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네요.
그 집에 관한 수다 풀어 봅니다. .
#. 취향
: 하고 싶은 마음이나 욕구 따위가 기우는 방향
4살 5살 아이들을 키우며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35살의 여자에게 취향의 발견이란 ?
존재감 혹은, 자존감 회복의 시간이였던 같아요.
원래부터 살림을 잘하거나
꾸미기를 잘한다거나,
부지런하다거나
그런것과는 먼~
게으른 곰처럼 웅크려 있기 좋아하는 제가
지난 겨울동안 "집"에 집중하는라 나도 모르는 에너지가 불끈 불끈 솟아 났더랍니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열정? 인지 ㅎㅎ
노란 민들레가 홀씨 가득 훌 훌 날아다니던 벽지를
화이트로 페인팅한 안방이에요
5년전 이사올때 꽃벽지는 절대 절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이사올때 은근 뒤끝있는 신랑에게 이런저런 소리 듣기 싫어서
주어버린 벽지 선택권,
겉으로는 내 취향보다 당신의 취향을 더 "존중"하니까 였지만
속으론 뭔가가 잘못되었을때 "후회" 을 덜 하기 위해 주어버린 선택권이지요;; ㅋ
한쪽 벽면만 페인팅해서 반나절만에 뚝딱 완성했어요.
안방 벽면 페인팅은 오랫동안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고 정말 충동적으로 바꾼거였는데
만약 의무적으로 , 혹은 누군가 시켜서 했다면 이 처럼 즐거운 작업은 되지 못했을거 같아요.
역시 변화는 백번의 생각보다 한번의 저지름이 ㅋ
더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걸 새삼 느꼈답니다.
화이트로 페인팅하니 허전해진 벽면에 3천원 주고 산 원목액자에
귀여운 패브릭천을 덪대어 액자도 걸었어요
겨울내내 세탁 한번 하지 않았던
안방 커텐을 떼어내 세탁한 후 햇볕에 바싹하게 말려 주고
상큼한 노랑이 빨강이 커텐으로 바꾸어 주었어요.
오래전에 선물 받았지만 자리를 못찾았아 방황했던
시계도 안방벽에 걸어 주었어요 .
이렇게 계절별로 커텐을 바꿔 달아주는것만 해도
기분 전환이 되는것 같아요.
#. 취향의 발견은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을까요 ?
청소를 해도 뒤돌아 보면 그대로고
매일 매일 반복되는 아이들 뒷치닥거리
저만 귀찮고 힘든거 아니죠?.ㅜ.ㅜ
특히 여자 아이들 둘이라 장난감도 아기자기 노는것도 오물조물
쌀알같이 흩어져 모래처럼 밟히는 점토 부스러기,
어찌 잘라놨는지 실과 점을 만들어 놓은 색종이 조각들
부서진 크레파스들 ..
그 섬세함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으른 성향의 엄마인 저
매일 쓸고 닦고 그 반복이 힘들어요 ;;
느슨하게 방치해 두었다가
한계에 도달하면 한번씩 다 뒤집어 엎고 여행하듯 청소하는데
그 여행하듯 하는 청소가 그나마 집안"꼴"을 유지해 주었던거 같아요
그냥 "짐"일 뿐인게 무엇인지 잘 분류하여
잘 버리는것, 비워내는것이 중요한거 같아요
유혹의 순간 ㅋ도 많지만 버리는데 있어서는 미련을 두지 않기 !!
만약 신랑이 나 몰래 사온 저 반짝이 드레스가 아니였다면,
그래서 드레스를 입은 아이가 지나간 자리가
온통 반짝이로 블링 블링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저는 취향의 발견 따위는 하지 못했을에요.
아이방에 깔아둔 매트위에서 특히나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했던 반짝이가 형형색색 매트와 만나니 아이방 청소할때마다
아이고 내 신세야 소리가 입가에서 저절에 새어나왔던... 시간들
과감히 매트를 치우고 변화를 시도했어요
이런 드레스 코드는 제 스타일이 아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 넘어가 줍니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드레스를 갈아입는 5살 , 꺼내주라 입혀주라 귀찮아요 ;;.
전 게으른 엄마이기 때문에
제 손이 아닌 아이가 스스로 꺼내입게
이렇게 옷걸이를 만들어서 오픈시켜 걸어두었어요.
천장에 전동드릴로 나사를 튼튼히 박고 낚시줄 3겹을 꼬아 튼튼히 연결시켜 주었구요
옷걸이는 거실에 크리마스 오너먼트로 걸어두었던 나뭇가지를 이용했어요 .
( 만약 딸이 아닌 아들이였다면 신랑이 사다 날으는 닌자고나
또봇 시리즈를 진열할 장난감 정리대를
뚝딱 거리고 있었을 지도 ㅋ)
이 수납형 장난감 정리함은 신랑이 저에게 sos을 청한거에요.
제가 청소하는 손을 멈추고 집을 방치하면 신랑이 그 꼴을 못봐
직접 청소를 하는데요 신랑도 정리에 힘이 빠지는지
손가락으로 이러이렇게 생긴거 없을까 그림을 그리는데
딱 이런 수납형 장난감 정리대 더라구요 ㅋ
공간도 덜 차지하고 분류하기도 쉽고 정리도 쉽고 ~
사용한지 한달이 넘어가는데 좋네요 ~ ㅎㅎ
매트를 치우고 가장 먼저 시도한건 벽지 페인팅이였어요.
페인팅 전 벽지의 상태는 참 처참했답니다.
벽지 구석 구석 야무지게
난화기 벽화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던 둘째 .
