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은 어디를 향해 있는가? 감히 말한다. ‘생명(生命)’에 있다. 자기 우상화에 빠진 인간의 욕망과 사탄의 구조에 억압 당하며 희생 당하는 이름 모를 생명을 살려내는 사건 안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 윤 장로가 만난 구원의 메시지와 하나님 나라도 동일했다. 땅을 살리는 친환경 농업을 세상에 알리고 생명 먹거리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삶. 이런 삶을 실천해가는 여정 그 자체가 기독교 신앙의 고백이었다.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이상적 현실이다. 그 나라의 완성은 끝 모를 여정이다. 그럼에도 한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의 사명은 마침이 아닌 여정으로의 순종이다. 다음 세대에게 조금 더 좋은 세상, 예수의 하나님 나라에 가까운 현실을 물려주기 위해 힘써야 한다. 이 여정엔 긴 안목과 호흡, 느린 보폭에도 조바심 내지 않을 수 있는 인내와 믿음이 필요하다.
윤 장로는 단양군 제1호 친환경 농업인이다. 23년 전 윤 장로가 친환경 농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관행농법이 일반화된 농촌 사회에서 친환경 농법은 다수의 농민들에게 외면당했다.
“지역사회에서 처음으로 친환경 농법을 시행하고 이웃들에게 알렸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었습니다. 풀이 자라도 김을 매지 않고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저의 모습을 보며 동네 어르신들은 혀를 끌끌 차셨습니다. 그 당시 정부도 관행농법을 장려했습니다. 친환경 농업을 만류하는 공무원들의 권유도 많이 들었습니다.”주변의 따가운 눈총과 비판, 지난한 노동의 수고를 감내하며 걸어온 지난 시간에 대한 하늘의 보답일까? 단양군에서만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가가 400여 곳이 넘는다. 이젠 관공서에서도 친환경 농업을 장려한다.
이정표를 잃은 채 허허벌판에 놓인 삶에서 운명처럼 만난 책 한 권, 그리고 기독교 신앙. 윤 장로는 말한다. 40여 년 전, 가슴을 떨리게 했던 이상촌 건설에 대한 비전을 매일 같이 떠올리며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윤 장로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처럼 땅과 먹거리를 살리는 친환경 농업기술을 세상에 보급할 계획입니다. 가난한 자들이 우리 농장을 터전으로 농사를 짓고, 기술도 배우며 자립할 수 있는 공동체를 본격적으로 세워갈 예정입니다. 그동안 땅과 기술, 관계와 사람을 준비해왔습니다. 지난 40여 년 동안 꿈꾸고 준비해온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습니다.”(펌- 당당뉴스, 친환경 농업의 개척자로 살아온 충북 단양 동산무지개농장의 윤갑순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