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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시계형 CEO는 ERP 성공 시킬 수 없다
기업이 ERP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사실 기술적인 면보다는 사람과 업무 프로세스의 어려움이 더 크다. 대기업이나 중견,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CEO의 ERP 도입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지원 그리고 강력한 리더쉽이 없다면 결코 ERP도입은 성공할 수 없다. CEO가 실질적으로 CIO의 역할까지 함께 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현실에서는 이 말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ERP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변화관리와 관련해 “중소기업의 CEO가 변화관리에 자신이 없다면 ERP 도입은 미뤄야 한다”라는 말은 지금까지 프로젝트 매니저의 전유물로만 인식돼 온 변화관리를 CEO(중소기업의 경우 특히)가 직접 챙겨야 한다는 의미에서 반드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1. 변화관리
CEO가 직접 변화관리 해라
이제 기업들은 ERP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서 깨어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 환상의 진원지는 다름 아닌 CEO나 CIO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환상을 가지고 그것이 마치 자기회사의 미래 모습인 듯 꿈꾸고 있는 이들도 그들이다. 그러나 이 환상은 실현될 수 없는 그 무엇만은 아니다. ERP 도입에 있어 지금까지 간과되어 온 그러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인 ‘현업이 변화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환상은 실제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환상 자체로 그칠 수도 있다. 때문에 ERP 구현에 있어 변화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관은 ERP를 구축하면서 패키지의 표준프로세스대로 업무를 90%가 넘는 수준까지 바꿨다. 그 결과 성공적인 ERP 사이트로 지목되어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시 손욱 사장은 현업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현업은 변하지 않고 오히려 패키지의 프로세스를 바꾸려는 것’에 대해 일일이 CEO의 결재가 있어야 가능하게 함으로써 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했다. 이것이 성공의 열쇠였다고 많은 사람들은 평가한다.
이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초기에 40% 가까운 커스터마이징을 실시했다. 사람이 변하기 보다는 패키지를 변화시키려 했던 것이다. 그 결과는 혼란으로 나타나 현업에서는 ‘전보다 일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호소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지금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ERP 구현에 따른 효과(대리점에서 주문 후 48시간 안에 납품이 가능한 체계 확립 등)를 거두고 있지만 당시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중소기업의 CEO에게 이러한 변화관리자로서의 역할은 더욱 절실하게 요구된다. 중소기업들이 ERP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경쟁력 확보, 업무혁신, 원가절감, 정보관리체제 확보 등의 환상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ERP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한결같이 경영자의 참여가 ‘0’순위로 거론되며, 다음으로 현업의 참여를 지적한다. 이것은 CEO의 참여를 절실히 요구한다는 반증일 뿐만 아니라 현업을 변화시키지 못하면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CEO들은 이 같은 사실을 겉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많은 중소기업의 CEO들을 살펴보면,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나서 변화관리자 또는 핵심주체가 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ERP 패키지를 구축해 주는 정보기술 업체나 컨설턴트들에게 변화관리의 모든 것을 맡기려 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국내 CEO들의 일반적인 현상으로서 ERP의 성공적 구현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모범적인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삼양사는 SSA사의 BPCS 패키지를 도입하면서 사장이 ERP 팀장이 됐고, 에이스테크놀러지 역시 삼성SDS uniERP 패키지를 도입하면서 사장이 프로젝트 매니저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몇몇 업체를 제외한 많은 중소기업의 CEO들은 ‘돈을 주고 맡겼으니 잘 되겠지’라는 극도의 ‘위험한 낙관론’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뻐꾸기시계형’ 리더십으로 변화관리에 오히려 해를 끼치는 경우가 국내 중소기업 CEO의 현실이다. “나는 사장으로서 할 일이 많다. 거기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며 자신을 프로젝트와 스스로 격리시키고 가끔가다 시각을 알리기 위해 나오는 뻐꾸기 시계의 뻐꾸기 인형처럼 갑자기 뛰쳐나와 주위의 중역 스탭들만을 통해 ERP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체크하는 CEO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성공적인 ERP를 위해 변화관리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이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이란 사실을 중소기업의 CEO들은 명심해 야 할 것이다.
