기는 매너리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문성근은 아직도 "그것이 알고 싶다"의 톤 앤 매너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차인표의 연기는 최악이다. 한국과 스위스의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의 허탈감이 이보다 더했을까.
정재형(동국대 영화영상학 교수)-----------------------------------------------------
“영화적 재미 부족”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허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위치와 모순을 생각하게끔 한다는 데서 성공적이다. 많은 찬반토론이 일어난다면 감독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애매한 결말을 택함으로써 강경파, 온건파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았다. 다만 블록버스터급 예산 투입에 비해 영화적 재미가 덜한 점은 아쉽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영화에서 좀더 과감한 팬서비스를 해도 좋았을 뻔했다.
강성률(영화평론가)-----------------------------------------------------------------
“감정 폭발력 약해”
한국사회의 아킬레스건을 대중적인 지점에서 건드리는 강우석 감독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났다. ‘공공의 적’ 때는 가진 것 없는 설경구가 완벽한 조건의 남자를 때려눕히는 데서, ‘실미도’ 때는 “저때 북한을 밀어붙였어야 했다”는 감정을 건드리는 데서 카타르시스를 줬다. ‘한반도’는 한국 대중들이 가진 반일감정을 자극한다. 그러나 국민들의 응어리진 정서를 풀어줄 순 있겠지만, 이 방식이 올바르진 않다. 냉철하게 얘기했을 때 지금의 한반도 정세에 도움이 안 되는 영화다. 감독의 전작들에서 보였던 감정의 폭발력이 약해 예전처럼 크게 흥행하지는 못할 것 같다.
황진미 영화평론가 ---------------------------------------------------------------
<한반도>를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어는 ‘유치함’이다. 학예회 연극을 연상시키는 웅변조의 대사나 70년대 반공영화를 계승한 전형적인 인물묘사 등 형식상의 유치함은 논외로 하자(누구나 한 장면만 보아도 알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지면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진정한 유치함은 따로 있으니, 노골적인 내셔널리즘을 표방하는 내용의 유치함이야말로 관객을 아연케 하는 필살기다. 그러나 단순무식한 내셔널리즘으로 반일과 통일을 부르짖는 이 영화의 속내는 간단치 않다. 바로 흡수통일과 파시즘의 욕망이 숨어 있는 것이다.
[한겨레 신문 7/12일자]---------------------------------------------------------
<한반도>는 선명한 반일 영화다. 가히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재밌는 영화> <도마 안중근> 등에 필적한다. 본래 민족주의는 정교한 이념이 아니다. ‘민족적 동질성’이라는 감정을 기반으로 쉽게 대중을 동원하며, 곧잘 인민주의(포퓰리즘)나 상업주의와 결합한다. 하지만 민족주의가 나쁜 것은 아니지 않냐고? 항일 민족주의자들은 의인이지 않았냐고? 식민지의 민족주의는 제국에 대한 저항의 이데올로기로 작동하지만, 민족주의 자체가 반제국주의적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제국의 민족주의와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며, 다른 민족과의 역학관계 속에서 패권적으로 작동한다.
민족주의의 패착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돈 남 말하는 사태,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하지만 김구 선생의 말씀처럼, 남의 나라 침략하지 않고 민족문화를 꽃피워 세계에 전파하는 ‘아름다운 민족주의’가 가능하지 않냐고? 경계가 몹시도 애매하지만, 그나마 그 말씀 중에 건질 것은 ‘평화주의의 원칙’이다. 민족주의가 평화주의와 함께하지 않을 때, 그 민족주의는 곧바로 악으로 전화한다(이를 김구 선생도 알고 계셨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영화 <한반도>가 노정하는 찐~한 민족주의에 그 ‘평화의 원칙’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