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가수 이 지훈의 하루는 새벽 1시 심야기도회로 시작한다.서울 화곡동 은총교회(정종진 목사)에 출석하는 그는 이 시간에 무릎을 꿇고 지난 하루를 반성하고 오늘을 계획한다.또 금요 철야 예배와 매월 첫 주 월∼목요일 드리는 예배는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밖에서 작업하다가 직접 교회로 달려갈 때가 많습니다.집에 들어가면 피곤하다는 핑계로 그냥 예배에 빠질 것 같아 아예 성경 찬송을 갖고 다닙니다.성경은 저의 보물 1호입니다.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친구입니다.”
이지훈은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교회에서 아예 생활한다.집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그는 놀이터처럼 교회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실한 신앙인으로 잘 알려진 이지훈이지만 그 역시 잠깐 신앙을 등진 일이 있었다.182㎝나 되는 훤칠한 키에 귀공자풍의 미소년이었던 이지훈은 고교생이던 지난 96년 ‘왜 하늘은’이란 곡으로 데뷔,단숨에 소녀팬을 이끌고 다니는 스타덤에 올랐다.가수로 MC로,라디오 진행자로 종횡무진 방송계를 누비던 그는 그러나 98년 3집 앨범을 내놓고 사고를 당하면서 첫 시련을 맛봐야했다.
“더이상 방송 활동을 못하자 앨범도 팔리지 않았습니다.혹시 잠깐 인기를 끌다가 이대로 사라지?것은 아닌지…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인생의 쓴 맛과 단 맛을 모두 경험했다.
그러다 2000년 4집 앨범 ‘천애(天愛)’를 내놓고 화려하게 재기했다.모태신앙이었던 이지훈은 이 때쯤 누나 부부가 출석하는 지금의 교회로 옮겨 신앙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교회를 옮기고 목사님에게 양육을 받으면서 다시 신앙을 키웠습니다.5집 앨범 제작을 앞두고 목사님에게 기도부탁을 드렸더니 잘될 것이라며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순탄치 않았다.지난해 봄 나오기로 한 앨범은 가을로 연기됐고 다시 올 2월 나오기로 했지만 또 무기한 미뤄졌다.내심 초조했지만 그는 이 모든 게 하나님의 섭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수이기 때문에 빨리 음반을 내놓고 활동하고 싶었지만 하나님 보시기에 아직 때가 아닌 것입니다.철이 든 지금 어떻게 보면 연예계 활동중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인간적으로 보면 법적 대응을 해서라도 앨범을 내고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원치 않으십니다.기도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잘 마무리지을 계획입니다.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많은 분들을 생각하니 소망이 생겼습니다.”
이지훈은 이 기간 동안 가스펠 앨범 제작과 교회 집회 등의 행사에 참여하며 인내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고백했다.그는 크리스천 대중가수들과 함께 가스펠 편집 앨범을 냈고 CCM 그룹 앨범에 게스트 보컬로 참여했다.또 군선교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그는 요즘에도 두 달에 한번 군부대를 찾아 군 복음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신앙적으로 한층 성숙해진 이지훈.그는 ‘연예인 전도사’답게 평소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전도’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내놓았다.
“불신자를 교회로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교회를 열심히 다니다가 잠시 신앙을 멀리한 이들,미지근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상처를 안고 쓰러져가는 이들이 더 많습니다.저는 그들을 먼저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옆에서 성령을 체험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함께 나누는 게 전도의 열매입니다.”
이런 소신을 가진 이지훈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가수 이수영에게 신앙을 되찾아주었다.방송활동을 하면서 교회를 한두번 빠지기 시작한 이수영이 신앙상담을 해왔고 함께 금요철야예배에 참석,방언으로 기도했다.
그는 또한 그룹 신화의 신혜성,전 H.O.T 멤버 강타,NRG의 이성진 등과 단짝으로 지내며 이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한다고 말했다.“혜성이는 교회에 다녔었는데 지금은 잠깐 쉬고 있습니다.제가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예수님과 교회 얘기를 들려줘 강타와 혜성이는 ‘때가 되면 교회에 갈게’라고 약속했습니다.또 어머니가 열심히 기도하는 성진이 형 역시 교회에 꼭 나올 것으로 믿습니다.”
이지훈은 요즘 강타 신혜성과 함께 프로젝트 앨범을 제작 중이다.친구들은 신앙생활을 하는 이지훈에게 가스펠 한곡을 수록하자고 제안했고 이지훈이 흔쾌히 받아들여 어쩌면 자연스럽게 복음의 향기가 대중에게 퍼질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좌절을 딛고 일어서 배가되는 기쁨을 맛보기 위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건실한 청년 이지훈.그는 “이 시간이 지나고나면 무대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간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하는 이지훈 형제의 발전을 기원하면서 바르고 진신한 삶을 바랍니다. 임마누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