2. 자금문제와 해법
ERP 도입하려는 중소기업 늘고 있다
ERP를 도입하는 과정에서의 중소기업 CEO들의 역할만큼이나 그들이 ERP를 도입하기 위해 겪는 어려움의 크기 또한 적지 않다. 한국 경제라는 숲 속에서 중소기업은 항상 대기업의 그늘에 가려져 왔기 때문이다. ERP의 경우도 ‘작은나무’보다는 ‘큰나무’ 위주로 논의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ERP구축에 따르는 비용부담과 전문인력부족 문제 등으로 중소기업의 CEO들은 쉽게 ERP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소 및 중견기업(매출액대비 5천 억원 미만)도 ERP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거나 도입을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한국능률협회 매니지먼트 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중소기업 정보화 현황에 대한 연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297개 중소/중견기업체 중 74%가 ERP 도입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그 시기도 당장 도입 3%, 6개월 내 13%, 1년 내 24%, 2년 내 24%로 전체적으로 2년 이내 도입을 고려 중인 기업이 조사대상기업의 7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RP도입의 당위성에는 많은 공감대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자금과 (ERP시스템을 운용할)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CEO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돈’도 없고 ‘사람’도 부족하다
중소기업 CEO가 ERP도입 단계에서 겪는 어려움은 ‘돈’과 ‘사람’ 문제로 요약될 수 있다. 중소기업은 ERP 도입시 투자되는 비용에 대한 ‘상대적 부담감’이 일반 대기업에 비해 훨씬 크다. 적은 규모의 중소기업이라고 해도 ERP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1~5억원 정도가 투자되어야 한다. 대기업의 ERP 프로젝트 비용과 비교하면 얼마 안 되는 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인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ERP 시스템은 도입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을 운용하고 유지보수할 전문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인력의 부족이 중소기업의 ERP도입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비용문제는 통계 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중소기업 정보화 현황에 대한 연구조사’에서도 ERP 구축시 가장 시급히 지원을 바라는 부분으로 비용(24%)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경영자관심(28%), 교육 및 훈련지원(15%) 등으로 응답했다. 돈 문제가 역시 가장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ERP 구현에 드는 비용요소는 크게 패키지 비용, 하드웨어 비용, 컨설팅(교육비용 포함) 비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컨설팅 비용은 패키지 비용보다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CEO는 이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해법 1. ERP아웃소싱
ERP 도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중소기업의 CEO는 이른바 ‘ERP아웃소싱’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볼만 하다. ERP 아웃소싱이란 쉽게 말해 중소기업은 프레젼테이션 레벨의 모니터만 있으면 되고 나머지 하드웨어, 패키지, 그리고 관리인력 등의 모든 부분은 정보시스템 업체에서 제공하는 것을 가리킨다. 중소기업은 매달 일정액의 비용만을 부담하면 된다. 실제 미국 Oracle사의 경우 올 초부터 Business OnLine이란 이름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이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는 모니터에 웹브라우져만 있으면 되고, ERP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나머지 부분은 Oracle사의 데이터 센터에서 관리된다. 사용자는 ERP시스템 도입에 필요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ERP시스템을 유지보수하고 개발하는데 필요한 인력도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한국오라클의 이동웅 이사는” 미국의 중소기업들도 ERP 도입에 대한 초기 투자비용부담은 크다”며 “이러한 초기 비용부담과 ERP도입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많은 미국 중소기업들이 미국 오라클사의 BOL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SAP사와 EDS사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SAP사의 ERP 패키지에 대한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 2백명이하의 중소기업을 주요 타킷으로 하고 있으며 이용자 당 425에서 660 달러정도의 비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들은 EDS가 미국 전역에 가지고 있는 12개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통해 24시간 재무, 제조 등의 R/3 모듈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는 한국휴렛팩커드에서 ERP아웃소싱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휴렛팩커드 운영지원사업부의 강신엽 과장은 “ERP시스템에 대한 일체의 서비스는 한국휴렛팩커드에서 지원한다”며 “사용자는 한국HP의 ERP시스템을 이용하고 이에 대한 사용료를 매달 지불하기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휴렛팩커드에서는 중소기업이 ERP 도입할 경우 자체의 리스사업부를 통해 금융지원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휴렛팩커드 금융지원영업부의 전태식 과장은 “자금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는 10%내외의 이자율과 3년정도의 계약기간으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이 경우 중소기업은 담보나 지불보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휴렛팩커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실질적인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여러 