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능+드라마 업계가 연일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JTBC <뭉쳐야 찬다2> 출연진이 대거 감염되어 제작이 중단된 데 이어 TV 조선 <뽕숭아학당>, iHQ <리더의 연애> 또한 관련자 접촉에 따른 확진자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여러 드라마들도 촬영이 일시 중단 되는 등 곳곳에서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밖에 수많은 연예인들의 확진 판정 소식도 함께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몇몇 프로그램들이 확진자 발생 및 밀접접촉에 따른 자가 격리 등으로 곤란을 겪어온 방송가의 요즘 상황은 말 그대로 '위기 일발'인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우려감 속에 "노마스크 출연 이대로는 곤란하지 않나?"라는 의견들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현재 예능을 비롯한 각종 TV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대부분 마스크 착용 없이 등장해 방송에 임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중이지만 방송 환경 만큼은 기업의 필수 활동으로 인정되어 사적 모임, 마스크 착용 등에 대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 상황 악화돼도 여전히 '노 마스크'
▲ 지난 5월 제작진 코로나 감염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MBN '보이스킹'의 한 장면. 노 마스크 상태 참가자들이 대거 한 무대에 등장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 MBN
지난 1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코로나19 관련 방송제작 가이드라인'과 '방송 촬영 현장 수칙'을 제작, 배포하면서 철저히 방역 수칙을 준수해줄 것을 각 방송사에 당부한 바 있다. 여기엔 다인원이 모일 가능성 높은 제작 형태는 지양하고 제작 시에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준수할 것과 대면 접촉을 하는 경우 제작 인원과 시간을 최소화 하는 것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각종 방송에선 이와는 동떨어진 내용이 주를 이루곤 했다. "본 프로그램은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하였습니다"라는 자막과 더불어 촬영장 소독 장면을 방송 시작 부분에 삽입하는 것 말고는 딱히 달라짐을 찾기 어려웠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선 수십명의 출연진들이 노마스크 상태로 떼를 지어 무대에 등장하는가 하면 전국 곳곳에서 4인 이상 모임 금지가 적용되었지만 TV 속 연예인들은 여러명이 함께 모여 웃고 떠들고 음식 먹고 하는 모습이 소개된다. "우리는 찜통 더위에도 마스크 쓰는데 저기는 다른 세상 사람들인가?"라는 시청자들의 비판 및 자조 섞인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TV 제작 환경도 달라져야 한다
그동안은 방송 환경의 특수성에 대해 시청자들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해왔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점차 다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이제는 예외를 인정하지 말고 일반인들과 동일하거나 이에 근접한 기준으로 방역 가이드라인을 대폭 수정 후 강제라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장 확실한 방역 수단은 당연히 백신 접종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국내 백신 접종률은 2차 접종 완료 기준으로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두 번째 방역 수단은 마스크 착용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출연자 사이마다 투명 플라스틱 벽 하나 세워 놓거나 손 세정 하는 걸로는 도저히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가.
일부에선 가수의 가창 등 극히 제한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토크, 관찰, 버라이어티 예능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이에 대한 예시로 라디오 프로그램을 언급할 수 있다. 이미 라디오에선 DJ 및 출연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보이는 라디오' 등 인터넷 화면 생중계도 병행되고 있다. 단순히 TV라는 이유만으로 이전과 다름 없는 제작을 이어간다면 지금과 같은 출연자 집단 감염은 도저히 막을 수 없다.
"백신 먼저 맞게 해달라" 방송사 주장... 공감되나요?
▲ 최근 출연자들의 연이은 코로나 감염으로 제작이 중단된 TV조선 '뽕숭아 학당' ⓒ TV조선
이 와중에 출연자 대거 감염 및 관련 제작진 자가격리에 돌입한 TV조선에선 문화체육관광부와 방통위 등에 "'방송 프로그램 주요 출연자 및 제작 스태프에 대한 코로나19 예방백신 우선접종 요청' 내용을 담은 공문을 전달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이를 두고 해당 방송사 측은 "국민의 시청권익 보장을 위해 중단없이 방송 제작에 임하는 방송 종사자들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방송 파행을 방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팬데믹 사태 속에서 국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지키기 위함"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시청 권익"이라는 거창한 단어 언급할 필요 없이 감염 위협 속에 노출된 일반 생업 종사자들의 접종이 훨씬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7월 들어선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접종이 실시되고 있다. 20대 필수 직종 종사자(경찰, 소방관, 간호사 등) 접종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이어졌고 고3 수험생 및 교직원 접종은 금주부터 진행되고 있다. 서울 및 경기도 등 지자체 자율 접종 실시로 택배, 환경 미화원 등 사회+경제 활동의 최전선에 일하는 분들 또한 지난주부터 백신을 맞기 시작했다.
방송의 공익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지만 위에 언급된 분들보다 예능 출연하는 연예인들이 먼저 맞아야 할 이유는 지금으로선 찾아보기 어렵다. 더 급하게 맞아야 할 분들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정말 방송 환경이 위험에 처했다면 마스크 착용, 간이 키트 사용 등 최소한의 자구 노력 정도는 보여준 상태에서 요청을 해야 하는 게 더 타당하지 않을까? 그러한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도 않은 채 그저 "먼저 맞게 해달라"라고 주장한다면 이를 지지해줄 시청자가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첫댓글 예외를 인정하지 말고..
이 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