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제가 변했대요.
옷 입는 스타일도 여성스러워지고,
목소리까지 애교가 넘친다면서..만나기만 하면 놀려대요.
근데 생각해보니까..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제 별명이 '청바지 아가씨' 거든요.
사시사철 청바지만 입고 다닌다구요.
근데 연애라는 걸 시작하고 나서부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스커트를 자꾸 입게 되는 거 있죠.
그렇다고 뭐 남자친구가 특별히 여성스러운 여자가 좋다고
한 적도 없는데 말이에요.
또 하나 신기한건요,
제가 사실 외동딸이라서..저 밖에 모르는 구석이 좀 있거든요.
근데 남자친구 한테 만큼은,
제가 더 배려하고, 더 챙겨주고..그러고 싶다는 거예요.
그래서 요즘 생긴 버릇이 하나 있어요.
뭐든 남자 친구랑..다 연관 지어서 생각하는 거요.
오늘 점심시간만 해도 쌈밥이 잘 안 넘어가더라니까요.
제가 은행에 다니고 있는데,
은행 바로 앞에 쌈밥집이 하나 생겼어요.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길래..오늘 가 봤는데
정말 감동스러울 만큼 푸짐하고 맛있더라구요.
싱싱한 쌈이 열가지도 넘게 나오고
거기에 얇게 썬 대패 삼겹살까지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드는 생각,
'아..남자친구랑 꼭 같이 와야겠다'
그리고 어제 저녁엔
은행 동료들하고 뮤지컬 공연을 보러갔는데,
사실 전 뮤지컬이라는 걸 태어나서 처음 봤어요.
근데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면서
왜 진작 보러 다니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더라구요.
또 그 순간 드는 생각..
'주말에 남자친구랑 뮤지컬 보러 다녀야겠다'
길을 걷다 쇼윈도에 걸린 남자 옷을 봐도,
'저거 입으면..잘 어울리겠다'
텔레비전에 단풍축제가 소개되면
'같이 가고 싶다'
저 확실히 연애중인 거 맞죠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게 사랑의 힘이라고,
뭐든 함께 하고 싶어지는 게 연애의 힘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