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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 주십시요' 해도 나설까 말까 한데…" | |
과거청산법, 고양지역 국회의원들의 반응 | |
과거청산 못하면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히고 말 것 | |
작성날짜: 2005/02/16 조영민기자 고양시민회와 고양금정굴유족회는 지난 2월 14일 고양지역 국회의원 4명의 지역 사무실 앞에서 올바른 과거청산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지난해에도 한나라당의 반대와 열린우리당의 무능으로 과거청산법을 비롯한 개혁입법이 무산되었는데 지금 임시국회에서 입법화를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앞으로 과거청산은 요원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긴박한 심정으로 고양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족ㆍ피해자ㆍ관련단체들이 함께 진행했다.
한나라당은 ‘과거를 묻지 말라’는 식으로 반대를 하고 있고, 열린우리당은 실용주의 운운하면서 계속 후퇴하여 과거사법을 누더기로 만들려 한다. 과거를 묻지 말라는 것은 정의를 포기하자는 것과 같다. 우리 고양지역에서만 한국전쟁 당시 수 천 명의 무고한 양민이 학살당했고, 95년 금정굴에서 160여구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런데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 등을 위한 과거청산법이 제정되지 않아 신원확인 등을 위한 비용과 인력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로 10여 년이 넘도록 서울대 의대에 임시로 보관되어 있는 상태다. 고양지역 국회의원이라면 마땅히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 나서야 하는데 별로 그렇질 않아 안타깝다.
과거청산법 제정을 위한 고양지역 국회의원 사무실 앞 1인시위 사진= 고양시민회 http://www.gycc.or.kr
지난 2월 14일 1인 시위와 항의서한 전달 과정에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 사무실은 아무도 없는 상태로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미리 팩스로 공지도 하고, 연락도 했는데 아무도 없다니 참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 사무실에서는 반갑게 맞아 주시긴 했지만 “이번에 과거청산법 제정 제대로 못하면 열린우리당은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스스로 무너뜨려서 소수당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고 얘기하자, 관계자는 “못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 또한 무책임한 태도다.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 사무실은 필자가 직접 방문을 못해서 어떠했는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유시민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던 고양시민회 권명애 사무국장에 따르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어떤 시민이 따뜻한 베지밀을 사주고 가셨고, 또 다른 시민이 따뜻한 커피를 뽑아다 주고 가셨다.”고 한다. 유시민 의원 지역구에 참 좋은 분들이 많이 살고 계신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유시민 의원은 복 받은 줄 알고 더 열심히 의정활동 해야 한다.
특히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 사무실 방문과정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김영선 의원 사무실 간판이 다른 건물에 부착되어 있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엉뚱한 곳에서 1인 시위를 한 꼴이 되었다. 이전한 건물을 찾아가서 고양시민회 이춘열 대표가 명함을 전달하면서 다 같이 인사를 하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는데, 김영선 의원 사무실 관계자는 쌩뚱맞은 목소리와 태도로 “아침에도 어느 단체에서 다녀갔다”면서 매우 기분 나쁜 투로 대했다.
함께 간 금정굴 유족회 마임순 총무가 “지역 문제이기도 하니 제발 관심을 갖고 과거청산법 제정에 적극 나서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김영선 의원 보좌관인지 뭔지 이름도 직함도 알려주지 않은 그 사람은 “과거청산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과거청산 반대가 거의 한나라당 당론이다. 김영선 의원은 한나라당 최고위원인데 어떻게 최고위원이 당론을 반대할 수 있느냐”라는 식으로 말했다.
이에 금정굴유족회 마임순 총무는 “그렇게 반대하면 몰락하는 집안 꼴을 면치 못할 것이다”고 말했고, 나 또한 “한나라당이 그런 식으로 당론을 결정해도 어쩔 순 없다. 그러나 과거청산을 지지하는 70%이상의 국민들은 한나라당은 원래 그런 당이니까 하고 외면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쌩뚱맞고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던 그 성명미상의 여자 분은 “뭐요? 몰락하는 집안이라니, 원래 그런 당이라니??”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별로 대화가 통화지 않음을 확인하던 중 “왜 간판은 엉뚱한 건물에다가 붙여놨냐?”고 묻자. 그 여자는 “간판 떼어오는 값이 비싸서 그냥 내버려 뒀다.”고 말했다. 어이가 없었다. 그 여자는 또 우리가 가지고 간 피켓 구호를 문제 삼았는데 “김영선 의원은 과거청산법 제정에 적극 나서라!”는 구호였는데 그 여자는 “나서라고 하면 누가 나서냐. 나서 주십시오. 해도 나설까 말까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말을 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대꾸하는 것조차 아까웠다.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보니까 김영선 의원 사무실에 걸려있는 시계가 죽어있었다. 한심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미 죽어버린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정확히 시간을 맞추는데 이놈의 한나라당은 오히려 시간을 거꾸로 돌려버리려고 하는 꼴이 죽은 시계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사안이라서 미리 통지하고 방문했는데도 문을 꼭 닫은 채 아무도 없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엉뚱한 곳에 간판 걸어놓고 죽은 시계나 쳐다보면서 시대변화를 거부하고 전 국민적 염원을 외면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모두 낡은 과거에 유폐되어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처박히는 신세를 면치 못할 것임을 명심하시기 바란다.
독자여러분 향후 과거청산법 제정 투쟁 일정을 공지하오니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2월 17일(목) 오후 1시 염창동 한나라당사 앞 ‘올바른 과거청산법 제정을 위한 광역시도 동시 집회’ - 2월 20일(일) 오후 3시 대학로 ‘3대 입법 연합집회’(수구청산과 민주개혁을 위한 범국민대행진)
조영민 고양시민회(www.gycc.or.kr) 상근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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