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에는 기적이 있을 수 없다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이는 민주정치는 변화하는 시대 정신에 맞는 실천과 시행착오 과정에서 어렵게 성숙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천편일률적인 이론이나 사상의 접목으로 한시대의 고유한 정치적 난제를 쉽게 해결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권 1년 6개월의 시간에 다가 가고 있는 지금 윤석열대통령 직무수행에 관한 여론조사결과(2023년 10월 4주 한국갤럽여론조사)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33% 그리고 부정 평가는 58%로 발표되었습니다. 이는 2022년 3월9일에 실시한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율 48.6% 보다 약 15% 정도 뒷걸음질한 수치입니다. 제 20대 대통령 선거당시 윤석열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한 선거 구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10개 광역 선거구였습니다.
최근 갤럽 여론 조사에 의하면 대통령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부정”평가 보다 높은 지역은 대구/경북이 유일하고 연령대는 60대/70대에만 쏠려 대통령에 대한 지지계층이 매우 협소하게 위축되면서 굳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좌편향 이념에 대한 반작용으로 윤석열대통령은 줄곧 이념과 도덕의 선명성을 기회 있을 때 마다 강조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야당에서는 뜬금없이 철지 난 이념논쟁을 부추긴다는 비난의 목소리로 저항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의 청와대를 폐쇄하고 용산 시대를 열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이전 명분으로 내 세웠습니다. 용산시대를 연 명분과는 달리 지금까지 국민과의 소통은 역대 청와대근무 어느대통령보다 더 원활하다는 평가를 아직은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기 초 도어 스테핑이 중단된 이후 국민들을 상대로 직접 국정운영의 기조를 설명하고 국정 운영에 필요한 국민들의 협조를 구하는 경우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국민들 눈에는 윤대통이 용산에 새로 지은 구중 궁궐에 앉아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 두르는 대통령으로 비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윤대통령은 지지자의 환호를 받는 자리에만 선별적으로 참석한다는 세인의 인식이 팽배합니다. 예를 들면 용산 할로윈 참사 1주년 추모식에 불참한 것은 대국적인 차원에서 아쉬운 대목 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 7조 1항은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대통령은 선출 직 공무원이고 대통령을 반대 하는 정파에 소속된 사람들은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러니 대한민국 헌법 규정에 따라 대통령이 국민들 삶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갈등해소에 진정성을 보이고 사회통합을 위해 솔선수범해야 마땅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충분합니다.
세계 제 2차 대전 중 전시 거국 내각을 이끌며 히틀러와 맞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연합국승리의 주역 처칠 수상도 민심의 변덕으로 권좌에서 쫓겨난 일이 있었습니다. 2차대전 승전 직후인 1945년 7월에 실시된 총선에서 처칠이 수상으로 있던 집권보수당은 애틀리가 이끄는 노동당에 의석수에서 393명대 213명으로 그리고 득표율에서 47.8% 대 39.8%로 참패한 사건이 역사의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1945년 총선은 1906년 이래 최악의 참패를 보수당에 안겨주었습니다.
당시 노동당은 “미래를 마주하자(Let Us Face The Future)”라는 구호아래 국가주도의 경제복구 와 NHS(national health service)의 설립 등 복지정책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에 맞서 싸울 보수당은 1945년이후 노동당이 스스로 자멸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생각했고 준비된 것은 오직 “처칠의 사진” 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책적으로 애매모호하고 허술했습니다. 1945년 총선에서 노동당에 몰표를 준 영국 젊은이들이 그후 20년 동안 노동당의 중요한 지지층을 형성하게 된 역사적 교훈을 우리나라 정치에서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힘 입장에서는 더불어 민주당이 사법 리스크로 망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윤석열 대통령의 입만 처다 보고 있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비전을 수립하고 일자리 정책을 집중적으로 고안해 남녀노소로부터 골고루 사랑을 받는 정책정당으로 거듭 나기 바랍니다.
