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봄에 나무를 심어 둔 곳으로 향했다. 지난 봄 친구들과 초코벨리를 심었었다. 전번에 갔을때는 계속된 장마로 인하여 잡초가 너무 무성하고 덩굴식물이 작은 나무들을 뒤덥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제초제를 구입하여 살포를 하였었다.
이슬을 헤치고 밭으로 들어갔었더니 잡초들이 대략 잡히기는 했어도 생명력이 강한 녀석들은 여전히 나무를 휘감고 압박하고 있었다. 고얀 녀석들 같으니라구. 이럴줄 알았으면 나무들에게 유도의 업어치기 기술이나 태권도의 킥 기술이라도 가르쳐 잡초들을 한방에 보내는 방법을 가르쳐 줄걸 그랬나보다.
한참 잡초를 제거하다보니 양쪽 팔이 따갑다. 그냥 조금 따가운 정도가 아니다. 군대시절에는 기합이나 몽둥이 맞는 것은 별로 두렵지 않았고, 등산때나 웬만한 작업에도 장갑조차 끼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이건 좀 심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벌레에 예닐곱 군데 정도를 물려 살갓이 부풀어 올랐고, 한군데는 마치 쯔쯔가무시를 옮기는 진딧물이 문 것처럼 두개의 작은 이빨자국이 선명하다. 기분이 조금 그랬다, 그렇다고 일을하다 그만 둘 수도 없어 열심히 땀흘리며 일한 결과 모두 마쳤다.
마치고 산을 내려와서도 물린데가 따갑고 벌레 이빨자국이 마음에 걸려 가까운 약국에서 물파스를 사서 상처에다 발랐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영구차가 장례식장을 출발하여 고인이 다니던 성당을 거쳐 화장장으로 간다는 것이었다. 차를 몰고 화장장으로 향하였다. 장례식장을 어제 다녀왔었지만 그래도 고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보고 싶어서였다.
한참을 기다리니 영구차가 도착을 했다. 같이 온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한켠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은 고인의 평상시와 투병생활에 관한 이야기였고, 다음은 건강관리에 대한 것들이었다. 당연히 약초들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도라지와 산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번에 주변사람이 산삼을 캐어 횡재했던 일들이며, 도라지를 캐는 시기에 관한 이야기들...
약초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가 사포닌 성분이 있는 도라지는 물에 절대 씻지 말라고 말하였다. 사포닌은 물에 씻으면 성분이 소멸되어 버린다는 말이다. 그럼 약초를 다릴때는 물이 들어가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누군가가 한 말이다. 하긴...그런데 답은 간단하다. 말려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사포닌 성분이 있는 것들은 물에 담그면 비누액처럼 희멀건 액체가 배어나오는데 그게 사포닌이다. 그러니 물에 오래 담그거니 씻으면 약효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화장장에서 슬픈 순간은 망자의 시신이 시뻘건 화로를 향하여 들어가는 순간이라고도 하였고, 어떤이는 화로를 거쳐나와 한줌의 하얀 뺏가루로 변하였을 때라고도 하였다. 그리고 건물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도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인생무상을 느끼게 한단다.
도시락을 먹고 화장절차가 이루어지는 동안 제법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우리들은 유족들이 모든 과정을 다 마칠 때까지 지켜보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당장 한달에 한번씩이라도 모여 약초캐기 실습을 하자는 이야기도 있었고, 약초나 버섯 등은 종류가 너무많아 어설프게 하다보면 커다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는 누구보다도 술자리를 빠지기 싫어하던 사람들이었는데, 어느새 주변사람들이 하나 둘 운명을 달리하니 남의 일같지 않은 모양이다. 고인과도 멀지않은 순간까지 함께 술잔을 나누고 노닐었으니...
언제 부터인가 건강하게 오래 살고싶은 욕망이 우리들의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누구든 언젠가는 헤어져가야 할 일이지만 자신이 끝마쳐야할 일들을 정리하고 떠나면 서로가 아쉬움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면 또한 이것이 아닐까 생각되어 자료를 올려보았다.
첫댓글 지인을 떠나 보내는 감회가 씁쓸 하셨겠네요,,,오랜만이시죠? 저는뭐 딱 1년 남은 회사 다니면서 여전히 마라톤 뛰로
자주 나가고 친구들이랑 술 묵고,,,인자 1년후가 문젠데 딱히 할 일이 없네요,,뭐든 직업이 있었으모 좋것는데 배운게 엄따보이 아무래도,,,가끔 연락하고 지냅시더~~~
가고 싶을땐 가고, 보고 싶을때 보는 것이 행복이고, 먼곳 갈땐 후회가 덜하답니다. 물론 때론 그 잘난 돈이라는 매개체가 문제지만요. 뭐든 집착하진 마십시오. 그게 다 만병의 근원이거든요.
저는 뭐 그냥 멍하게 지냅니다. 좋게 말해주면 속세를 떠나고 싶은 사람이고, 안좋게보면 생각없는 바보지요.ㅋㅋㅋ
시간내서 막걸리라도 한잔하시죠. 편한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