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은 날은 어디서나 꼭 바라게되는 전형적인 봄날씨입니다. 봄햇살이 떨어지는 모든 풍경에 투명한 반짝거림이 눈을 부시게도 하지만 눈을 즐겁게하는 그 자체로 세상을 다시 둘러보게 해줍니다. 집마당에도, 지붕에도, 마당에 서있는 나무들도, 길가 마구자란 잡초들에도, 매일 지나치는 수산한못에도 찬찬히 내려앉은 햇살이 이제 어쩔 수 없는 봄날씨를 펼쳐보이고 있습니다.
오늘도 한라산은 정상까지 제 모습을 다 드러내고는 그를 찾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막 뿌리는 듯 합니다. 언제 한번 가깝게 인사드리러 가야되는데 어느 세월에 갈까요? 조만간 가보려고 합니다.
아이들 주간보호센터에 보내고나니 갑자기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들이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점차 적응과 더불어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 되리라 기대를 해봅니다. 오늘은 기존에 예약되었던 치과치료하며 자동차 엔진오일교환, 밀려있던 보충제 택배보내기, 쓰레기 버리기 등을 마치고 성산일출봉이 바라다보이는 섭지코지 뒷편 바닷가에서 차 속 혼자만의 카페를 만들어서 음악과 커피, 글을 즐겨보았습니다.
며칠 전 전화상담을 요청한 어떤 어머님께 밤에 전화드리겠노라 해놓고는 잊어버렸던 건이 번쩍 떠올라 이 참에 전화상담도 해드렸습니다. 병원데려가기 너무 힘든 다 큰 아들을 어찌해야 할 지 방법논의차 엄마가 자신이름을 걸고 정신과 상담까지 했지만 돌아오는 건 언제나 형식적이고 상투적인 말들...
그게 속상해 의사 앞에서 눈물쏟았던 일이 내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누군가 세게 도와주지 않으면 해결하기 쉽지 않는 이 어려운 숙제 앞에서 큰 답이 나올리 없겠지만, 그래도 저를 떠올린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제가 한라산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맑은 날, 정상까지 다 드러내 보이며 용기와 도전, 그리고 관대함으로 세상을 굽어보는 그 자태에서 품격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우뚝존재처럼...
그래도 손에 잡히지 않는 먼 우상같은 존재보다는 과학적이고 합리적 노력의 방향을 진실되게 말해주는 사람이 더 낫겠지요. 가까이 있다면 꼭 안아주며 마음 깊은 곳까지 다 풀어질 때까지 눈물쏟아내게 하고 싶지만 마음만 보낼 뿐입니다. 내 마음같이 절대 움직여주지 않는, 그럼에도 사랑을 다 주고싶은 평범하지 않은 자식에 대한 이 애닳은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요?
그래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우리는 교육방향이나 치료방향을 확실하게 잡아야 합니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하는 그 긴 시간동안 적어도 부모가 리드하는대로 잘 따라오는 자식을 만들어가는 것, 그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엄마가 시키는 것은 100% 옳다라는 인식을 경험으로 풀어주는 것, 그 요령이 꼭 필요합니다.
다행히 태균이는 주간보호센터에 급격히 적응하며 편안한 안정세입니다. 제가 마음을 바꾸니 태균이도 자세를 바꿉니다. 다행입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운동가자고 하니 다시 옷을 주섬주섬 입는 두 녀석... 준이는 휴대폰하기가 요즘 큰 보상입니다. 운동해야 휴대폰 준다하니 후다닥 옷입고 나섭니다.
준이는 꾸준히 경기약을 먹고 세인트존스워트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가진 정신과약물 SSRI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함께 하면서 5htp보충량을 200mg까지 늘리니 확실히 효과가 좋습니다. 경기파장 치료에는 세로토닌 보충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태균이 경기치료하면서 터득한 요령을 준이에게 좀더 압축적으로 적용해보니 확실히 시간단축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B6도 100mg 추가했네요.
태균이가 있으니 엄마사진도 찍어주고 좋네요.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너른 벌판같은 집근처 지대가 너무 좋습니다. 이 동네에 오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쉽지는 않겠지요...
첫댓글 아, 태균씨 소식이 넘 반갑습니다. 준이도요.
늘 평온했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