보수당의 정책의 빈곤과 더불어 폐허가 된 민생을 복구하는 데는 호전적이고 비타협적인 처칠보다 전쟁 중 거국내각에서 내치를 담당했던 노동당의 지도자 애틀리가 더 적합하다고 유권자들이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아울러 당시 시대의 요구였던 국가주도의 전후복구사업과 복지정책 그리고 사회개혁에 노동당이 더 적합하다는 다수의 정서가 선거에서 노동당 지지로 이어져 당시 보수 대학살이라는 불명예를 보수당에게 안겼던 것입니다.
논어 자로편 제 10장에 “진실로 나를 써주는 이가 있다면 일년으로도 할 수 있으나 3년이면 (더욱 큰)성과를 올릴 수있다”는 공자의 말이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으로 약 두 달 후면 대통령 취임 후 집권 3년차 시기를 맞게 됩니다. 임기 5년의 단임 대통령의 3년차 집권 시기는 금자탑을 쌓아 올려야 할 최적기에 해당합니다. 대통령임기의 3년차는 후회없이 실력을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이건 정책이건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현상 타개에 적합하고 유연한 사고와 자세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한국인의 이념성향 추이에서 보듯이 한국의 중산층은 보수나 진보보다 그 규모가 훨씬 크며 그들은 교조적 이념에 얽매이기보다 늘 발전하고 성장하는 경제를 원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한때 극우정치 이념에 기대여 호전적으로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집권 3년차에는 이념선명형 동원 정치 보다는 경제 성장과 발전에 주안점을 두고 중산층과 젊은이들을 위하여 더 많은 기회와 희망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민생우선 정치를 적극 펼쳐야 할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후보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제 치적을 언급하며 김재익 경제 수석의 예를 들며 전문관료의 국정 수행 역할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시절 좋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발탁하여 부동산 시장과 물가를 안정시키고 민생경제를 잘 돌보며 경제발전을 도모한 살기 좋은 시대였다는 기억이 뇌리에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권위주의 대통령은 나쁘지만 그가 전문가를 발탁하여 나라의 경제를 활성화시킨 국가경영의 긍정적인 사례는 권장하고 모방해도 나무랄 사람이 없을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전문관료 발탁에 대한 평가는 아직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닙니다. 글쎄요 윤석열정부에서 낭중지추(囊中之錐)에 버금가는 인물이 아직은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인재 발탁에 우선순위를 두고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곧 임기 3년차에 접어들 윤석열 대통령이 전정부를 탓하면서 자신이 떠 맡은 국정운영의 막중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동안은 나의 탓에 더 엄격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임기말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의 평가에 따라 다음대선에서 보수 대통령의 이어 달리기가 가능할지 아니면 진보 정권으로 정권 교체가 일어날지 여부가 결정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처신과 치적이 차기 보수 정권 만들기에도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아신다면 남은 임기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진중 해 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의 이념성향 추이(단위 %)
조사년도 매우보수적 다소보수적 보수적합계 중도적 다소진보적 매우 진보적 진보적합계
2017 2.4 18.6 21 48.4 27.6 3.0 30.6
2018 2.5 18.7 21.2 47.4 28.1 3.3 31.4
2019 3.8 20.9 24.7 47.2 24.9 3.1 28
2020 3.6 22.1 25.7 47.6 24.0 2.8 26.8
2021 4.4 26.0 30.4 46.8 20.3 2.5 22.8
위자료의 출처는 한국 행정원이며 박상훈 저 “혐오하는 민주주의”에서 재인용 하였습니다.
(한국인의)주관적 정치성향(2016-2023년)
단위: %
조사시기 매우 약간 중도적 약간 매우 성향유보 매우+약간 중도적+ 매우+약간
보수적 보수적 진보적 진보적 보수적 성향유보 진보적
2016.1월 6 25 31 22 3 13 31 44 25
2017.1월 7 20 26 31 6 10 27 36 37
2018.1월 4 22 27 28 5 14 26 41 33
2019.1월 5 19 30 26 5 15 24 45 31
2020.1월 6 20 29 23 6 16 26 45 29
2021.1월 5 20 13 22 6 16 25 47 28
2022.1월 7 19 34 18 6 15 26 49 24
2023.1월 7 23 33 20 4 12 30 45 24
2023.10월 6 23 32 21 5 12 30 44 26
위 자료의 출처는 한국 갤럽입니다.