요란하게 향수병이 날라다니던, 낙서 가득한 벽지를 페인팅하고 그 깨끗해진 벽면에
자석 칠판을 셋팅해 주었어요.
자석칠판이 있으니 더 이상 벽지에는 그림을 그리지 않더라구요
다른쪽 벽면엔 아이들과 함께 만든 사계절 액자도 걸어보았어요 .
벽지 페인팅 하고 메이플 몰딩이 너무 튀어서 몰딩도 화이트로 칠해주었어요
어쩌다 보니 화이트로 깔맞춤 되어 완성된 아이들 방입니다
#.
아이방 페인팅을 하고 나니 거실이나 주방.. 벽지가 거슬립니다.
집 꾸미기에 홀릭되어 계신 분이라면 제 마음을 공감하실 거에요.
하나를 바꾸면 또 다른 하나가 눈에 거슬리고
이건 끝이 없어요.
변화를 시도하고
그 변화의 극적 반전에 중독되어 근거없는 자신감이
마구 마구 생기는건 또 왠일일까요? 허허;;
이런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메이플 몰딩과 등박스, 그리고 소심하게 회색 무늬가 있었던
거실 벽지도 페인팅를 해주었어요.
빛이 안들어는 집이므로 무조건 밝은색으로 !!
그러다 보니 또 화이트 ;;
[나 : 자기야 나는 결혼해서 이제껏 나 자신을 위해 한번도 사치를 부려본적이 없는거 같아
명품백 하나 없고 , 보석도 없고 아 또 생각해보니까 올해는 옷하나도 안사입었네요 이런;;
그래서 그러는데 이 쇼파 좀 봐볼래
나 이 쇼파 사야겠어 나를 위해서 .
신랑 :... .....
흠... 그러네 ....그럼 명품백을 하나 사 , 옷을 사던지 ]
나의 취향은 명품백보다 백화점 옷보다 블링블링한 보석보다
아늑하고 편안해 보이는 저 쇼파을 "취"하는것인데
신랑..아니 이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몰라~요 ;;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벽지 페인팅을 한 후 화사해진 집과는 어울리지 않게 된
덩치큰 초코렛색 가죽쇼파가 더 미워보입니다.
아늑하고 편안하고 따뜻한
그런 느낌의 최고 연출자 ,
패브릭 쇼파에 대한 로망이 커져갑니다.
쇼파 쇼파 노래를 부르니 신랑도 ok
( 무이자 할부되는 카드가 뭐가 있냐며 재차 확인후 ? )
지난주 한달을 기다린 끝에 주문한 쇼파를 받았답니다.
조금 짙은 회색의 커버와 윔화이트중 고민하다
애들 키우는 집에서 미친척 하고 윔화이트로 골랐어요.
얼룩이 3D 처럼 보이고 때야 더 많이 타겠지만
이 따뜻한 색을 포기 할 수가 없더라구요.
솜과 커버가 분리되어 세탁이 가능하니 조금 부지런떨면 괜찮을거 같고
못봐주겠다 싶으면 짙은 회색으로 바꾸면 되겠지 하는 맘도 있구요.
사랑스러운 린넨 컷트지를 잘라서
거실 에어컨 액자에 붙여 주었어요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
제 취향이랍니다 .
10년 넘은 체리색 MDF 3단 책장도 과감하게 빨강색으로 변신시켜 주었어요.
#.
컴퓨터가 있는 작은 방도 페인팅의 유혹을 벗어날 수 없었어요
차분한 느낌을 원해서
조금은 어두운 그레이색으로 페인팅해봤어요.
#.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변화를 거듭한 주방 식탁쪽이에요.
이 전자렌지대는 그냥 밋밋한 화이트 색이였는데요.
오랫동안 쓰다보니
손때도 많이 묻고 지저분해져서 리폼 해주었어요.
상판은 렌지대 사이즈에 맞춰 배송온 원목 그대로
유성 스테인으로 칠해 주었어요.
스테인 칠한 원목 상판은
목공본드 붙여서 전자렌지대에 붙여줬더니 나름 내츄럴한게 느낌이 좋더라구요.
누런 얼굴 깨끗히 닦아내고 밀크 페인트로 2회 칠해주었어요.
안쪽은 페인팅을 하지 않아서 투명 유리부분은 컷트지을 붙여 가려주었어요.
식탁도 페인팅 ,
의자도 페인팅
그리고 이 주방도 벽지 페인팅,
이 주방 벽지 페인팅도 처음에는 계획에 없었는데
아이방 칠하고 남은 페인트가 절반이나 남아서
아까운 마음에 칠해본다는게 ..~ 이렇게 변신을 하게 되었네요
올 겨울 너무나 추워서 거실 창가쪽에
뽁뽁이도 붙이고 찬바람 들어오는거 막기위해
커튼도 주문해 달았어요.
겸사 겸사 달아 본 커튼 덕에 분위기 UP 되었어요 ^^
(리폼 전, 과정 사진은 따로 올리지 않았는데
시간 될때 이곳 리폼 게시판에 올려볼께요 ~)
#.
취향을 알아가고 , 내 마음이 끌리는 대로
분위기를 바꾸는 일이 재미있네요 ^^
(앞으로도
싱크대에 물때가 끼고
조리대에 흘러넘친 음식물이 까맣게 말라 붙어가고
욕실엔 머리카락이 뭉쳐 물이 안내려가고
먼지가 솜뭉치가 되어 집안을 방황하는
게으른 살림쟁이의 일상도 계속 되겠지만
마음 가는대로 소소하게 분위기를
바꾸는 일도 계속 되어질거 같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