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이 오셔서 좋아유"…60년 만에 사제와 부활 맞는 올산공소
김혜영 기자
https://www.youtube.com/watch?v=XhsIGGYjtTM&ab_channel=CPBC%EB%89%B4%EC%8A%A4
[앵커] 전국 교구 중 유일하게 공소가 없는 서울대교구.
올해 2월, 4명의 사제를 시골 공소에 파견해 화제가 됐는데요.
서울대교구 사제가 부임한 시골 공소엔 활기가 넘치고 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민 100명이 채 안 되는 충북 단양의 작은 마을.
천주교 신자 비율이 3분의 1에 육박할 정도로 신심이 깊은 마을 공소에 두 달 전 서울대교구 사제가 부임했습니다.
사제 부임은 공소 설립 6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덕분에 신자들은 한 달에 한 번 봉헌하던 주일미사를 매주 봉헌할 수 있게 됐습니다.
<김필남 보노사 / 원주교구 올산공소>
“(신부님이 오셔서) 너무 기분이 좋아. 너무 좋아”
<이성우 요한 / 원주교구 올산공소>
“(기분이 너무 좋아서) 뭐 얘기할 수도 없어요.”
<이종민 시몬 / 원주교구 올산공소 회장>
“신부님 오셔 가지고 즐겁고 신자들한테 진짜 큰 복이라고 이런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김찬회 신부도 사제를 반기는 신자들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김찬회 신부 / 원주교구 올산공소 담당>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신자들은 서울이고 그런 거 안 따지던데? 그냥 신부가 왔다는 것만 좋아하고. 60년 만에 처음 신부가 여기 부임한 거니까…”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단양성당까지는 23km.
대중교통이 자주 다니지 않는 산골짜기 마을에서 어르신들이 주일미사를 위해 먼 성당까지 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을에 공소가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김찬회 신부 / 원주교구 올산공소 담당>
“누가 차를 태워서 단양성당까지 왔다 갔다 하지 않으면... 신앙생활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여기죠.”
땡! 땡! 땡!
20명 남짓 들어가는 올산공소.
마이크 없이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아늑한 공간입니다.
부임 50일을 갓 넘긴 김 신부는 조만간 가정방문을 통해 사목에 더욱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더불어 지역 주민들과의 접점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김찬회 신부 / 원주교구 올산공소 담당>
“서울에서는 우리 신자만 데리고 사목하면 됐는데, 여기는 와 보니깐 동네 사람들하고 같이 어울리고 지내야 되더라구.”
사제와 함께 부활을 맞이하게 된 원주교구 올산공소 신자들이 전국 신자들에게 부활 인사를 전합니다.
<이숙자 아가타 / 원주교구 올산공소>
“부활 축하합니다.”
<박찬기 루카 / 원주교구 올산공소>
“전국의 교우 여러분, 부활 축하드립니다.”
<이종민 시몬/ 원주교구 올산공소 회장>
“예수님이 고통 속에서 돌아가셨지만 가장 중요한 부활이 지금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활을 다같이 즐겁게 맞이하면 참 좋겠습니다.”
<김찬회 신부 / 원주교구 올산공소 담당>
“예수님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부활하셨다는 게 우리한테 큰 위로가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힘든 것, 힘들게만 여기지 말고 부활절 의미 잘 새기면서 잘 이겨내시면 좋겠습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