10월 4주 한국 갤럽 여론조사에 나타난 정당 지지도동향은 아래와 같습니다:
국민의 힘 35%
더불어 민주당 32%
정의당 4%’무당층 28%
10월 4주 한국 갤럽 여론조사에서 제21대국회역할수행에 대해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습니까? 라는 설문에 42점이라는 여론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2016년 10월에 실시된 같은 질문의 여론 조사에서 제19대 국회의 역할 평점도 같은 42점이었습니다. 2019년 10월에 실시된 제20대 국회 역할에 관한 평점은 40점이었습니다.
최근 발간된 박상훈 저 “혐오하는 민주주의”에 정치를 나쁘게 만드는 다섯가지 유형의 국회 의원” 이 나와 있습니다. 유권자 여러분께서는 제 22대 국회의원을 뽑을 때 다섯가지 유형을 잘 기억하셨다가 소속 정당이나 정파에 관계없이 무자격 후보를 골라내는데 참고 자료로 활용바랍니다
첫째는 선동가 형이다. 이들은 어떤 사안에 있어 합리적 해결책이나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공격과 야유의 소재로 동원하는데 익숙하다.
둘째는 일종의 개인 독점형 의원 유형이다. 여론의 관심을 끌 이슈가 생기면 곧바로 나서고, 단독으로 주목받고자 하는 열정을 참지 못하는 의원들을 가리킨다.
셋째는 도덕적으로 뻔뻔한 유형이다. 이들은 자신의 실수나 잘못임에도 논란을 이어가며 끝까지 사과나 인정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을 패배로 여기는 특별한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이다.
넷째 유형은 외견상 매우 적극적이고 전투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의원들이다.
다섯째 유형은 팬덤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이른바 “팬덤 인싸’에 들어가는 것을 동경하고 거기에 속하지 못해 안달하는 의원들이다.
저자 박상훈은 “혐오하는 민주주의”에서 정치를 나쁘게 만드는 의원들을 구별하는 방법을 아래와 같이 부연설명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반대자나 비판자를 만나는 것을 싫어 하는 것이다. 그들은 환호 받는 자리만 원할 뿐, 토론이 필요한 모임은 기피한다. 자료검토나 법안준비에 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참지 못하고, 언론에 자신의 이름이 얼마나 자주 언급되는 지에만 신경을 쓴다. 상임위에서 그들은 상대방 의원이나 증인들이 발언하는 중에 소리를 지른다. 그들의 질의는 치밀한 사실관계를 따지는 내용보다 국가나 국민, 민족, 민주주의, 노동자, 서민같이 구호성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첫째도 홍보, 둘째도 홍보, 셋 째도 홍보다.
대한민국 학술원회원이자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인 백완기는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권력의 모습을 일곱가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첫째, 권력의 정당성.
둘째, 권력의 대표성.
셋째, 권력의 순환성
넷째, 권력의 봉사성.
다섯째, 권력의 절약성.
여섯째, 권력의 통풍성 또는 공개성.
일곱째, 권력의 분산성.
이쯤해서 윤석열대통령도 권력행사 과정에서 민주주의 발전에 저해되는 일은 없었는지 뒤 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국민들은 정기적인 선거를 통해 권력자에게 통치의 정당성을 추인하거나 거부할 수 있습니다. 내년 4월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쇄신 노력으로 저조한 국정수행 지지율을 극복하고 곧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모든 위기는 동시에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는 말씀을 빌러 여러모로 노심초사(勞心焦思)하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 올립니다.
이글을 쓰면서 아래 열거한 도서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1. 강원택 지음 “보수는 어떻게 살아 남았나”(21세기북스)
2. “위기속의 민주주의”(백산서당) 중 백완기 글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3. 박상훈 지음 “혐오하는 민주주의”(후마니타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