각도에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한국오라클, SAP 코리아, 한국IBM 등에서도 ERP 아웃소싱에 대한 내부 검토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ERP 아웃소싱에 대한 중소기업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이를 추진했을 경우의 과연 ‘수익성이 있느냐’하는 부분이 아직은 미지수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ERP 아웃소싱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몇 가지 장애요인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국내 CEO들은 아웃소싱을 통해 ERP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일종의 심리적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정보시스템은 한 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업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아웃소싱한다는 것이 아직은 낮선 것이다. 또한 ERP 아웃소싱에 대한 국내 사례가 아직은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ERP 아웃소싱을 고려하고 있지 못한 형편이다. 이러한 어려움 외에도 ERP 아웃소싱의 경우 많은 사용자들이 동시에 데이터센터에 접근하기 때문에 네트웍 트래픽이나 애플리케이션 로드 문제로 ERP시스템의 성능이 저하될 수도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CEO들은 여러가지 발생가능한 문제점들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한 후 ERP 아웃소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
ERP 아웃소싱은 현실적으로 몇 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금여력이 충분치 못한 중소기업에게는 현실적인 해법으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해법 2. 성공조건부 계약방식
비용 요소 중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컨설팅 비용이다. 이 부분은 또한 중소기업의 CEO들이 민감하게 바라보는 부분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실제 ‘중소기업 정보화 현황에 대한 연구조사’ 보고서에서는 이미 ERP구축이 완료된 국내 11개 기업의 경우 ERP 비용내역 중 컨설팅 및 교육비용이 43%로 가장 컸고 패키지 비용 30%, 하드웨어 비용 24%순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ERP 컨설팅 및 자문을 지원하기 위해 정보통신부에서 ‘중소기업정보화지원단’을 곧 발족할 계획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있지만 보다 다양한 해법들 중에 하나로 성공조건부 계약방식으로 컨설팅을 받는 방안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 되어지고 있다. 컨설팅 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에서 ERP를 구축할 경우 컨설팅 비용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컨설팅을 해주고 추후 그 기업이 이익을 내게 되면 이 이익을 일정 비율로 컨설팅 업체와 나누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일명 턴키 베이스 방식으로도 불리우는 이 방법의 경우 몇 가지 선결돼야 할 과제들이 있다. 이 방법을 도입함에 있어 가장 커다란 어려움은 ERP 도입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의 기준을 무엇으로 할 것 인가하는 점과 만약 이를 이익증가 등으로 정했다고 해도 이를 ▷어떻게 정확히 계수화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또한 이익이 발생했을 때 그 이익이 ERP시스템을 통해 발생했는지 아니면 다른 외적이 요인에 의해 발생했는지를 판단하기도 매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 오라클의 이동웅 이사는 “기본적으로 중소기업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방법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ERP 도입으로 인한 기업 퍼포먼스의 중가를 정확히 수치화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기업과 컨설팅 업체사이에 갈등이 불거져 나올 소지가 높기 때문에 여러 보완책이 이뤄진 후에 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법 3. 정부는 중소기업을 위해 공동서버를 지원하라
기본적으로 ERP 도입은 기업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중소기업의 경우는 정부가 일정선에서 이에 개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위해 공동서버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ERP 도입에 있어서 서버 구입 및 이를 운용, 유지보수하는데 대한 지원책이 있다면 한결 비용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앤더슨 컨설팅의 최병진 박사는 중소기업 ERP 도입 지원과 관련해 중소기업청과 같은 정부기관에서 중소기업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조언한다. 최박사는 “예를 들면 안산지역의 기계산업 분야에 ERP도입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이 20개 있다면 이들을 한데 묶어서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ERP 서버를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ERP 전문인력을 인력을 10여명 정도 지원해 주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이 서버에 각각의 중소기업은 ERP 패키지의 글로벌 세팅을 통해 접속하여 중소기업들이 마치 독립적인 ERP시스템을 갖춘 것 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방법의 경우 공동으로 데이터베이스가 이용되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 SDS ERP 사업팀의 손우형 수석은 “보안 문제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안 된다. 보안에 대한 우려는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심리적, 기업경영상의 문제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법 4. 정부 지원정책을 이용하라
