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 대중을 통솔하심에 네 가지의 엄한 경계가 있으시니, 하나는 공물(公物)을 사유로 내는 것이요, 둘은 출가한 사람으로서 사가에 돌아가 이유 없이 오래 머무르거나 또는 사사(私事)를 경영하는 것이요, 셋은 자기의 안일을 도모하여 공중사에 협력하지 않는 것이요, 넷은 삼학 병진의 대도를 닦지 아니하고 편벽되이 정정(定靜)만 익히어 신통을 희망하는 것이니라.
☆ 어구 해석
공물(公物) : 공중(公衆)의 물건이라는 의미. 사회나 단체에 속하는 물건이나 시설은 모두 공물에 속하는 것으로 사회나 단체의 목적과 정한 바에 따라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비록 그 조직에서 책임이나 업무를 맡은 사람이라도 공물을 사사로운 목적을 위해 쓸 수는 없으며, 공물을 처분하거나 변통을 할 때도 개인적인 판단으로 할 수 없고 공의(公議)를 거쳐 하되 전체 대중에게 그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일체생령을 제도하고 병든 사회를 치료하기 위해 이루어진 교단의 모든 시설과 모든 법도와 사업도 다 공물(公物)이다.
따라서 교단의 모든 시설을 활용하여 사업을 하는 것도 교단의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운영되어지는 것이 원칙으로, 공의(公議)로 하되 이 일을 주관하는 사람은 오직 공변된 정신으로 공변된 활동을 하는 공변된 사람이 하여야 하고 또한 그러한 사람에게 전해져서 그 사업을 끊임없이 이어 가야 하는 것이다
사사(私事) : 공사(公事)와 상대되는 말. 공사가 전체 대중 또는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인데 비해 사사는 자기 자신에 관계된 것과 자기 개인을 중심으로 된 가족이나 친구 등의 인연관계나 그에 관계된 일들을 의미한다. 원래 사(私)나 사사(私事)는 개인이나 개인적 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는 가치중립적인 언어이나, 사욕(私慾)이나 사심(私心)·사견(私見)·사사(私邪) 등의 변용어에서 그 의미가 부정적으로 쓰여 오기도 했다.
초창기 교단에서 공과 사를 이분법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소태산대종사의 본의는 공사와 사사를 처리하는데 공부인과 공인으로서의 마음가짐과 일의 처리 방식에 달린 것이었다. 곧 원래 공과 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적인 일도 공적으로 처리하면 공사가 되고 공적인 일도 사적으로 처리하면 사사가 되는 것으로, 공인으로서 공사나 사사를 처리할 때 공의를 따라 공적으로 하도록 하여 이분법적 공·사관념을 넘어서 있었다. 또한 정산종사는 ‘공도자숭배’의 의미를 공과 사를 결함 없이 쌍전(雙全)하되 공도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원불교에서 의미하는 공사의 관념은 공부인의 삶의 자세와 가치관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개인적인 또는 사사로운 이해관계 보다 공익을 우선으로 하여 전체 사회가 고루 잘 살게 하자는 의미로 공의 가치를 숭배하자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공부인이 구경의 경지에 이르고 보면 내 몸과 마음까지도 사은의 공물로 나(我)라고 할 것도 없어지고 전체가 곧 나라는 것을 깨치게 된다. 따라서 그러한 경지에 이르는 사람은 일체의 언행에 사는 없고 오직 공만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를 지공무사(至公無私)라고 한다.
정정(定靜) : 마음이 안정되고 고요한 것. 안정됨은 마음이 확고하여 흔들리지 않음이고, 고요함은 마음속에 욕심이 가라앉고 청정한 일심을 간직함을 의미한다. 정(定)은 마음을 하나로 안정시켜 삼매의 경지가 되어 흩어지지 아니하는 것. 정(靜)은 천만 경계에도 마음이 끌려가지 아니하는 것. 내정정 외정정이 있다. 내정정은 일이 없을 때 염불·좌선 등으로 번뇌를 잠재워 온전한 근본정신을 양성하는 것. 외정정은 경계를 당해서 대의(大義)로 취사하여 정신을 요란하게 하는 마(魔)의 근원을 없애는 것. 내정정과 외정정은 서로 근본이 되므로 아울러 닦아야만 참다운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된다
원불교에서는 생활속의 공부를 강조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외정정에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다. 《수양연구요론》에서는 정정을 통해 마음과 기운이 온전히 조화를 이루고 이에 바탕하여 깨달음을 얻는 수행을 지향한다. 《수심정경》에는 외정정을 “뜻을 태산같이 굳게 세워 천만 경계에도 흔들리지 아니하는 것”이라 했고, 내정정은 “안으로 마음이 어지럽지 않아서 마음바다가 평화롭고 천만번뇌를 영원히 끊는 것”이라 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즐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