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적정(滴定)의 당량점(當量點)을 판별하거나 수소이온농도를 알기 위해서 사용된다.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것에 의해서 당량점 또는 적정의 지시를 육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정색지시약(색의 변화)·형광지시약(형광의 변화)·화학발광 지시약(발광의 생성)·혼탁지시약(혼탁의 생성)·침전지시약(침전의 생성) 등이 있고, 이 밖에 물리화학적 성질의 변화에서 종점을 지시하는 전류지시약이나 표면활성지시약도 있다. 이러한 것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정색지시약인데, 이것에는 종점이 되면 무색에서 유색으로, 또는 유색에서 무색으로 변하는 1색지시약과, 종점이 되면 어떤 색에서 다른 색으로 변하는 2색지시약이 있다.
지시약을 지시하는 반응메커니즘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① 산염기 지시약:수소이온농도의 변화에 따라 색이 변한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서 중화지시약·수소이온지시약·pH지시약이라고도 한다. 이 종류의 지시약은 그 자체가 약한산 또는 약한염기이며, 이온이 되었을때의 색이 해리(解離)되지 않았을 때와 다르므로, 색이 용액 속에서 수소이온농도의 변화에 선명하게 대응한다. 거의 일정한 영역에서 변화하는데, 그때의 pH보다 낮은 값에서 변하는 색을 산성색, 높은 값에서 변하는 색을 염기성색 또는 알칼리성색이라고 한다. 또, 산과 염기로 나누어서 산성지시약(페놀프탈레인·티몰블루 등)·염기성지시약(메틸오렌지·메틸레드 등)이라고도 한다. 산염기지시약은 덴마크의 S.P.L.쇠렌센에 의해서 처음으로 조직적인 연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서 쇠렌센지시약이라고 불리는 것도 있다. 구조상으로는 프탈레인계·술폰프탈레인계·벤조인계·아조계·트리페닐메탄계·니트로계 등이 있으며, 모두 변색이 신속하고 가역적(可逆的)이다. 주로 중화적정 및 pH 측정에 사용된다.
② 산화환원지시약:산화형과 환원형의 색이 현저하게 다르고, 일정한 산화환원 전위에서 산화 또는 환원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서 변색하도록 되어 있다. 주로 산화환원적정에 사용된다. 보통 발색이 불안정하고, 비가역적이다.
③ 금속지시약:금속이온과 반응하여 착색·변색 또는 흐림이 생기며, 주로 킬레이트적정에서 사용된다. 예를 들면, 철(Ⅲ)로서 사용되는 티론·살리실산·술포살리실산 등과 같이 발색을 하는 것이나, 칼슘이온에 대한 옥살산과 같이 금속이온과 반응하여 흐림이나 레이크를 생성하는 것이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금속색소 지시약으로, 금속이온과 착염(錯鹽)을 만들어 변색하는 유기색소이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변색이 예민하여 산염기 지시약으로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것에는 무렉시드·엘리오크롬블랙 T·프탈레인 콤플렉슨 등이 있다.
④ 흡착지시약:침전에 흡착될 때 변색되며, 침전적정에 사용된다. 예를 들면, 에오신을 지시약으로 하여 브롬이온을 질산은으로 적정하면, 종점에서는 브롬화은의 침전이 적색으로 된다(보통 브롬화은은 담황색이다). 이것은, 반응의 당량점 이전에서는 생성하는 브롬화은 입자의 표면에 음이온인 브롬이온이 흡착되어 있기 때문에 에오신의 음이온은 흡착되기 어려우나, 당량점이 지나면 반대로 양이온인 은이온이 흡착되고, 여기에 에오신의 음이온이 흡착되어 구조가 일그러짐으로써 변색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흡착지시약에는 이 밖에 디클로로플루오레세인·디브로모플루오레세인을 비롯하여 많은 것이 알려져 있다.
지시약은 보통 한 종류의 것을 사용하나 두 가지 이상을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를 배합지시약이라고 한다. 배합지시약에는 혼합지시약·차폐지시약·만능지시약 등이 있다(혼합지시약과 차폐지시약을 합하여 색지움지시약이라고 하고, 또 차폐지시약을 혼합지시약이라고도 한다). 혼합지시약의 예로는 메틸레드(적색 pH 4.4∼6.2 황색)와 브롬크레졸그린(황색 pH 3.8∼5.4 청색)을 1대1의 비율로 혼합한 것이 있는데, pH 5.4에서 회색이 되고, 그보다 산성 쪽에서는 적색, 염기성 쪽에서는 녹색이 된다. 또, 만능지시약은 더욱 세밀하게 조합한 것으로, 예를 들면 티몰블루·브롬페놀블루·브롬크레졸그린·브롬크레졸퍼플 적당량을 혼합한 경우에는 pH 1.0∼pH 7.0 사이에서 1pH 단위마다 적색·오렌지색·황색·녹색·남색 등으로 색이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