ERP 도입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의 CEO의 경우 부족한 자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부나 금융기관의 자금지원 제도를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는 금물. 현재 정부 자금지원제도는 현실적으로 담보위주이고 담보가 없을 경우 신용보증서를 제출하고, 심사를 통과해야 겨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지원방안으로서 제 구실을 하기에는 여전히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자금신청액 대비 실제지원액 비율이 5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중소기업의 ‘자금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산업자원부의 남인석 산업표준정보과장은 중소기업의 ERP도입과 관련해 “ERP와 관해서는 민간의 자율적 개발과 도입이 정부의 기본원칙”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ERP도입을 위해 자금지원과 개발/보급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ERP와 관련한 정부 지원은 크게 ▷수요자 지원방안과 ▷공급자 지원방안으로 나뉜다. 수요자 지원은 ERP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가리키며 공급자 지원은 ERP의 개발과 공급에 대한 지원활동을 말한다. ERP를 도입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의 CEO라면 수요자지원정책 뿐 아니라 정부의 공급자 지원 내용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ERP의 개발과 공급에 대한 지원활동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한국형 표준정보시스템(ERP)를 개발/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를 통해 저가의 ERP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보급하겠다는 구상이다.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백종명 팀장은 “현재 기반기술 확보를 위한 1차 개발 단계는 완료된 상태다. 시범 기업을 통한 구축사업이 끝나면 내년부터는 중소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소기업 CEO가 정부 지원에 커다란 기대를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먼저 각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지원책들에 대한 정리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부처별로 나뉘어져 있는 지원방안을 한곳으로 통합하여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정부의 지원역량을 모으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주요 지원방안인 융자사업이 실질적인 처방이 되기 위해서는 담보가 없는 중소기업들도 쉽게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 구축과정과 관련한 CEO의 역할
현업팀을 프로젝트에 전념하게 하라
중소기업의 CEO는 실제 ERP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중소기업이 ERP를 구축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기본적인 네트웍이나 하드웨어 인프라조차 갖춰져 있지 못한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는 중소기업의 ERP 도입에 있어 심각한 어려움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 보다는 중소기업의 경우 ERP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기본적이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못한 점을 구축과정에 있어 어려운 점으로 지적한다. “중소기업은 인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업 태스크포스팀이 ERP프로젝트에 참가할 때 이들 대부분은 지금까지 해 왔던 현업의 역할의 동시에 수행한다. 때문에 ERP 프로젝트에 전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삼성SDS ERP사업팀 이융 수석은 설명한다.
이는 대규모 ERP프로젝트에서도 나타나는 문제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좀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는 당연히 ERP 프로젝트의 질적인 완성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조정해 줄 수 있는 중소기업 CEO역할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수석은 “일부 중소기업은 ERP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다. 스스로 변화하지 않고 컨설팅업체나 벤더들이 모든 것을 다 해줄 거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밥을 떠 먹여주기까지 바래서는 성공적인 ERP구축이 이려울 것”이라며 중소기업 스스로의 변화노력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업무를 체계화 하라
중소기업 ERP 프로젝트를 컨설팅해 본 경험이 있는 컨설턴트들은 한결 같이 국내 중소기업의 업무 표준화 및 문서화 수준이 한심스러울 정도라고 지적한다. 한국기업전산원의 김길웅 원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직제와 조직이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으며 업무 문서화 수준이 낮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며 “대기업의 ERP 컨설팅은 주로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에 초점이 맞혀지지만 중소기업의 ERP 컨설팅 작업은 주로 체계화, 조직화, 문서화 등의 선행단계를 정비해 주는 작업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업무를 시스템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업무의 체계화가 기본 전제인 만큼 중소기업의 CEO들은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경우 일반직원들의 정보기술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낮기 때문에 ERP 도입할 경우 이들에 대한 정보화 교육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한국기업전산원의 김길웅 원장은 “ERP 패키지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현장 근로자들이 ERP 시스템에 적응하기 어렵고 조직적으로 거부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ERP 패키지를 사용자에게 좀 더 친숙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첫댓글 좋은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